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승리호>에서 선원들을 추격하는 기동대 대장 카밀라 역의 카를라 아빌라.
카를라 아빌라
한국 최초 우주 배경 SF 영화로 알려진 <승리호>가 넷플릭스로 공개된 이후 국내 관객은 물론이고 세계 각국에서도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극장 개봉이 아닌 190여 개국에 걸쳐 서비스되는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행을 택한 결과일 것이다.
환경 오염으로 망가진 지구를 등지고 우주에 새로운 거주지를 마련한 선택받은 지구인들, 그리고 그 안에 들지 못해 하루하루 치열하게 생존을 위해 모진 일을 해야 하는 비시민들의 이야기. <승리호>는 SF 장르적 재미를 담보하면서 일종의 계급 투쟁의 요소를 가미했다. 특히 우주 쓰레기를 수거해 파는 승리호 선원들이 뜻하지 않게 시민 이주 책임자 설리번(리처드 아미티지)에 대적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전투 장면은 영화의 백미 중 하나다.
영화 중후반부 기를 쓰고 승리호 선원을 추격하며 위협하는 무표정의 기동대장이 있다. 극 중 이름은 카밀라. 승리호 선원들이 힘을 합쳐 대결해보지만 막강한 힘을 지닌 카밀라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무표정 혹은 속을 알 수 없는 얼굴로 선원 한 명 한 명에게 큰 타격을 주는 카밀라를 멕시코 출신 배우이자 모델 카를라 아빌라가 연기했다. 공개 직후 서울 망원동의 모처에서 만난 그는 실제론 매우 밝은 성격의 소유자였다.
"이거 할 수 있어?" 감독이 묻자...
"영화를 보고 나서 울었다. <승리호> 사람들이 참 사랑스럽게 나왔더라. 그리고 엄마가 많이 보고 싶어졌다. 작년 3월에 원래 한국에 오시기로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취소됐다. 제가 카밀라와 정반대의 성격이다(웃음). 병아리 마음이랄까. 멕시코식 표현이다. 감성적이고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을 두고 병아리 마음이라고 하거든. 병아리가 작고 귀엽잖아(웃음)."
2017년 3월 한국에 들어온 그는 각종 드라마 단역과 광고 모델일을 하며 한창 어학 공부에도 힘쓰고 있었다. <승리호> 오디션 제의는 이전 소속사의 SNS를 통해 들어왔다고 한다. "어떤 영화인지, 어떤 역할인지 모른 채 모놀로그 두 개를 준비해오라 해서 준비해 갔다"며 카를라 아빌라는 "<라라랜드>와 <히든 피겨스>의 한 장면을 했고, 그 이후 두 번인가 더 오디션을 봐서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디션 과정에서 자신이 맡을 역할이 기동대장임을 알게 됐고, 경쟁자는 남자 배우였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카를라 아빌라가 배역을 따냈고, 그 직후 강한 액션 장면을 위해 약 3개월간 액션 스쿨에 다니며 자신이 맡은 역할을 준비해나갔다.
"멕시코에서 쿵푸와 가라데를 배워서 몸을 좀 쓸 줄은 알았다. 근데 당시 팔을 수술한 상태라 감독님께서 발차기 중심의 액션을 짜주신 것 같다. 근데 제가 무리해서 체중을 감량해서인지 대규모 촬영을 앞두고 무릎을 좀 다쳤다. 결국 그 장면은 다른 스턴트 배우가 했는데 많이 아쉬웠다. 정말 열심히 준비한 장면이었는데…
처음에 감독님께서 몇 가지 레퍼런스를 주셨다. <레지던트 이블>의 밀라 요보비치를 보여주며 정말 할 수 있는지 묻더라. 당연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 성격은 밝은 편이지만 할 때는 한다! (웃음) 무술 감독님이 영상으로 미리 제가 할 액션을 만들어서 보여주셨다. 스턴트 팀과 같이 합을 만들었는데 그 영상을 보고 연습을 반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