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나지완
KIA 타이거즈
2009년 10월 24일 KIA와 SK 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7차전이 열린 잠실야구장. 양 팀이 5-5로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KIA는 9회말 1사 후 프로 2년 차의 신예 타자가 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고 2볼 2스트라이크에서 이 선수가 힘차게 곧어 올린 타구는 타이거즈의 10번째 우승을 결정 짓는 끝내기 홈런이 됐다. KIA의 차세대 거포 나지완이 KIA 팬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남긴 순간이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끝내기 홈런은 10년의 세월이 흐른 현재 하얗게 빛이 바래고 말았다. 올 시즌 기록한 '역대급 부진'이 치명적이었다. 사실 나지완은 수비가 약하다는 평가 속에서도 작년까지 통산 1092안타 198홈런 746타점을 기록한 KIA의 간판타자 중 한 명이었다. 최형우, 이범호, 김주찬 등 KIA를 대표하는 타자들이 대부분 이적생인데 반해 나지완은 2008년 KIA입단 후 오직 KIA에서만 활약한 선수다.
특히 나지완은 2016년부터 3년 연속 25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하는 뛰어난 장타력을 뽐냈다. 2017년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133(15타수 2안타)로 부진했지만 나지완은 2016 시즌이 끝난 후 맺은 4년 40억 원 계약이 썩 아깝지 않은 활약을 2년 동안 이어왔다.
하지만 나지완은 올해 엔트리 말소를 4번이나 당한 끝에 56경기에 출전해 타율 .186 6홈런 17타점에 그치면서 주전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나고 말았다. 1군 등록 일수(98일)와 말소 일수(92일)의 차이가 단 6일에 불과할 정도로 나지완은 2019 시즌 KIA의 주요 전력에서 사실상 배제돼 있었다. 수비에서 거의 기대할 게 없는 나지완이 타격에서도 1할대에 허덕인다면 활용가치는 현저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나지완은 올 시즌이 끝나면 2016 시즌이 끝나고 맺었던 4년 40억 원 계약이 마무리된다. 내년 시즌 부활에 성공한다면 KIA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대접 받으며 2번째 FA 계약도 기대할 수 있지만 내년에도 올해처럼 부진이 이어진다면 세대교체가 이어지고 있는 팀에서의 생존을 장담하기도 힘들다. KIA의 주전 지명타자 복귀를 노리는 나지완에게 2020년은 프로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시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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