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 60일, 지정생존자 >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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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대선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한 거국 내각을 완성하고 임명하는 자리에서 박무진 권한대행은 총격 테러로 인해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마저 총에 맞는 바람에 국회 테러의 유일한 생존자이자 국방부장관이 된 오영석 의원(이준혁 분)이 서열상 박무진 대행의 자리를 맡게 된다.
예비역 해군 소령 출신인 오영석이 결정권자의 자리에 앉자마자 감행한 일이 바로 명인해군기지 건설이다. 테러로 사망한 양진만(김갑수 분) 대통령이 집권하던 시절, 해군기지 건설은 시민들과 환경단체의 반대로 인해 확장 공사가 중단된 상태였다. 그런데 오영석은 비서실장과 국가안보실장을 배제한 채 군 일부 인사와 국정원 2차장만 불러 기습적으로 NSC(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연 것.
다음 날 국방부, 건설회사, 해군본부가 합동으로 해군기지 기공식을 강행하고, 현지 주민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히게 된다. 차영진 비서실장(손석구 분)은 현지에서 경찰이 강제진압에 나섰고 백여 명이 중상을 입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일방적으로 기공식을 강행한 것에 대해 차 실장이 오영석에게 항의를 하자 '이미 법적 절차를 끝낸 일'이라는 답만 돌아온다.
당초 양진만 대통령은 이 사안에 대한 반대가 거세니 추후에 공청회를 열어 대화와 설득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방침이었다. 그런데 물리력을 동원해 해군기지 건설을 강행하는 한편, 주민들을 갈라놓는 방식으로 기공식에 찬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것이다.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면 '국가안보, 국익에 반대하는 세력'으로 낙인찍는 일이 이어진다. "국가안보는 그 어떤 가치보다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오영석의 대사가 나왔는데, 현실 정치에서 보수정권이 안보정국으로 표 몰이를 했던 때가 머리를 스쳤다.
특히 제주 해군기지를 막기 위한 강정마을 주민의 노력이나 성주 사드반대 집회가 극 중 장면들과 겹쳐 보인다.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절차보다는 강제적인 방식으로 국가의 입장을 밀어붙이려고 했다고 비판받은 사안들이다. 지난 5월 경찰청 진상조사위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인권침해가 있었음을 인정한 바 있다.
이렇듯 민감한 정치적 사안에 있어 민주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을 때 개인의 인권이 침해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개개인의 존엄할 권리보다도, 그들이 어떤 편에 서 있는지를 중요하게 여기면 벌어지는 일이다. "여론은 이제 해군기지에 반대하는 사람은 누구나 이적행위자, 안보 저해 세력 등으로 부를 것이다. 그래도 반대하겠느냐", "법과 제도는 국가에 반대하는 자에게 언제나 폭력적인 법이다"라는 극 중 오영석의 말이 섬뜩한 이유이기도 하다.
[장면3] 차별금지법 제정, 언제까지 미뤄둘 것인가
▲tvN < 60일, 지정생존자 >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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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 테러 후 건강을 회복한 박무진은 청와대로 복귀한 뒤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 이후 첫 업무로 차별금지법을 입법하고자 하는 박 권한대행. 원작이 방영된 미국에서는 1964년 민권법(Civil Rights Act)을 시작으로 연령차별금지법, 장애인법 등을 제정하여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법적으로 못 박고 있다.
한국은 2007년을 포함해 2010년, 2012년 총 세 번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을 입법하고자 시도했으나 저항에 부딪쳐 입법을 철회 및 포기하거나 계류되다가 임기만료로 폐기되었다. '입법 추진시 선거에 불리할 것'이라는 주장과 '동성애를 조장(?)한다'는 다소 불합리하고 근거 없는 반대에 직면한 것.
< 60일 >이 차별금지법을 소환한 맥락도 비슷하다.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는 말로 늦춰져 왔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도 그랬듯 보좌진과 오영석의 거센 반대에 부딪히는 박무진. 그는 과연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을까.
이처럼 < 60일 >은 현재 한국 사회와 제도권 정치가 처한 현실을 명확히 인식하고, 원작의 맥락들을 적절하게 로컬라이징(localizing), 즉 현지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민감한 주제를 에두르지 않고 정면 돌파하는 것이 < 60일 >의 매력이다. 당장 차별금지법만 해도 여전히 한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 중 하나이며, 현직 정치인들조차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꺼려하는 주제 아닌가.
그럼에도 이 드라마는 중요한 화두를 던진다. '누구 편인지 묻지 말고, 누구를 위한 정치인지를 물어라'라는 것. 16부작으로 제작된 < 60일 >은 이제 종영을 앞두고 있다. 더 나은 정치는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이야기한 < 60일 >의 과감한 도전이 새삼 고마워지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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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정치인도 꺼리는 걸... '지정생존자'의 과감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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