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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얼굴' 시몬-앤더슨... 배구 챔스 결승전 '뜨거운 승부'

시몬 소속팀, 유럽 챔스 우승 '2관왕' 달성... 앤더슨 소속팀, 5연패 좌절

19.05.19 18:19최종업데이트19.05.19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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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V리그 시절' 시몬(루베 치비타노바)-앤더슨(제니트 카잔)
'한국 V리그 시절' 시몬(루베 치비타노바)-앤더슨(제니트 카잔)한국배구연맹
 
남녀 모두 새로운 팀이 유럽 배구 최강자에 등극했다. 18일(아래 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2018-2019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여자배구는 노바라, 남자배구는 루베 치비타노바가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과거와 다른 부분이 있다. 남자배구와 여자배구 결승전이 같은 날, 같은 경기장에서 연속해서 열렸다는 점이다. 그에 따라 여자배구 결승전은 18일 오후 11시, 남자배구 결승전은 19일 오전 2시에 펼쳐졌다.

여자배구 결승전에서는 노바라가 이모코를 세트 스코어 3-1(25-18, 25-17,14-25, 25-22)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남자배구 결승전에서는 루베 치비타노바가 제니트 카잔을 3-1(16-25, 25-15, 25-12, 25-19)로 제압하고 왕좌를 탈환했다.

남녀 모두 이탈리아 리그 팀이 우승했다. 이탈리아 팀이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것은 여자배구의 경우 2015-2016시즌 포미가 우승 한 이후 3년 만이다. 남자배구는 더 오랜만의 일이다. 2010-2011시즌 트렌티노가 우승한 이후 무려 8년 만이다. 그동안 여자배구는 터키 리그, 남자배구는 러시아 리그 팀들이 우승을 독차지했다.

초호화 군단 '별들의 전쟁'... 제니트 카잔, '5연패' 무산

남자배구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제니트 카잔의 '왕조 시대'가 무너지느냐가 최대 관심사였다. 결국 5연패를 이루지 못하고, 왕좌에서 내려왔다.

결승에서 만난 제니트 카잔과 루베 치비타노바는 그야말로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로 구성된 초호화 군단이다. 세계 배구 강국을 대표하는 핵심 선수들이 대거 몰려 있다.

제니트 카잔은 라이트 미하일로프(31세·202cm·러시아), 레프트 앤더슨(32세·205cm·미국), 은가페(28세·194cm·프랑스), 센터 볼비치(29세·211cm·러시아), 사모일렌코(34세·207cm·러시아), 리호셰르스토프(30세·215cm·러시아), 세터 부트코(33세·198cm·러시아), 리베로 베르보프(37세·183cm·러시아)가 포진했다. 특히 센터진은 모두 210cm대의 초장신이다.

루베 치비타노바는 라이트 소콜로프(30세·206cm·불가리아), 레프트 후안토레나(34세·200cm·이탈리아), 레알(31세·201cm·브라질), 센터 시몬(32세·206cm·쿠바), 스탄코비치(34세·205cm·세르비아), 세터 브루노(33세·192cm·브라질), 리베로 블라소(24세·175cm·이탈리아)가 주전 멤버다.

루베 치비타노바, '2관왕' 달성... 공격 삼격편대-서브 '위력'

루베 치비타노바는 이번 결승전에서 주전 선수 전원을 활용하는 토털 배구를 바탕으로 스피드 배구를 완벽하게 구사했다. 또한 주전 전원이 강력한 스파이크 서브를 구사하며 제니트 카잔의 수비를 흔들었다.

이는 기록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소콜로프 17득점, 레알 15득점, 후안토레나 14득점으로 공격 삼각편대가 고른 활약을 펼쳤다. 공격성공률도 세 선수가 45~63%를 기록했다. 센터진도 시몬 9득점, 스탄코비치 6득점을 올렸다. 시몬은 공격성공률이 75%에 달했다.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았다.

루베 치비타노바는 서브에서도 10개의 에이스를 기록하며, 제니트 카잔 서브 에이스 5개보다 2배나 많았다.

제니트 카잔은 은가페 14득점, 앤더슨 12득점, 미하일로프 10득점, 리호셰르스토프 5득점, 볼비치 3득점, 사모일렌코 3득점으로 전반적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은가페는 공격성공률이 36%로 양 팀 공격수 중에서 가장 낮았다.

루베 치비타노바는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올 시즌 2관왕을 달성했다. 지난 15일 종료된 2018-2019 이탈리아 리그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라이벌 페루자를 3승 2패로 제압하고, 이탈리아 리그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제니트 카잔의 왕조를 무너뜨리고, 남자배구의 새로운 최강자로 등극한 셈이다.

레온 떠난 자리 컸다... '카잔 왕조' 마감하나

사실 최근 몇 년 동안 남자배구는 제니트 카잔의 독무대였다. 이번 결승전에서 승리할 경우, 유럽 챔피언스리그 5연패의 위업을 달성할 수 있었다. 제니트 카잔은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2014-2015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4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제니트 카잔의 독주는 쿠바 출신의 '괴물 신예' 월프레도 레온(26세·201cm)이 입단한 2014-2015시즌부터 시작됐다. 2014-2015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4년 연속 트레블(3관왕)을 달성하며 엄청난 기록을 이어갔다. 4년 동안 러시아 리그, 러시아 컵, 유럽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우승한 것이다.

이를 주도한 건 레온, 앤더슨, 미하일로프로 이어지는 세계 최강의 공격 삼각편대였다. 앤더슨과 미하일로프는 미국과 러시아 대표팀의 주 공격수다.

그러나 올 시즌은 제니트 카잔의 삼각편대에 변화가 생겼다. 주 공격수 레온이 이탈리아 리그 페루자로 이적을 했기 때문이다. 그 자리에 프랑스 대표팀의 주전 레프트인 은가페를 영입했다. 현재는 은가페-앤더슨-미하일로프로 신 삼각편대를 구축한 상태다.

결과는 러시아 리그와 유럽 챔피언스리그 모두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다. 제니트 카잔은 올 시즌 러시아 리그에서도 6년 만에 우승에 실패했다. 지난 8일 끝난 2018-2019 러시아 리그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쿠즈바스(Kuzbass)에게 1승 3패로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이로서 2013-2014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5년 연속 러시아 리그 우승을 달성했던 제니트 카잔의 일방 독주도 중단됐다. 그리고 유럽 챔피언스리그도 5년 만에 정상에서 내려왔다. 제니트 카잔의 왕조 시대도 함께 종료됐다.

국내 배구팬 '반가운 얼굴'들... 시몬·앤더슨·메라치 

이번 유럽 챔피언스리그 남자배구 결승전은 국내 배구팬들에게 반가운 얼굴들이 선을 보였다.

제니트 카잔의 앤더슨은 2008-2009, 2009-2010시즌 2년 동안 현대캐피탈의 외국인 선수로 활약했다. 일각에서는 실패한 외국인 선수로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평가를 비웃듯, 유럽 리그로 건너가 세계 최정상급 공격수로 우뚝 섰다.

루베 치비타노바의 시몬은 2014-2015, 2015-2016시즌 V리그에서 OK저축은행의 외국인 선수로 활약하며,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었다.

또한 루베 치비타노바에는 올해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체력 트레이너'로 선임된 마시모 메라치(44세·이탈리아)가 활약하고 있다. 2011-2012시즌부터 8년 동안 루베 치비타노바에서 체력 트레이너를 맡고 있다.

마시모 메라치는 유럽 챔피언스리그가 끝났기 때문에 곧바로 '2019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VNL)' 1주차 대회(5.21~23)가 열리는 세르비아로 날아간다. 그 곳에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에 합류한다.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들의 체력 관리, 부상 재활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국내 배구팬들도 케이블TV를 통해 시청을 할 수 있다. 국내 케이블TV에서 방송이 되는 'EUROSPORT' 채널은 20일 오전 2시 30분과 오후 2시에 여자배구 결승전, 오후 3시 30분에 남자배구 결승전을 재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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