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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메이저리그' 추신수, 그의 아메리칸 드림 스토리

17개의 숫자로 돌아본 메이저리거 추신수의 족적

21.02.25 16:50최종업데이트21.02.25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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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거로서 은퇴할 것으로 많은 이들이 생각했던 추신수가 한국 무대를 누비게 됐다. 23일 SK에서 팀명을 바꾸어 새출발을 하는 SSG는 추신수와 1년 계약에 합의했고, 많은 사람들이 'if'의 영역에서 생각해온 추신수의 KBO 활약이 현실화됐다.

지난 2007년 해외파 특별 드래프트에서 지명권을 행사해 KBO에서의 보유 권리를 갖게된 SK는 14년만에 이 권리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추신수는 텍사스와 7년 계약을 맺어 선수생활 황혼기인 30대 후반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었다. 그러나 계약 종료 후에도 현역으로 더 뛰겠다는 의사를 보였고, 이에 SSG 프런트 측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구애를 펼친 끝에 영입에 성공했다.

불확실성이 가득한 미국으로 날아간 고등학교 소년 추신수. 그저 메이저리그에서 한 경기라도 뛰어보려 겁없이 뛰어든 그는 어느새 메이저리그 전체로도 최고참 선수가 될 때까지 미국 야구장을 누볐다. 그 세월 속에 추신수가 남긴 발자취를 숫자 17개로 되짚어보도록 하겠다.

#1: 한국 메이저리거 타자로는 최초 올스타전 출전을 이뤘고, 범위를 넓히면 아시아 선수들 중 유일한 200홈런 달성자이다. (2위 마쓰이 히데키 175개) 류현진이 첫 진출 당시 계약했던 3600만 달러와 퀄리파잉 오퍼 액수, 그리고 작년 FA로 맺은 4년 8000만 달러 계약을 다 합쳐도 여전히 추신수의 총 수령액을 넘지 못한다.

#2: 17년 뛴 박찬호보다 딱 한 시즌 모자란 16시즌을 소화하고 빅리그 커리어를 중단했다. 이대로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마칠 가능성이 큰 만큼 이 기록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희섭에 이은 2호 한국인 타자이며, 역대 아시아 타자로는 이치로 다음 가는 커리어를 가진 선수로 남았다.

#3: 전성기 시절 20-20 달성 횟수. 그는 3번의 20-20 시즌을 만들면서 호타준족의 면모를 보여줬다. 출루 능력과 더불어 펀치력과 스피드를 겸비한 추신수는 전성기 시절 5툴 플레이어로 불리기에 부족함 없었다.

#4: 추신수가 거쳐온 팀의 갯수. 시애틀에서는 마이너리그 시절 내내 소속되어 있었지만 빅리그 유니폼은 오래 입지 못했고, 신시내티는 1년 렌탈딜 성격으로 잠깐 소속되어 있었다. 나머지 두 팀인 텍사스와 클리블랜드에서는 각각 7년 간 뛰면서 팀의 터줏대감으로도 자리를 잡았었다.

#5: 강견을 자랑했던 추신수는 우익수 자리에서 어시스트 현역 5위에 위치한다. 중견수로 이동했던 2013시즌 이후 2015년을 제외하면 풀타임 우익수로 뛴 적이 없었고 그 결과 14년도 이후 우익수 자리에서 18개 어시스트를 추가하는데 그쳤다. 그럼에도 우익수로 쭉 뛰어온 헤이워드와 레딕이 이제 막 그를 추월했으며, 우익수들 중 강견으로 정평이 난 칼훈이나 베츠, 하퍼도 여전히 그를 추격하고 있다.

#6: 추신수가 리그 출루 횟수 Top 10에 들어간 시즌 수. 큰 부상 없이 풀타임으로 뛴 시즌에는 상위 10명엔 꾸준히 들었고, Top 5도 두 번 있었다. 풀타임 시즌 중에는 커리어로우급이었던 2017시즌, 그리고 10위와 5개 차이였던 2019시즌에만 들지 못했다. 나머지 시즌은 부상으로 최소 40경기 이상 결장했던 시즌들이었다. (2020시즌은 절반에 가까운 27경기 결장)

#7: 2020시즌의 현역 메이저리거를 생일순으로 정렬했을 경우 추신수의 순서. 생년월일이 완전히 똑같은 야디에르 몰리나와 공동 7위이다. 가장 나이가 많았던 선수는 앨버트 푸홀스이고, 리치 힐-에릭 크라츠-넬슨 크루즈-올리버 페레즈-애덤 웨인라이트만이 추신수보다 생일이 빨랐다. 또한 단일시즌 20홈런도 7차례 기록했다.

#9: 특히 9월에 강한 면모를 보이면서 가을 사나이의 모습을 보여줬다. 추신수는 4월부터 8월에도 고른 활약을 펼쳤으나 9월만은 더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특히 2015년 초반 심각한 부진을 딛고 일어서는 반전 스토리를 쓸 때 9월의 모습은 신들린듯 했다. (15시즌 9월 .387 .500 .613 6홈런 23타점) 지난 시즌에도 9월은 어김없이 좋은 타격감을 선보였지만 손가락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아쉽게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10: 통산 출루율 현역 순위로 10위에 랭크되어 있었다. (3000타석 기준) 이들 중 추신수(7157타석)보다 더 많은 타석을 소화했으면서 출루율도 더 높았던 선수는 조이 보토(7595타석-0.419)와 미겔 카브레라(10467타석-0.391) 뿐이다. (푸홀스와는 동률)

#16: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서만 16시즌을 뛰었다. 공교롭게도 클리블랜드에서 처음 메이저리거로 정착했던 시절 16번을 달았었다. 그 번호를 달고 나선 클리블랜드 데뷔 전에서 펠릭스 에르난데스를 상대로 팀의 1-0 승리를 이끈 결승 홈런도 쏘아올린 바 있다.

#17: 한국에서도 사용하게 될 추신수의 백넘버. 미국에서 15시즌을 달았었는데 역사상 3번째로 17번을 오래 단 선수로 남는다. 콜로라도 레전드 토드 헬튼과 명 1루수로서 박찬호와의 일화로도 유명했던 마크 그레이스만이 추신수보다 오래 17번을 달고 메이저리그 무대를 누볐던 바 있다.

#24: 추신수의 커리어하이 홈런 갯수. 30홈런을 기대했던 2018시즌은 전반기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한 것이 (후반기 3홈런) 아쉬울 따름이었고, 이듬해 24개를 치면서 10년만에 커리어하이를 경신했던 바 있다. 36세의 나이로 15도루/1실패의 놀라운 기록도 같이 세운 인상적이었던 시즌이었다.

#52: 텍사스 팀 기록이자 아시아 연속출루 기록. 2018시즌 5월부터 두 달 가까이 진행해온 기록이고, 당시 베이브 루스의 기록까지 넘어섰다. 이 기록을 달성한 이후 급격한 페이스 저하가 아쉬웠지만, 베테랑으로서 놀랄만한 활약을 펼친 데 의의가 있다.

#218: 아시아 유일의 200홈런을 달성한 추신수의 현시점 최종 홈런 갯수

#300: 출루머신이라 불리는 추신수의 커리어하이 한 시즌 출루 횟수. 출루 능력이 절정에 달했던 2013시즌의 기록으로, 당시 동료 조이 보토와 동반으로 달성해 데릭 지터-버니 윌리엄스 이후 14년만에 300출루 듀오로 이름을 올렸다. 둘은 이후 첫 플레이어스 위켄드 당시 토끼1-토끼2 닉네임을 달고 뛰며 좋았던 추억을 다시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1652: 메이저리그에서의 경기 출장 수. 첫 네 시즌 동안 한 번도 100경기를 소화해본 적이 없다보니 평균으로만 따졌을 경우 100경기 수준이나, 풀타임인 2009년부터를 기준으로 할 경우 130경기 정도가 된다. (2020시즌을 162경기 비례로 계산할 경우)

#5638: 데뷔전부터 마지막 경기까지 추신수가 메이저리거로서 뛰었던 날짜 수

비록 골드글러브나 실버슬러거와의 인연은 없었지만, 현역 중 7번째로 나이가 많은 베테랑 선수로 활동할 때까지 그의 족적은 충분히 눈부셨다. 이제 추신수는 SSG 유니폼을 입고 한국 야구장을 누비며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패스트볼 대처 등 여전히 경쟁력을 가진 선수로, 나이는 많지만 팬들 모두 그가 좋은 활약을 펼치리라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21세기 처음 한국에서 선보일 그의 활약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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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추신수 텍사스 신시내티 클리블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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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에서 일어난 팩트에 양념쳐서 가공하는 일반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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