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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유, 유두래곤, 유팡... 이유 있는 유재석의 대상 수상

[MBC 연예대상] 김구라, 올해도 촌철살인급 입담... '방송 하차' 설민석 영상 혼란 초래

20.12.30 08:36최종업데이트20.12.30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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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열린 '2020 MBC방송연예대상'의 한 장면. '놀면 뭐하니?' 유재석이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 MBC

 
역시 이변은 없었다.

유재석이 29일 열린 '2020년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놀면 뭐하니?>의 활약을 인정받아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MBC에서의 대상 수상은 2016년 이래 4년만이다.

올해 유재석은 지미유, 유두래곤, 닭터유, 유르페우스, 유팡 등 다양한 '부캐'로 분해 시청자들에게 건강한 웃음을 선사해왔다. 김성주·박나래·김구라·이영자·전현무 등이 '올해의 예능인'에 선정되어 유재석과 함께 대상 후보로 이름을 올렸지만 화제성, 시청률 등에서 <놀면 뭐하니?> 유재석의 벽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놀면 뭐하니?>는 최우수상을 비롯해 시청자가 뽑은 올해의 프로그램상, 베스트커플상 등 주요 부문을 석권하는 등 올 한해 MBC 대표 예능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유재석은 소상소감을 통해 가족, 제작진, 동료 선후배 연예인들에게 감사 인사를 표시함과 동시에 방역에 힘쓰는 의료진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또한 코미디 프로가 사라진 지 8년이 넘은 MBC의 현실을 아쉬워하면서 "후배들이 잠시나마 꿈꿀 수 있는 작은 무대 하나 만들어주셨으면 한다"고 말해 눈길을 모았다. 또 얼마 전 세상을 떠난 개그우먼 박지선에 대한 추모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김구라, 올해도 연예대상의 남자?
 

지난 29일 열린 '2020 MBC방송연예대상'의 한 장면. '올해의 예능인상'을 수상한 김구라 ⓒ MBC

올해 'MBC 연예대상'은 <놀면 뭐하니?>의 주요 부문 석권이 일찌감치 예상되었기 때문에 예년에 비해 긴장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무려 4시간 동안 진행되면서 시청자 입장에선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나마 이런 지루한 행사의 분위기에 잠시나마 활력을 선사한 건 몇몇 참석자들의 촌철살인급 멘트였다. 공로상을 수상한 <라디오스타> 김국진은 "여기 오기 전에 어머님을 뵙고 공로상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왔다. 기억력이 많이 떨어지셨는데 제 모습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 최고의 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밝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짠하게 만들었다.

​지난해 '2019 SBS 연예대상' 시상식 도중 소신 발언을 통해 '연예대상의 남자'라는 애칭을 얻은 김구라는 올해 역시 여타 후보자들과는 차별되는 언행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 및 공감을 동시에 안겼다.

몇 달 전 개그맨 남희석의 SNS 저격글 등으로 곤욕을 치른 탓인지 김구라는 "호불호가 있겠지만 좋은 프로그램(라디오스타)을 만나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이젠 나이를 먹다 보니 주위 사람들에게 좀 따뜻하게 다가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주변분들을 시선으로나마 챙기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혀 눈길을 모았다.  

이어 "유재석을 위협할 만한 대상 후보자가 있냐?"는 MC 전현무의 물음에 대해 그는 "전혀 없다"라고 딱 잘라 이이야기 하면서 "티끌만큼도 보이지 않는다. 현미경으로 헤집고 봐도 전혀 안 보인다"라고 솔직하게 말해 웃음을 안겼다. 올해도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을 받은 김구라는 "변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 하기엔 어려움이 있다"라며 시상식에 대한 속내를 에둘러 표현했다. 
 

지난 29일 열린 '2020 MBC방송연예대상'의 한 장면. 당일 모든 방송에서 하차를 선언한 설민석 강사가 VCR로 수차례 등장해 시청자들을 혼란케 만들었다. ⓒ MBC


한편 이날 시상식 생방송에는 역사 왜곡, 논문 표절 등 각종 잡음으로 인해 당일 모든 방송 하차를 선언한 역사 강사 설민석이 대상 후보자들을 소개하는 VCR을 통해 등장해 일부 시청자들 사이 혼란을 초래하기도 했다.

앞서 타 방송사 각종 행사가 어설픈 방역 준비로 질타를 자아냈던 점을 고려해 MC와 축하 공연 가수를 제외한 모든 수상자 및 후보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방송에 임하는 등 방역을 더욱 강화한 모습을 보여준 점은 이채로웠다.

<놀면 뭐하니?>로 체면 회복했지만... 갈 길 여전히 멀다
 
올해 MBC 예능은 <놀면 뭐하니?>의 맹활약에 큰 힘을 얻었다. 전성기 <무한도전> 방영 당시 못지않은 광고 매출을 거둘 뿐만 아니라 연예계 전반에 불어닥친 '부캐 열풍'의 원조로서 다양한 음악 소재 기획물을 제작해 한동안 침체되었던 토요일 저녁 시간대를 웃음꽃으로 채우는데 성공했다.

<나 혼자 산다>, <구해줘 홈즈> 등은 여전히 동시간대 1위 예능으로 자존심을 지켰고 <트로트의 민족>은 '트로트 예능 따라하기'라는 질타에도 불구하고 10%대 중반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과거 MBC 오디션 프로그램 부진의 쓰라림을 털어내고 있다. 이밖에 <복면가왕>, <전지적 참견시점> 등도 선전을 펼쳤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 <나 혼자 산다>는 출연진 기안84로 인한 잡음으로 곤경에 처하는가 하면 큰 탈 없이 방영되던 <선을 넘는 녀석들 리턴즈>는 시상식 당일 갑작스런 설민석 강사의 방송 하차 선언으로 인해 프로그램 존폐의 기로에 놓였다.

어느덧  700회를 맞이한 토크 예능의 대표주자 <라디오스타>는 장기간 방영에 따른 피로감이 쌓이면서 예전같은 활기를 찾기 어려워졌다. 이밖에 신규 예능과 파일럿 예능을 다수 선보이긴 했지만 지난해 유재석의 복귀와 함께 출발한 <놀면 뭐하니?>를 제외하면 예능계 흐름을 뒤바꿀 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한 프로그램은 딱히 찾아보기 어려웠다. 2021년을 맞이하는 MBC 예능엔 여전히 갈 길이 멀기만 하다.  
 

지난 29일 열린 '2020 MBC방송연예대상'의 한 장면. ⓒ MBC

 
<2020 MBC방송연예대상 수상자 명단>
▲대상-유재석(놀면 뭐하니)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상-놀면 뭐하니
▲올해의 예능인상-박나래(구해줘!홈즈, 나혼자산다), 김성주(복면가왕), 이영자(전지적 참견시점), 김구라(복면가왕, 라디오스타), 유재석(놀면 뭐하니), 전현무(전지적 참견시점, 선녀들 리턴즈, 트로트의 민족)
▲PD상-백종원(백파더)
▲버라이어티 부문 최우수상-화사(나혼자산다, 놀면 뭐하니), 성훈(나혼자산다)
▲뮤직&토크 부문 최우수상-이효리(놀면 뭐하니), 양세형(백파더, 전참시)
▲버라이어티 부문 우수상-장도연(나혼자산다), 손담비(나 혼자 산다), 붐(구해줘 홈즈, 안싸우면 다행이야)
▲뮤직&토크 부문 우수상-엄정화(놀면 뭐하니), 제시(놀면 뭐하니), 김종민(놀면 뭐하니, 선녀들 리턴즈, 트로트의 민족)
▲라디오 우수상-이지혜(오후의 발견), 이윤석(주말 하이킥)
▲베스트 커플상-유재석-이효리(놀면 뭐하니)
▲공로상-김국진(라디오스타)
▲베스트 팀워크상-전지적 참견시점
▲인기상-안영미(라디오스타)
▲특별상-트로트의 민족 심사위원단
▲베스트 포맷상-복면가왕
▲디지털 콘텐츠상-박나래, 한혜진, 화사(여은파)
▲베스트 드레서상-노라조(전지적 참견시점, 백파더)
▲올해의 작가상-최혜정(놀면 뭐하니)
▲신인상-고은아(전지적 참견시점), 김강훈(선을넘는녀석들 리턴즈)
▲라디오 신인상-전효성(꿈꾸는라디오), 표창원(뉴스 하이킥), 강수지(원더풀라디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2020MBC연예대상 MBC연예대상 유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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