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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었던 고양이가 살아 돌아왔다고...? 공동묘지의 비밀

[리뷰] 영화 <공포의 묘지> 4DX로 본다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걸

19.04.15 14:01최종업데이트19.04.1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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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묘지> 포스터 ⓒ 롯데엔터테인먼트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인 스티븐 킹은 영화, 드라마 제작으로 이어진 작품도 많다. 흔히 스티븐 킹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은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샤이닝> <미스트> <그것> 등 공포 장르, 두 번째는 <쇼생크 탈출> <그린마일> <스탠 바이 미>와 같은 드라마 장르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덧붙이고 싶은 부류가 바로 'B급 호러 무비'다. <맹글러> <나이트 플라이어> <쿠조> <크리스틴>은 스티븐 킹의 다른 공포 영화들과 달리 'B급 느낌'이 물씬 풍기는 흥미로운 작품들이라 할 수 있다.
 
1989년 메리 램버트 감독에 의해 영화화 되고 속편까지 등장했던 <공포의 묘지>를 '리메이크' 한 2019년 판 <공포의 묘지>는 B급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스티븐 킹 원작의 영화이다. 의사 루이스는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시골로 이사한다. 아내 레이첼과 딸 엘리는 집 뒤편의 산에 한 무리의 아이들이 지나가는 것을 보게 된다. 동물 가면을 쓰고 북을 울리며 음침한 분위기를 내는 아이들. 호기심에 아이들을 따라간 엘리는 그곳에서 동물 공동묘지를 발견하게 된다.
  

<공포의 묘지>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크리드의 이웃이자 묘지의 관리인으로 이 마을에서 평생을 산 주드는 이전부터 마을에는 동물이 죽으면 공동으로 매장을 했던 풍습이 있었음을 엘리에게 알려준다. 아내와 사별한 후 외롭게 살던 주드는 엘리를 통해 마음을 열고 루이스 가족과 가까워지게 된다. 한편 루이스와 레이첼은 이 시골마을로 이사 온 후 망령에 시달리게 된다. 루이스는 자신이 살려내지 못한 환자의 환영을 보게 되고 그 환자는 루이스를 공동묘지로 안내하는 등 기묘한 체험을 선사한다.
 
레이첼은 어린 시절 온몸이 뒤틀리는 병에 걸려 죽은 언니의 환영에 시달린다. 당시 레이첼은 부모가 모두 외출 중일 때 언니에게 밥을 가져다 줘야 했고 자신을 질투해 "너도 몸이 뒤틀릴 것"이라는 언니의 저주가 무서워 기계를 통해 밥을 전달하기도 했다. 어린 레이첼은 기계가 자주 이상을 일으킨다는 걸 알았지만 언니를 만나기 싫어서 그런 선택을 했던 것. 기계를 통해 밥을 먹으려던 언니는 기계 이상으로 인해 죽고 만다. 그녀는 이사 온 집에서 잊고 있었던 언니에 대한 공포를 다시 상기하게 된다.
  

<공포의 묘지>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어느 날 고양이 처치가 차에 치여 죽고 루이스는 엘리가 슬퍼할까봐 걱정한다. 이에 주드는 엘리를 위해 루이스를 데리고 비밀장소를 향한다. 동물 공동묘지에 쌓인 나무 장막을 넘어 향한 안개가 가득한 장소에 처치를 묻힌 루이스. 그리고 다음 날, 루이스는 처치가 살아 돌아온 걸 보고 깜짝 놀란다. 하지만 돌아온 처치는 흉악하게 변해버렸고 이에 주드는 그 장소의 비밀에 대해 털어놓게 된다. 인디언 보호 지역 근처인 그 장소는 죽은 자가 살아오는 신성한 장소이지만 동시에 흉폭하고 잔인한 모습으로 돌아오는 저주 받은 장소였다.
 
어린 시절 주드는 죽은 개를 그 장소에 묻었으나 살아 돌아온 후 어머니를 공격했고 결국 죽일 수밖에 없었다. 당시 그 개는 원래 사나운 개여서 그랬을 것이라 생각해 얌전한 고양이 처치는 다를 것이라 여겼다는 주드. 이에 루이스는 처치를 집에서 내쫓는다. 하지만 엘리가 생일 날 교통사고로 사망하면서 루이스는 다시 '공포의 묘지'를 향하게 된다.
  

<공포의 묘지>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공포의 묘지>는 4DX로 개봉하면서 공포의 질적인 힘을 더했다. 4DX의 경우 영화 속 모션에 따라 움직이는 모션 체어와 피나 비 장면에서 뿌려지는 정수된 물, 여기에 바람 효과로 영화 속 장면들을 더욱 실감나게 느끼게 만드는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은 공포장르의 영화를 상영할 때 큰 효과를 발휘한다. 예를 들어 기존 플랫폼에서의 공포 영화는 청각과 시각을 통해 공포감을 조성한다. 시각이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시각이 심장을 덜컹이게 만드는 효과를 준다.
 
4DX는 여기에 신체반응이 작용한다. 예를 들어 무서운 이야기를 듣던 중 누군가가 갑자기 신체접촉을 하면 화들짝 놀라게 된다. 4DX의 갑작스러운 모션 체어 움직임과 등을 툭 치는 모션 효과는 공포의 체험감을 가중시킨다. 공포감을 더욱 더 살린 4DX 효과가 돋보이는 장면은 세 장면을 뽑을 수 있다. 첫 번째는 레이첼이 죽은 언니와의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이다. 이 장면에서 어린 레이첼이 음식을 기계로 보낼 때 나는 삐걱거리는 소리가 모션 체어의 움직임으로 전해지면서 당시 레이첼이 느꼈을 긴장감과 공포감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두 번째는 공포의 묘지로 향하는 장면이다. 이때 4DX의 바람과 안개 효과는 으스스한 영화 속 공간을 온몸으로 느끼게 만들어주면서 서늘한 공포를 전해준다. 세 번째는 돌아온 엘리가 주드를 공격하는 장면이다. 앞서 엘리와 주드의 강조된 우정이 깨지는 충격을 주는 이 장면은 주드가 느끼는 긴장과 공포, 살기 위한 몸부림을 모션 체어의 움직임을 통해 극대화시키며 영화 속 공포를 체험으로 전환시킨다.
  

<공포의 묘지>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공포의 묘지>는 B급 영화가 줄 수 있는 독특한 공포가 돋보이는 영화이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 개연성이라는 측면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루이스가 무덤에서 돌아온 처치가 포악해진 것을 보고도 왜 딸을 그곳에 묻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이는 최근 공포영화의 트렌드라 할 수 있는 공포와의 공존을 생각한다면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는 지점이라고 본다. 공포는 우리의 삶과 따로 분리시켜 생각할 수 없는 감정이다. 우리는 누구나 일상에서 공포를 지니고 살아간다.
 
권투선수는 링 위에 서는 것이 두렵고 직장인은 프로젝트 때문에 상사를 대하는 게 두렵다. 그럼에도 우리는 살아가기 위해 이 공포를 안고 생활한다. 루이스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는 딸을 잃은 슬픔보다 딸이 변할 것을 알면서도 그 공포와 함께 살아가는 것이 더 견뎌낼 수 있는 감정이라 여겼을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고 본다면 이 영화가 전하는 공포, 특히 4DX라는 플랫폼을 통해 더 강한 긴장감을 전하는 무서움은 후회 없는 체험을 선사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준모 기자의 개인 블로그와 브런치, 키노라이츠, 루나글로벌스타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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