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사극 <달이 뜨는 강> 한 장면.
KBS
KBS 사극 <달이 뜨는 강>은 최근 방영분에서 온달이 고구려 영웅으로 부각되는 과정을 다뤘다. 하지만 온달 신화의 3대 요소를 제대로 부각시키지 못했다. 공주(김소현 분)의 지원과 온달(나인우 분)의 노력을 강조하는 데 치중했다. 온달의 데뷔를 빛내준 신성한 요소들이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거기다가 북주와의 전쟁을 묘사한 장면에서는 공주의 주도적 역할을 강조했을 뿐 아니라 온달의 실제 역할을 왜곡되게 표현했다. 몰락한 부족인 순노부가 공주의 주도 하에 3백 정도의 소수 병력으로 참전했으며, 온달이 거짓 항복으로 적진에 들어가 적장을 쓰러트렸다는 식으로 스토리를 전개했다. 이 드라마에서는 '전사 온달' 만큼이나 '전사 공주'가 부각됐다.
드라마 속의 온달 부대는 정규군 자격도 갖추지 못한 채로 출전했다. 하지만 실제의 온달은 고구려 정규군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 그래서 그의 활약이 전체 병사들에게 활력을 줄 수 있었던 것이다.
<달이 뜨는 강>의 최근 방영분은 전쟁 뒤에 태왕이 온달을 환대하는 장면에서만 실제 역사에 근접했다. 3대 요소 중 나머지 2개와 관련해서는 역사 기록과 동떨어졌다. 바보 온달이 영웅 온달로 거듭나는 역사적 순간을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이다.
온달의 성공을 공주의 지원과 온달 자신의 노력이라는 관점으로 묘사하는 것은 현대적 관점에서는 타당하지만, 그 시대 사회상을 들여다보는 데는 한계가 있다. 고대인들은 노력하는 인간도 좋아했지만, 신의 은총을 받는 인간을 더 좋아했다. 고구려 사람들이 온달 신화를 만들어낸 데는 그의 성공이 그런 측면을 갖고 있다는 인식도 작용했다.
신수두 대축제 1등뿐 아니라, 북주와의 전쟁 및 태왕의 사위 승인에도 그런 요소가 개입돼 있었다. 고대로부터 인류가 사람 1명을 죽이는 것은 죄악시하면서도 전쟁터에서 100명을 죽이는 것은 나쁘게 보지 않은 것은 전쟁을 신의 명령으로 받아들인 관념과 무관치 않다. 전쟁 전에 제사부터 올린 사실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전쟁은 신의 의지를 집행하는 거룩한 행위로 인식됐다. 그래서 전쟁 중의 인명살상이 죄악시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인간의 성공과 신의 섭리
▲KBS 사극 <달이 뜨는 강>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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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달 신화를 완성시킨 세 번째 요소에도 그런 측면이 있었다. 군주는 하늘의 대리인으로 인식됐기 때문에, 태왕의 승인은 온달을 신의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행위였다. 이처럼 신과 관련된 3대 요소가 온달의 데뷔를 빛내줬기 때문에, 온달이 고구려인들의 뇌리에 강하게 각인될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인간의 성공과 신의 섭리를 과도하게 연결시키는 것은 세상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의 실체를 왜곡하는 일이 될 수 있다. 인간의 삶을 승리로 이끄는 진짜 원동력을 은폐하는 것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현대인이 아닌 고대인의 성공 비결을 이해할 때는 사정이 다르다. 신의 축복을 받은 인간을 성공한 인간으로 생각했던 고대 사회의 특징을 분석할 때는, 특정 개인의 성공이 종교적 요소를 얼마나 많이 포함했는가도 함께 살필 필요가 있다. 고대인들은 '실력'과 '노력'에 더해 '신의 축복'도 인간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달이 뜨는 강>은 온달의 성공을 오로지 인간적 관점으로만 묘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대인들의 정신세계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갖게 하는 사극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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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kimjongsung.com**오늘의주요뉴스:sisahistory.com**김종성역사아카이브:https://db.kimjongsung.com**제15회 임종국상**저서:제도밖의권력, 영부인 리스크.아무도몰랐던독립운동이야기,친일파의굴욕,친일파의재산,반일종족주의무엇이문제인가,조선상고사,역사추리조선사,한국중국일본그들의교과서가 가르치지않는역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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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에서 고구려 영웅으로, 온달 변화시킨 왕의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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