▲tvN <슬기로운 의사생활2: 하드털이>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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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의사생활2>은 주인공 의사들의 이야기와 병원 안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함께 전개시켜 나간다. 삶에서 만날 수 있는 크고 작은 문제들에 대처해 나가는, 상처 입은 사람들의 모습은 매회 뭉클한 감동을 전해준다. 드라마는 이러한 내용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소로 시청의 즐거움을 안겨준다. 드라마가 한 주 쉬는 사이 제작진이 하드를 털 듯, <슬기로운 의사생활2>의 개성을 털어 보았다.
연기에 연주는 덤, '미도와 파라솔' 밴드
모두가 아시다시피, <슬기로운 의사생활2>에는 '미도와 파라솔' 밴드의 연주와 노래가 있다. 음악 드라마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시즌 1부터 시작된 독특한 설정이다. 드라마 주인공들이 직접, 그것도 작중 직업이 의사임에도 매 화 1곡의 연주를 하는 설정은 이제까지의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진풍경이다.
밴드가 연주하는 노래는 드라마 매 화의 내용과 주제를 함축한다. 때문에 방송 말미 연주되는 밴드의 노래들은 내용을 정리하고 주제를 각인시킨다. 노래에 담긴 정서는 시청을 하며 다소 격앙된 감정을 가라앉히거나 증폭시키기도 한다.
1화의 박중훈의 '비와 당신'은 조기양막파수로 아이를 잃은 처지에 놓인 김수정 산모의 깊은 슬픔을 전하고, 시즌1 마지막 화에서 송화(전미도 분)에게 고백했지만 시즌2 1화에서 거절 당한 익준(조정석 분)의 기분과도 잘 어울리는 노래였다. 5화의 브라운 아이즈의 '벌써 1년'은 말 못할 사정으로 이별한 준완(정경호 분)과 익순(곽선영 분)의 아픔을 제대로 전해주는 선곡이었다. 1년의 시간을 훌쩍 뛰어넘는 5화의 설정과도 잘 어울렸다.
드라마는 요즘의 노래가 아닌, 이제 40대 초반인 작중 인물들의 청춘 시절 히트곡들을 선보이고 있다. 1화부터 6화까지, 멀게는 1983년 발매된 노래(조용필의 '나는 너 좋아')부터 가깝게는 2006년 발매된 노래(박중훈의 '비와 당신', 이한철의 '슈퍼스타')를 포함한다. 30대, 40대 이상의 시청자들이라면 귀에 익숙한 추억의 노래들을 새로운 편곡과 목소리로 듣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뮤지컬 배우로 이미 가창력을 인정받은 익준 역의 조정석이 보컬의 많은 부분을 담당하며 수준급의 노래 실력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조정석만 노래하는 것은 아니다.
2화에서 석형 역을 맡은 김대명은 윤도현의 '가을우체국 앞에서'를 원곡의 보컬과는 확연히 다른, 담담하고 부드러운 음색으로 불러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4화에 연주된 김완선의 '이젠 잊기로 해요'는 익순과 이별한 준완 역의 정경호가 조정석과 함께 부른다. 다소 얇고 가는 목소리로 불려진 조정석의 후렴 뒤로 솔직하고 투박한 정경호의 노래가 이어지며 드라마 내용을 노래로 완성하는 느낌을 준다. 이한철의 '슈퍼스타'는 5인방 모두가 함께 부르며 시작을 응원하는 6화의 내용을 밝고 힘차게 살려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