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3일 방송된 SBS 스페셜 <개는 사람을 어떻게 사랑하는가>의 한 장면
SBS
개와 사람의 교감은 함께 한 시간이 말해준다. 개는 인간이 길들인 최초의 동물로, 그 시작은 약 1만 5000년 이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저서 <사피엔스>에서 사피엔스는 개를 집단 사냥이나 싸움, 외부 침입자에 대한 경비원으로 활용했지만, 세대를 거듭하면서 유대 관계 통해 인간과 개는 서로 의사소통이 잘되는 동료로 진화했다고 말한다.
"동료인 인간의 필요와 감정을 잘 경청하는 개는 추가적인 보살핌과 먹을거리를 얻었으며 살아남을 가능성이 더 커졌다. 이와 동시에 개는 자신의 필요에 맞게 인간을 조종하는 법을 배웠다. (79쪽)"
영국 생물 인류학자 앨리스 로버츠도 사피엔스가 일방적으로 개를 길들인 것이 아닌 쌍방의 과정이었다고 주장한다. 나의 반려견 망고를 보아도 개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요구하며, 문제를 해결한다. 공놀이하고 싶을 때는 공을 가지고 와서 우리 앞에 내려놓고 발로 툭툭 친다. 야식이 먹고 싶을 때면 간식 인심이 후한 남편 주위를 돌며 간절한 눈빛을 보낸다. (웰시코기는 다른 개에 비해 흰자위가 많이 보여 표정이 풍부한 편이다) 동영상 플랫폼에는 '산책하자고 조르는 개' 영상이 특히 많다. 개가 문을 쳐다보며 낑낑대거나 하네스(가슴줄)를 물고 오면 대개 주인은 어쩔 수 없이 일어나 산책하러 나간다.
네 발로 걷는 동물과 두 발로 걷는 동물은 눈을 맞추며 서로를 길들여왔다. 인간은 영리하고 충성스러운 개를 가장 가까이 두었고, 개는 인간에게 조건 없는 우정과 사랑을 주며 머물렀다. 그렇게 서로 다른 두 종(種)이 비언어적 의사소통으로 수만 년의 세월을 교감해왔다.
한국 독자들에게 보내는 <사피엔스> 서문에서 유빌 하라리는 "인간은 권력을 획득하는 데는 매우 능하지만, 권력을 행복으로 전환하는 데 그리 능하지 못하다 (10쪽)"고 적었다. 개는 주인에게 크고 놀라운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작고 소소한 것에 행복해할 뿐이다. 개는 자신을 포장하거나 꾸미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를 보여줄 뿐이다. 어쩌면 개는 인간에게 '행복이란 무엇인지' 가르쳐주기 위해, '나다운 모습으로 사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우리 곁에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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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으로 세상의 나뭇가지를 물어와 글쓰기로 중년의 빈 둥지를 채워가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