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채널A
그러다가 막내가 태어나자 관심과 애정이 그쪽으로 쏠려버렸다. 의젓했던 어린 시절의 엄마는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고 짐이 되지 않으려고 선뜻 애정을 갈구하지 않았다. 오은영은 이런 경우를 '허구의 독립'이라고 정의한다고 했다. 그와 같은 어른들의 특징은 "너 나이가 몇 살인데, 그 정도는 알아서 해야지?"라고 생각하는 것이라 덧붙였다.
오은영은 엄마와 금쪽이의 기질이 양극단이라 분석했다. 금쪽이는 모험형 기질을 갖고 있었다. 활동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에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개의치 않고 하는 유형이었다. 반면 엄마는 자극을 추구하기보다 안정을 중시하는 기질이었고, 불안과 위험에 대해서 회피하는 성향이었다. 엄마에게 금쪽이는 안개 같은 아이였고, 물음표였다. 그러다 보니 충돌이 잦을 수밖에 없었다.
"엄마가 (나를) 사랑해 주는지 안 사랑해 주는지 모르겠어. (나를) 싫어하는 거 같아. 엄마가 나를 사랑해줬으면 좋겠어. 1등으로 사랑해 줬으면 좋겠어."
또, 금쪽이는 타인의 감정 자극에 예민했다. 부정적 감정이 특히 민감하고 영향도 많이 받았다. 그 정도가 타인에 비해 심해서 긍정적일 때는 더할 나위 없이 활발했지만, 예민해지는 순간 관계를 대립으로 인식했다. 게다가 형제들 사이에 끼어 있어 부모의 사랑을 오롯이 받지 못한 부분도 금쪽이에게 상처였다. 심지어 엄마가 자신을 싫어하는 것 같다고 느끼고 있었다.
오은영이 제시한 금쪽처방의 핵심은 '금쪽이 이해하기'였다. 온 가족이 함께 노력해야 할 일이었다. 우선 놀이를 할 때 승부를 겨루는 건 금지하라고 조언했다. 금쪽이는 급하고 충동적인 기질이 있는 데다 경쟁 상황에서 공격성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윷놀이처럼 승패가 갈리는 건 최악이었다. 오은영은 도미노 게임처럼 서로 협동할 수 있는 놀이를 하도록 추천했다.
그리고 이유를 불문하고 금쪽이가 울며 악을 쓰면 말없이 그냥 안아주라고 당부했다. 그동안 미운 오리 새끼마냥 겉돌았던 금쪽이의 외로운 마음을 달래주는 게 우선이었다. 바로잡을 부분이 있다면 그 후에 하면 될 일이었다. 또 금쪽이와 둘만의 비밀 쪽지를 주고 받으며 정서적 유대감을 키우도록 했다. 엄마와의 안정적인 관계가 구축되자 금쪽이는 서서히 변화했다.
'아이는 금세 부모를 용서하고 마음의 문을 연다'는 오은영의 말은 사실이었다. 엄마의 노력을 경험한 금쪽이는 이제 엄마가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것 같다며 해맑게 웃었다. 이제 금쪽이는 더 이상 외롭지 않았다. 그의 옆에는 언제나 든든하게 함께 해줄 다섯 형제들과 엄마 아빠가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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