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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소형준-배제성, 희비 엇갈린 '더블헤더'

[KBO리그] 1차전 2이닝7실점 부진 소형준- 2차전 6이닝1실점 호투 배제성

21.05.10 09:30최종업데이트21.05.1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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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디펜딩 챔피언 NC와의 더블헤더에서 1승씩 주고 받았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 위즈는 9일 수원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다이노스와의 더블헤더 경기에서 1승1패를 기록했다. 1차전에서 33개의 안타와 5개의 홈런을 주고 받는 난타전 끝에 11-16으로 패한 kt는 2차전에서 경기 초반 일찌감치 승기를 잡으며 9-5로 승리했다. 이로써 kt는 두산 베어스, SSG랜더스와 함께 2위 LG트윈스에 1경기 뒤진 공동 3위 자리를 지켰다(16승14패).

kt는 1차전에서 강백호와 심우준, 문상철이 나란히 홈런포를 터트렸지만 투수들이 NC 타선에게 무려 20개의 안타를 얻어 맞으며 5점 차로 패했다. 하지만 2차전에서는 김진호와 최금강, 문경찬을 상대로 4회까지 8점을 뽑으며 설욕에 성공했다 이날 kt는 '토종 원투펀치' 소형준과 배제성을 내세워 연승을 노렸지만 절반의 성공 밖에 거두지 못했다. 1,2차전 선발로 등판한 두 투수의 투구내용이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kt의 토종 에이스 자리 나눠 맡았던 원투펀치
 

지난 4월 29일 SSG랜더스와의 경기에 나선 kt위즈 투수 소형준 선수 ⓒ kt위즈


2015년부터 1군 무대에 합류한 kt의 창단 초기 최대 약점은 바로 '토종선발의 부재'였다. kt는 창단 초기 고영표와 정대현, 정성곤(상무), 금민철 등에게 꾸준히 선발 기회를 줬지만 NC의 이재학처럼 단기간에 kt의 핵심 선발투수로 자리 잡지 못했다. 2016년 프로 데뷔 첫 승을 완봉승으로 장식한 유망주 주권도 자신의 적성이 선발이 아닌 불펜에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기까지 3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렇게 1군 진입 후 4년 동안 믿음직한 토종 선발을 만나지 못했던 kt는 2019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흙속의 진주'를 발견했다. 바로 지난 2017년 롯데 자이언츠와의 2:2 트레이드를 통해 kt 유니폼을 입었던 배제성이었다. 사실 그는 트레이드 당시만 해도 2015년 신인드래프트 2차 9라운드 88순위의 낮은 순위로 지명됐고 프로 무대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한 무명 투수였다.

하지만 kt 이적 3년째가 되던 2019년 5월 이대은이 연이은 부진에 팔꿈치 통증까지 겹치며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자 이강철 감독은 선발경험이 거의 없는 신예 배제성을 로테이션에 포함시켰다. 선발 등판 3경기 만에 프로 데뷔 첫 승을 올린 배제성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 붙박이 선발로 활약하며 10승10패 평균자책점 3.76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kt의 창단 첫 토종 10승 투수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3100만 원이었던 연봉이 단숨에 1억1000만 원으로 인상된 배제성은 작년에도 10승 7패3.95의 성적으로 2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배제성은 '마법사 군단의 토종 에이스'라는 타이틀을 1년 만에 반납해야 했다. 유신고 시절부터 청소년대표 에이스로 활약하며 당장 프로에서 통할 수 있다는 극찬을 받은 '슈퍼루키' 소형준이 첫 시즌부터 13승을 올리며 프로무대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시즌 중반 잠시 슬럼프를 겪기도 했던 소형준은 2군에서 구위를 점검한 후 8월 4승무패 1.57로 KBO리그 월간 MVP에 선정됐고 9월 이후에도 10경기에서 5승을 챙기며 토종 다승 공동 1위에 등극했다.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2경기에 등판해 9이닝1실점으로 호투하며 주가를 더욱 높인 소형준은 프로 입단 1년 만에 kt뿐만 아니라 한국 야구의 미래를 책임질 차세대 우완 에이스 후보로 급부상했다.

2년 차 징크스 소형준- 토종 에이스 되찾은 배제성
 

지난 1일 KIA전에 나선 kt위즈 투수 배제성 선수가 투구를 하고 있다. ⓒ kt위즈

 
루키 시즌에 13승을 올리며 중고신인 홍창기(LG)를 제치고 신인왕을 차지한 소형준은 올 시즌 무려 419%가 인상된 1억4000만 원에 연봉계약을 체결했다. kt 구단 역사상 최초로 2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올린 토종투수가 된 배제성 역시 작년보다 55% 인상된 1억7000만 원에 도장을 찍으며kt의 핵심 선발투수로서 가치를 인정 받았다.

kt는 작년 365.2이닝과 함께 25승을 합작한 '중남미 외국인 듀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윌리엄 쿠에바스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현재보다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젊은 '토종 원투펀치' 소형준과 배제성이 힘을 보태면 더욱 강력하고 안정된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다. 작년 여러 선수가 번갈아 맡았던 5선발 자리는 군복무를 마치고 팀에 합류한 2017년 팀 내 최다승 투수 고영표가 있어 kt는 올 시즌 10개 구단 최고 수준의 선발진을 거느릴 수 있다.

하지만 이강철 감독의 계획은 시즌 초반부터 흔들리고 있다. 데스파이네의 많은 투구수와 쿠에바스의 부진도 심각하지만 무엇보다 시즌 첫 5경기에서 단 1승을 올리고 있는 소형준의 부진이 예상 밖이다. 소형준이 1승 1패 6.75라는 믿기 힘든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kt가 그나마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시즌 첫 6경기에서 3승을 올리며 kt의 선발 마운드를 지탱하고 있는 배제성의 선전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

더블헤더로 열린 9일 NC전은 두 선수의 올 시즌 컨디션을 그대로 보여준 경기였다. 1차전 선발로 등판한 소형준은 2이닝 동안 6피안타 3사사구를 기록하며 7점을 내주고 조기 강판됐다. 소형준의 데뷔 최소이닝 투구(선발등판기준)였다. 반면에 2차전에 등판한 배제성은 6이닝 동안 NC 타선을 5피안타 6탈삼진 1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배제성이 선발 등판 경기에서 무볼넷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19년 7월 3일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약 1년 10개월 만이다.

올 시즌 초반 성적만 보면 작년 소형준이 가져갔던 kt의 토종에이스 자리는 다시 배제성에게로 돌아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강철 감독과 kt팬들은 특정 선수 한 명이 kt의 선발진을 이끄는 장면을 원하지 않는다. kt팬들은 극심한 2년 차 징크스를 겪고 있는 소형준이 하루 빨리 작년의 컨디션을 되찾아 올 시즌 선발투수로 한 단계 성장한 배제성과 다시 토종 원투펀치를 구축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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