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OST
스튜디오 마음C
'비와 당신'을 잇는 이번 시즌 두 번째 OST는 '가을 우체국 앞에서'다. 산부인과 전문의 양석형 역을 맡은, 99즈의 한 명인 배우 김대명이 직접 불러서 더욱 특별하다. 이 노래의 원곡은 지난 1994년 발표한 가수 윤도현의 솔로 데뷔앨범에 실린 동명의 타이틀곡이다. 김대명 버전은 원곡의 포크 사운드를 피아노와 관현악 위주로 편곡했고, 따라서 발라드로 리메이크됐다.
"가을 우체국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다/ 노오란 은행잎들이/ 바람에 날려가고/ 지나는 사람들 같이/ 저 멀리 가는걸 보네
세상에 아름다운 것들이/ 얼마나 오래 남을까/ 한여름 소나기 쏟아져도/ 굳세게 버틴 꽃들과/ 지난겨울 눈보라에도/ 우뚝 서있는 나무들같이/ 하늘아래 모든 것이/ 저 홀로 설 수 있을까"
앞선 '비와 당신'이 인간 99즈의 웃고 우는 사랑이야기를 떠올리게 했다면, 이 곡은 의사로서의 삶을 사는 99즈가 생과 사의 최전선에서 겪는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세상에 아름다운 것들이 얼마나 오래 남을까 라는 구절에서 특히 삶의 유한함과 허무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병원이라는 장소에서, 사그라드는 유약하고 유한한 생명들을 어떻게든 지키려고 안간힘 쓰는 의사들이 아마도 혼자 사색에 잠긴다면 이 노래를 듣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본다.
"가을 우체국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다/ 우연한 생각에 빠져/ 날 저물도록 몰랐네"
그러나 사랑노래로 봐도 무관하다. 병원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 삶과 죽음 사이에서 분투하는 환자들도 모두 떠나는 이로서 남는 자들을 안타까워하는, 결국은 사랑에 아픈 사람들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극중 엉뚱하면서도 따뜻하고 섬세한 마음결을 가진 인물 양석형을 김대명은 고스란히 노래 속에서도 이어서 연기하는 듯하다. 그만큼 자연스럽고 담백한 가창으로 이 곡을 훌륭히 소화했다. 출연 배우가 직접 부른 만큼 드라마의 감동이 더욱 살아나는 듯하다.
드라마 속에서 김대명이 산과 교과서의 책장을 열 때 이런 내레이션이 흐른다.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에서도 등장하는 신이다.
"산과 교과서의 첫 장에 이런 글이 있네요. '때때로 불행한 일이 좋은 사람들에게 생길 수 있다.'"
이 구절을 읽으며 '가을 우체국 앞에서'를 들으니 온갖 감상에 마음이 혼란해진다. 아마도 따뜻하게 감싸주는 듯하면서도 서늘한 냉기를 풍기는 게 이 곡의 매력 아닐까 싶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