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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이 몰고 온 뜨거운 논란... "예의 없는 행동"

할리우드 대형직배사의 변칙개봉에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비판 나서

19.06.28 16:07최종업데이트19.06.28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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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개봉하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 소니픽처스

  
오는 2일 개봉하는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에 대해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이하 PGK)이 '한국영화 시장체계 무력화시키는 반칙개봉'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PGK는 27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배급사 소니픽처스엔터테인먼트코리아(주)(이하 소니픽처스)의 변칙 개봉이 국내 영화배급 시장에 미칠 악영향에 대하여 심각한 우려와 경고를 표한다"라고 밝혔다.
 
PGK가 이처럼 강하게 반발하는 것은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이 공식적으로는 2일 화요일 개봉이지만 오전 0시 개봉을 택하면서 실질적으로 1일 저녁 개봉과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 주요 대기업 상영관들은 2일 오전이 아닌 1일 심야시간대 예매를 열어 놓은 상태다. CGV의 경우 시간표상으로는 1일 24시 이후 새벽시간대 예매를 진행 중이다.

영화 개봉일의 경우 배급사들이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면이 있으나, 간혹 암묵적인 시장의 규칙을 깨는 경우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의 경우 공휴일이 아닌데도 화요일 개봉을 선택한 점부터 기존 시장 질서와 어긋난 데다, 0시 개봉을 택하면서 논란을 자초하고 있는 것이다. 
 
PGK는 "영화의 극장 개봉일은 전통적으로 금요일이었는데, 문화의 날 등 여러 가지 환경의 변화로 수요일까지 당겨져 있는 상황"이라며 "그런데 이젠 수요일을 넘어 화요일, 심지어 월요일 밤으로까지 앞당기겠다는 욕심의 화신이 등장하기에 이르렀다"고 소니픽처스를 맹비난했다.
 
PGK의 입장에는 시장 교란과 함께 대형직배사의 횡포에 대한 깊은 우려가 깔려 있다. 목요일 개봉한 영화들의 경우 일주일을 채우지도 못한 채 3~4일 만에 소니픽처스에게 스크린을 내주어야 하는데 따른 것이다.
 
"힘 앞세운 할리우드 대형 직배사의 횡포이자 반칙행위"
 

소니픽처스 ⓒ 소니픽처스

 
PGK는 또  "<어벤져스: 엔드게임>으로 한국 극장가의 스크린을 싹 쓸어가다시피 했던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유)에 이어 소니픽처스의 변칙 개봉 결정은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다른 영화들에게 최소한의 상영조차 어려울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며 직배사들의 횡포를 지적했다.
 
이어 "한국 극장 개봉일 마저 자신들 입맛대로 휘두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면서 "이 상황에서 배급의 위력을 핑계 삼아 주판알을 두드리고 있는 극장들도 반성해야 할 것이다"라고 이를 받아들인 상영관들의 태도도 지적했다.
 
아울러 "수요일 영화 개봉은 한국영화산업의 상생을 위한 최소한의 마지노선이다. 모든 것에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이라는 것이 있다"면서 "할리우드의 히어로들을 앞세워 한국영화의 공정해야 할 시장체계를 무력화시키려는 소니픽처스의 배급 행보에 대하여 심각한 우려와 경고를 표한다"라고 덧붙였다.
 
국내 배급전문가들 역시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의 변칙개봉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흥행분석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하영 전 시네마서비스 배급이사는 28일 전화통화에서 "할리우드 대형 직배사들의 한국 시장 교란행위"라면서 "횡포이자 반칙"이라고 맹비난했다.
 
또 "국내시장에도 간혹 변칙개봉이 나오기는 하지만 성수기가 아닌 비수기고, 주로 극장이 원하는 측면도 있다"면서 "이번에는 극장들이 원하기보다는 대형 직배사가 힘의 논리를 앞세운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수기 돌입 시점에 사실상 월요일 개봉은 한국시장을 우습게 보는 직배사들의 오만한 태도로, 예의가 없는 행동"이라며 "한 주 앞서 개봉한 영화뿐만 아니라 그 주간 개봉하는 다른 영화들까지 힘으로 누르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영화 개봉일은 배급사가 판단할 사안이지 명문화된 사항이 아니라는 점에서 별도의 규제가 쉽지 않다. 다만 시장의 암묵적 합의질서를 깨뜨린 것이고, 이를 계기로 앞으로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소니픽처스에 대한 비난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기도 하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소니 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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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독립영화, 다큐멘터리, 주요 영화제, 정책 등등) 분야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각종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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