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강찬
서정준
"평소 이미지가 있다보니 다들 '성균'이 아니라 '반석'이란 말에 놀라더라고요. 다치지 않을까 걱정도 해주시고요(웃음)."
지난 4일 서울 대학로 한 카페에서 뮤지컬 <재생불량소년>에 출연하는 배우 강찬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뮤지컬 <화랑>으로 데뷔 후 MBN 드라마 <몬스타> 등을 거쳐, 2016년 뮤지컬 <정글라이프>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대학로에 몸 담은 배우다. 언제나 성실하고 웃음을 잃지 않는 성격으로 맡은 역할마다 성공적으로 소화하며 대학로의 일꾼으로 자리잡았다.
앞서 언급한 <정글라이프> 외에도 <무인도 탈출기>, <오디션>, <베어 더 뮤지컬>, <더 픽션>, < 6시 퇴근 >, <살리에르>, <오디너리데이즈>, <루드윅>, <나쁜자석>, <알앤제이>, < 432헤르츠 >, <재생불량소년>까지 4년이 채 되지 않는 동안 13편의 작품(재연 등 중복 참여 제외)에 출연하며 내공을 다졌다.
하지만 <재생불량소년>은 그에게도 조금 특별한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생불량성 빈혈'에 걸려 무균실에 입원한 주인공 반석이 투병생활을 통해 삶의 의지를 되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오는 2020년 1월 5일까지 동양예술극장 2관에서 공연된다. 반석 역에 강찬, 백승렬, 성균 역에 조원석, 유동훈, 승민 역에 황두현, 김방언, 코치 역에 심우성, 김세중, 의사 역에 정영아가 출연한다.
대부분 연약한 이미지의 미소년, 모범생 같은 캐릭터를 맡아왔던 것과 달리 이 작품의 주인공 반석은 천재 복서였으나 링 위에서 사고를 겪은 뒤 방황하는 문제아다. 그간 맡은 역할의 폭이 조금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이런 이미지 변신을 꾀한 것일까.
"배우 강찬으로서 좀 욕심나는 부분이긴 하죠.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캐스팅 제안을 받을 때도 반석으로 받았고 만약 제게 선택권이 있었다고 해도 반석이를 골랐을 거에요. 제작사에서 역을 맡겨주신 이유가 있을 테니까 잘 표현해내려고 하고 있어요."
실제로 강찬은 조금씩 변화를 거듭했다. 예컨대 <정글라이프>의 피동희나 < 6시 퇴근 >의 고은호가 가지는 해맑은 회사 막내의 느낌이 그가 준 첫 이미지였다면 <더 픽션>의 와이트 히스만은 그가 가진 선한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역이용한 케이스기도 했다. <루드윅>에서도 연약하다기보다는 가냘프고 깨질 것 같은 예민함을 담은 청년 베토벤 역할을 연기하기도 했다. '재생불량소년'은 그에게 어떤 작품으로 다가왔을까.
"재생불량성 빈혈을 앓고 있는 복서 반석의 투병과정을 그렸어요. 그렇지만 반석 외에도 여러 인물들이 각자의 삶 속에서 사투를 벌이며 버텨나가고 있는지를 다루고 있죠. 작년에 초연을 했던 작품이고 저는 재연을 참여했으니 반석이를 잘 표현해야한다는 사명감도 있고 재연인만큼 더 재밌게 하고 싶다는 욕심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