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
AP/연합뉴스
김광현이 생애 첫 빅리그 가을야구 등판에서 3.2이닝을 던지는데 만족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광현은 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에서 3.2이닝5피안타2볼넷2탈삼진3실점을 기록했다. 경기는 1회부터 연속 5안타로 4득점을 올린 타선의 집중력에 힘입어 세인트루이스가 7-4로 승리하며 시리즈의 기선을 제압했다.
한편 시리즈 탈락의 위기에서 팀을 구하기 위해 선발 등판한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은 템파베이 레이스와의 와일드카드 시리즈 2차전에서 1.2이닝8피안타(2피홈런)1볼넷3탈삼진7실점(3자책)으로 부진했다. 이로써 아메리칸리그 8번시드로 가을야구 막차를 탔던 토론토는 2경기 만에 올해 포스트시즌 일정을 마감했고 류현진의 가을야구 성적은 9경기 4승3패 평균자책점4.57이 됐다.
3회까지 매 이닝 실점, 타선 폭발 덕에 3점 리드
세인트루이스 선발진에 부상 선수가 속출하면서 김광현이 가을야구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될 거라는 사실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김광현이 3전2선승제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시리즈 전체의 향방을 결정할 1차전 선발로 낙점될 거라 전망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야구팬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김광현이 세인트루이스 코칭스태프에게 높은 신뢰를 얻고 있다는 증거다.
세인트루이스는 샌디에이고와의 포스트시즌 첫 경기에서 1998년생 루키 딜런 칼슨을 4번타자에 배치하는 파격적인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대신 주전 지명타자 브래드 밀러가 라인업에서 제외됐고 토미 에드먼이 2번3루수, 베테랑 맷 카펜터는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이에 맞서는 센디에이고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를 1번에 전진배치하는 등 김광현에 대비해 라인업에 우타자 6명을 배치했다.
세인트루이스가 1회초 공격에서 폴 골드슈미트의 투런 홈런을 포함해 연속 5안타로 4점을 선취한 가운데 김광현은 한층 가벼워진 마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타티스 주니어에게 볼넷, 매니 마차도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3루의 위기를 맞은 김광현은 에릭 호스머에게 희생플라이를 맞으며 한 점을 내줬지만 윌 마이어스를 삼진, 토미 팜을 중견수플라이로 처리하며 추가실점 없이 마운드를 내려왔다.
1회 부진했던 샌디에이고의 선발 크리스 페덱이 2회를 삼자 범퇴로 막으며 안정을 찾은 가운데 김광현은 2회 선두타자 제이크 크로넨워스에게 가운데 펜스 상단을 때리는 3루타를 허용하며 또 한 번 위기를 맞았다. 김광현은 오스틴 놀라에게 희생플라이를 맞으며 2점째를 허용했지만 주릭슨 프로파를 좌익수 플라이, 트렌트 그리샴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샌디에이고의 하위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았다.
세인트루이스는 3회초 공격에서 폴 데용의 적시타로 페덱을 강판시켰고 카펜터가 또 하나의 적시타를 때려내며 6점째를 뽑았다. 3회 선두타자 타티스 주니어에게 8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좌전안타를 허용한 김광현은 마차도를 포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냈다. 김광현은 초구를 노린 호스머의 타구가 펜스 앞에서 잡히며 한 숨을 돌렸지만 2사 후 마이어스와 팜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3점째를 내주고 말았다.
부담스런 가을야구 첫 경기서 잡아낸 소중한 아웃카운트 11개
3회까지 매 이닝 선두타자 출루를 허용하며 실점을 기록했던 김광현은 4회 선두타자 놀라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처음으로 선두타자 출루를 막았다. 1사 후 프로파의 느린 3루 땅볼을 에드먼의 호수비로 잡아낸 김광현은 2사 후 그리샴에게 볼넷을 허용한 후 마운드를 내려 왔다. 승리 투수 요건을 채울 수 있는 5이닝을 던지지 못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가을야구는 루키 투수의 승리에 신경을 써줄 만큼 한가한 무대가 아니다.
3.2이닝5피안타2볼넷2탈삼진3실점. 3승1세이브1.62라는 김광현의 정규리그 성적과 비교하면 가을야구 첫 등판 내용은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실제로 정규리그에서 37승을 따낸 샌디에이고 타자들은 김광현의 공에 전혀 위축되지 않았고 실제로 김광현은 3회까지 매 이닝 실점을 기록했다. 정규리그였다면 국내외 언론에서 위기 상황에서 삼진을 잡아내지 못한 김광현의 구위를 지적했을 것이다.
하지만 김광현이 등판한 경기는 5일에 한 번씩 기회가 오는 정규리그가 아닌 한 경기,한 경기, 그리고 아웃카운트 하나,하나가 매우 중요한 포스트시즌이었다. 모두가 긴장하는 포스트시즌에서 루키 투수가 팀의 3점 차 리드를 만들어준 아웃카운트 11개를 잡아준 것은 충분히 대단한 일이다. 비록 가을야구 첫 승은 무산됐지만 세인트루이스의 첫 승을 견인하면서 김광현의 두 번째 포스트시즌 등판 확률도 더욱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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