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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의 첫 홈 게임 승리 상대가 놀랍게도 '전북'이라니

[2020 K리그 1] 성남 FC 2-0 전북 현대

20.09.06 11:43최종업데이트20.09.06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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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스플릿 라운드 없이 22라운드로 2020 K리그 시즌이 끝날 수도 있기에 이 게임 결과의 충격파는 컸다. 일부 팬들은 이미 울산 현대가 15년 만에 리그 우승 타이틀을 거머쥘 것이라고 축하의 인사를 보내기도 했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4년 연속 리그 우승을 노리는 전북 현대가 지난 라운드 강원 FC와의 홈 게임에서 1-2로 패한 것에 이어 두 게임 연속 질 것이라고 예상한 전문가들도 없을 것이다. 김남일 감독이 성남 팬들에게 이제서야 얼굴을 들게 되었다. 시즌 첫 번째 홈 게임 승리 기록을 이렇게 멋지게 남겼으니 말이다.

김남일 감독이 이끌고 있는 성남 FC가 5일 오후 5시 30분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0 K리그 원 19라운드 전북 현대와의 홈 게임에서 2-0으로 완승을 거두고 시즌 열 번째 홈 게임만에 첫 승리 감격을 누렸다. 비록 관중들이 들어갈 수 없는 시점이었지만 성남 FC가 잡아낸 승점 3점은 강등권 순위를 벗어나 7위로 올라선 자신들에게도, 전북 현대와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는 울산 현대에게도 큰 힘이 되는 점수가 된다.

성남 미드필더 '유인수', 1득점 1도움 활약

마스크를 쓴 김남일 감독의 표정을 좀처럼 읽을 수가 없었다. 이 게임 전까지 아홉 번의 홈 게임 일정 중 승리 기록이 단 하나도 없이 3무 6패(4득점 14실점) 성적을 냈으니 어쩌면 홈팬들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기가 민망했을 것이다. 그런데 정규리그 22라운드 중 단 두 차례의 홈 게임만 남겨놓고 있는 상황에서 첫 승리를 거뒀기 때문에 체면치레는 한 셈이다.

김남일 감독만큼이나 검은 유니폼을 입고 뛴 성남 FC 선수들의 각오가 남달랐다. 69분에 원 톱 공격수 김현성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는 악재를 만났지만 이미 완성시킨 2-0 점수판을 끝까지 잘 지켜낸 것이다. 그 중심에 측면 미드필더로 활약한 유인수가 우뚝 서 있었다.

게임 시작 후 30분만에 유인수의 재치있는 왼발 발리 슛 첫 골이 나왔다. 오른쪽 측면 역습 과정에서 박수일이 과감한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전북 골문을 위협했을 때 바로 앞에서 막던 수비수 이주용의 다리를 스치고 뻗어간 공이 왼쪽 기둥을 때리고 솟구치자 유인수가 뛰어들어가 점프 발리 슛 타이밍을 기막히게 적중시킨 것이다.

유인수는 52분에도 왼쪽 측면 빠른 움직임을 통해 역습 기회를 열었고 가운데로 달려드는 동료 미드필더 박태준에게 정확한 패스를 밀어줘 귀중한 추가골을 어시스트했다. 유인수의 패스를 받은 박태준은 바로 앞에 전북 현대 센터백 홍정호가 가로막았지만 절묘한 오른발 슛으로 골문 왼쪽 구석을 정확하게 꿰뚫었다.

이처럼 성남 FC는 비교적 젊은 선수들의 활약으로 골을 만들어냈고 맏형 골키퍼 김영광이 든든하게 골문을 지켜내 놀라운 완승을 거둔 것이다. 김영광 골키퍼는 85분 전북 현대의 후반전 교체 선수 바로우가 왼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을 때 기다리지 않고 과감하게 달려나가 전북 골잡이 구스타보와 몸싸움을 펼친 덕분에 골킥을 얻어냈다.성남 FC는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어웨이 게임 2-0 승리 이후 네 게임만에 무실점 승리 감격을 누린 것이다.

이 결과로 리그 순위표는 또 한 번 요동쳤다. 10위로 강등 위험 수위까지 내려가 있던 성남 FC가 같은 승점(21점)으로 6위 강원 FC 턱밑까지 치고 올라와 7위에 자리잡았고, 울산 현대와 우승 트로피 싸움을 펼치고 있는 전북 현대(41점)는 6일 열리는 울산 현대의 19라운드 결과에 따라 그 차이가 7점까지 벌어질 위기를 맞은 것이다. 3위 상주 상무(34점)가 역시 7점 차로 그들을 따라붙은 것도 간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제 성남 FC는 12일(토) 상주 상무와의 어웨이 게임을 위해 상주시민운동장으로 찾아가며, 선두 추격이 더 조급해진 전북 현대도 같은 날 광주 FC와의 전라 더비 매치를 위해 새로 개장한 광주전용경기장에 첫 발을 내딛는다.

2020 K리그 원 19라운드 결과(5일 오후 5시 30분, 탄천종합운동장)

성남 FC 2-0 전북 현대 [득점 : 유인수(30분), 박태준(52분,도움-유인수)]

성남 FC 선수들
FW : 김현성(69분-경고 누적 퇴장)
AMF : 유인수, 나상호(84분↔이재원), 박수일
DMF : 박태준(87분↔안영규), 김동현, 이태희
DF : 임승겸, 연제운, 이창용
GK : 김영광

전북 현대 선수들
FW : 조규성(46분↔구스타보)
AMF : 쿠니모토, 김보경(55분↔바로우), 이승기, 한교원
DMF : 손준호
DF : 이주용(60분↔무릴로), 최보경, 홍정호, 최철순
GK : 송범근

2020 K리그 원 19라운드 5일 현재 순위표
1 울산 현대 45점 14승 3무 1패 41득점 11실점 +30
2 전북 현대 41점 13승 2무 4패 31득점 15실점 +16
3 상주 상무 34점 10승 4무 5패 25득점 23실점 +2
4 포항 스틸러스 31점 9승 4무 6패 34득점 25실점 +9
5 대구 FC 26점 7승 5무 7패 32득점 28실점 +4
6 강원 FC 21점 5승 6무 7패 22득점 27실점 -5
7 성남 FC 21점 5승 6무 8패 17득점 21실점 -4
8 FC 서울 21점 6승 3무 10패 17득점 35실점 -18
9 광주 FC 20점 5승 5무 8패 22득점 27실점 -5
10 부산 아이파크 20점 4승 8무 7패 20득점 27실점 -7
11 수원 블루윙즈 17점 4승 5무 10패 17득점 23실점 -6
12 인천 유나이티드 FC 11점 2승 5무 11패 11득점 27실점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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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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