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1998년에 걸쳐 방영된 KBS '가요톱10'의 한 장면.
KBS
한 해 동안 발표되는 음반과 노래의 숫자가 지금에 비해 현저히 적었던 시대임을 감안하더라도 다양한 연령대를 아우르는 순위제 방송으로서 신뢰도와 권위를 확보할 수 있었던 데엔 체계적 틀을 지닌 집계 방식이 큰 몫을 차지했다.
이러한 운영 덕분에 김수희의 '애모'(1993)가 당시 인기 절정이던 서태지와 아이들의 '하여가'를 꺾고 1위를 차지하는가 하면 김지애, 태진아, 노사연, 이무송 등 트로트 혹은 성인 취향 노래들이 골든컵을 받는 등 <가요톱10>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큰 사랑을 받는 음악 프로로 권위를 인정받았다.
이렇듯 1980~1990년대에 걸쳐 KBS의 간판 예능 중 하나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가요톱10>이었지만 종영의 아픔은 피할 수 없었다. 지금 기준에선 다소 어이없던 일 중 하나가 IMF 사태 당시 빚어진 각종 예능, 드라마 프로그램의 연이은 폐지였다.
공영방송 KBS는 사회적 분위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웃고 떠드는 프로그램은 국민 정서와는 맞지 않는다며 1998년 2월 여전히 인기 있었던 <가요톱10>의 폐지를 결정했다. 립싱크를 하는 가수들이 등장하면 화면 우측 상단에 테이프 움직이는 아이콘을 삽입하기도 했던 <가요톱10>은 그렇게 한순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그런데 더욱 어처구니가 없는 건 후속 프로그램 <브라보 신세대>가 별 반응을 얻지 못하자 불과 4개월 만인 1998년 6월 <뮤직뱅크>라는 유사 프로그램을 부활 시켰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6월 기준으로 <뮤직뱅크>가 22주년을 맞이하며 <가요톱10> 의 17년 역사를 앞지르긴 했지만 그 시절의 인기와 권위 등에 비춰볼 때 미흡한 게 사실이다.
이렇다 보니 그때의 섣부른 결정을 꼬집는 예전 시청자들의 섭섭함도 조금은 이해될 법하다. 23년 전 사라진 <가요톱10>의 이름이 아직도 회자되는 건 요즘 음악 순위 프로가 그만큼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한다는 아쉬움의 표현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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