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에서 간호사 성적대상화는 흔히 이루어진 콘셉트였다. 2016년 '리더스코스메틱' 광고에 간호사 코스튬을 입고 출연한 걸그룹 마마무의 모습.
리더스코스메틱 유튜브 캡쳐
케이팝에서 간호사를 성적 대상화한 복장은 종종 볼 수 있는 콘셉트였다. 2008년 이효리는 3집 타이틀곡 '유고걸(U-Go-Girl)' 뮤직비디오 예고 영상에 간호사 복장을 입고 등장했는데, 당시 대한간호협회가 "간호사의 이미지를 훼손했다"며 항의하자 본편에서는 해당 장면을 삭제했다. 2016년 걸그룹 마마무도 '리더스코스메틱' 광고에서 간호사 복장을 입었고, 같은 해 걸그룹 브레이브걸스도 '하이힐' 뮤직비디오에서 간호사 코스튬을 입고 등장했다.
과거부터 대한간호협회가 꾸준히 간호사를 성적으로 그리는 방송에 항의를 보내고, 매년 핼러윈데이마다 간호사 코스튬에 대한 성적 대상화 논란이 제기됨에도 문제는 끊임없이 반복됐다.
2015년에도 YG엔터테인먼트는 소속 그룹 위너 멤버 송민호의 가사로 인해 대한산부인과의사회로부터 항의 성명을 받고 사과 공문을 보냈다. 당시 송민호는 Mnet '쇼미더머니4' 방송에 출연해 "산부인과처럼 다 벌려"라는 랩을 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측은 "이 내용을 듣는 여성들은 성적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꼈을 뿐 아니라, 이 방송을 시청한 10대 청소년들에게는 잘못된 성적 가치관 및 산부인과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라고 비판했다.
당시 YG엔터테인먼트는 "모욕하거나 폄하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YG엔터테인먼트의 5년 전 반성과 현재의 해명 모두 안이한 의식에 대한 반성이 아니라, 비판한 이들이 오히려 문제를 키웠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러브식 걸즈'의 경우 보건의료노조 및 대한간호협회의 직접적인 비판이 있었음에도 해명 글에 '왜곡'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규모 키워가는 케이팝, 성숙한 의식 요구
▲블랙핑크의 '러브식 걸즈'가 수록된 앨범 <더 앨범>은 전세계적으로 히트를 기록하며 사랑받고 있다. 불어나는 규모만큼 케이팝 시장 전반의 의식 재고 및 성숙이 요구된다.
YG엔터테인먼트
블랙핑크의 인기는 국제적이다. '러브식 걸즈'가 수록된 <더 앨범(The Album)>은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Spotify)의 글로벌 차트 역사상 최고의 성과를 거둔 여성 그룹의 작품이 됐고 미국 애플 뮤직(Apple Music)에서도 10위에 진입했다. '러브식 걸즈'는 전 세계 57개국 아이튠즈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는 중이다.
하지만 인기와 별개로 글로벌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케이팝 전반에 드리워진 안이한 의식과 기획은 지속적인 비판과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성적 대상화는 물론 최근 제기되고 있는 문화적 전유와도 맞닿아있는 문제다.
2020년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 간호사의 해'다.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사태로 간호사들은 인력 부족 및 열악한 환경 속에서 번아웃에 시달리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7일 YG가 공식입장에서 밝힌 것처럼 케이팝 시장은 이번 사건을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깊이 깨닫는 계기"로 삼아야 하겠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12
대중음악평론가
- 대중음악웹진 이즘(IZM) 에디터 (2013-2021)
- 대중음악웹진 이즘(IZM) 편집장 (2019-2021)
메일 : zener1218@gmail.com
더 많은 글 : brunch.co.kr/@zenerkrepresent
공유하기
짧은 치마·빨간 하이힐이라니, 5년 전 YG 반성 어디로 갔나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밴드
- e메일
- URL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