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
CJ엔터테인먼트
"스크린독과점을 주의하라!"
개봉 첫날부터 56만을 동원하고 둘째 날 100만을 돌파한 <기생충>에 대한 영화인들의 당부다. 여기에는 한국영화 최초의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이라는 대업을 이룬 만큼 어떤 논란도 없이 꾸준히 흥행에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최광희 평론가는 개봉을 앞두고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기생충>은 양극화를 비판하는 영화인데 부디 흥행 양극화를 부추기는 스크린 독과점은 안하길 기대합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다른 평론가와 영화계 인사들 역시 "독과점을 하면 좋은 영화였어도 안 좋은 인상으로 남게 된다"며 "스크린 수 2000개 이상을 넘지 않고 장기 흥행으로 영화의 가치가 더 높게 인정받기 바란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어벤저스: 엔드 게임>이 스크린독과점 기록을 경신하며 한국 극장의 다양성을 없앴던 상황이 내심 불편했던 영화인들로서는 이런 모습을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자칫 한국영화의 자랑이 될 만한 작품이 다른 문제로 오점이 생기기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논란 없는 흥행 기원
개봉 2일차인 31일 <기생충>은 66만 관객을 기록하며 누적 124만을 기록했다. 관객이 가장 많이 찾는 토요일 200만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 개봉 첫 주말 300만 도달 가능성도 엿보인다. 예매율은 70% 안팎이고 좌석판매율은 40%를 웃도는 등 모든 지표에서 다른 경쟁작들을 압도하고 있다. 이 흐름대로만 보면 간다면 천만 가능성도 예측해 볼 수 있을 정도다.
31일 기생충의 스크린수는 1825개로 개봉 첫날 1783개보다 42개 늘었다. 상영횟수는 8804회로 첫날 8265회보다 550회 정도 늘어났다. 스크린 점유율은 32.6%를 차지하고 있고, 상영점유율은 48.3%를 차지하고 있다. <어벤저스: 엔드게임>이 최대 58.0%의 스크린점유율과 80.9%의 상영점유율을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아직 약하다.
하지만 스크린독과점의 심리적 경계인 스크린 2000개에 근접하고 있는 중이다. 한국영화에서 2000개 이상 스크린을 차지했던 영화는 세 편 정도다. 2017년 개봉한 <군함도>는 2027개 스크린을 차지해 첫 2000개 스크린 한국영화가 됐고, 지난해 개봉한 <신과 함께 : 인과 연>은 2235개로 최다 스크린을 차지했다. 올해 첫 천만영화 <극한직업>은 2003개였다.
외국영화의 경우 <어벤져스: 엔드게임> 2835개로 3000개 스크린에 육박했고, 지난해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2553개로 뒤를 있고 있다. 한 개의 영화만이 존재하고 다른 영화는 찾아보기 어렵게 만든, 극장의 다양성이 사라지게 만든 <어벤저스> 시리즈의 극심한 스크린독과점은 최근 이를 제한 법률에 대한 논의를 가속화 시키는 중이다.
많은 영화인들은 이 시점에서 <기생충> 역시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 말려들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다. 온라인 흥행분석사이트 흥행판을 운영 중인 이하영 흥행분석가는 "<기생충>은 스크린독과점에 대한 논란이 생기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