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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경기 3-0 완승' 라파엘 나달, 치치파스 꺾고 결승행

[호주오픈] 남자단식 준결승서 라파엘 나달, 치치파스에 3-0 승리

19.01.25 09:22최종업데이트19.01.25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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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잡을 곳 없을 정도로 라파엘 나달의 경기 운영은 완벽했다. 황제 로저 페더러를 이기고 준결승까지 올라온 치치파스의 돌풍이 놀라웠지만 탄탄한 수비 능력을 갖춘 나달 앞에서는 기를 펴지 못하고 스스로 무너져 내렸다.

남자 테니스 최고의 왼손잡이로 불리는 라파엘 나달(스페인, 세계 랭킹 2위)이 24일 오후 5시 45분(한국 시각) 호주 멜버른 파크에 있는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벌어진 2019 호주 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스테파노스 치치파스(그리스, 세계 랭킹 15위)와의 준결승전에서 1시간 46분 만에 3-0(6-2, 6-4, 6-0)으로 가볍게 이겨 통산 18번째 그랜드 슬램 타이틀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1세트 서브 실수로 무너진 치치파스
 

스테파노스 치치파스가 24일(한국시각) 호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2019 호주오픈' 준결승 라파엘 나달과의 경기에 임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4라운드(16강)에서 남자 테니스계의 황제로 불리는 로저 페더러(스위스, 세계 랭킹 3위)를 3시간 45분만에 3-1로 이기고 준결승까지 올라온 치치파스가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자신감 넘치는 포핸드 스트로크로 라파엘 나달과 정면으로 맞서는 것 자체만으로도 보는 이들의 심장 박동수를 끌어올렸다. 그런데 엉뚱한 곳에서 치치파스가 무너진 것이다. 문제는 서브 실수(더블 폴트)였다. 

1세트 일곱 번째 게임 서브권을 쥐고 있던 치치파스는 이상할 정도로 자신감이 넘쳐보였다. 첫 서브가 라인을 벗어났을 경우 대체로 두 번째 서브는 조금 느리더라도 정확하게 반대쪽 작은 박스 안에 넣는 것이 상식이지만 치치파스는 세컨드 서브도 첫 서브처럼 강하게 뿌려댔다. 

그러다보니 적중률은 당연히 떨어졌고 연거푸 두 개의 서브 실수를 저지르며 중요한 자기 서브 게임을 내주는 결과를 내고 말았다. 순간적으로 서브가 흔들린 치치파스를 상대로 라파엘 나달은 네트 앞으로 달려와 치치파스의 라켓이 미치지 못하는 곳으로 백핸드 드롭샷을 오른쪽 옆줄 안쪽에 정확하게 떨어뜨려 게임을 따냈다. 1세트 게임 스코어 5-2가 된 바로 이 순간이 실질적인 결승 진출 갈림길을 만들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2세트에서 다시 자기 서브 게임 관리를 잘 해낸 치치파스는 1세트처럼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4-4까지 팽팽한 균형을 이루었기에 보는 이들은 진짜 준결승전의 묘미는 그 때부터라고 생각했을 정도였다. 

그런데 역시 테니스는 결정적 순간에 나오는 실수로 승자와 패자가 엇갈리는 스포츠라는 사실을 또 한 번 확인시켜주었다. 2세트 아홉 번째 게임에서 치치파스가 서브를 넣었지만 라파엘 나달은 놀라운 코트 커버 수비 실력을 자랑하며 치치파스를 궁지로 몰아넣었다. 

여기서 두 개의 브레이크 포인트 기회를 잡은 라파엘 나달은 네트 앞으로 달려온 치치파스가 하프 발리 실수를 저질러 5-4로 앞서나가는 터닝 포인트를 잡아냈다. 그리고 이어진 자기 서브 게임에서 라파엘 나달은 간단한 서브 포인트로 2세트를 가져왔다. 

나달의 평균 승리 시간, 2시간 1분 48초
 

라파엘 나달이 24일(한국시각) 호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2019 호주오픈' 준결승 스테파노스 치치파스와의 경기에 임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이렇게 또 하나의 완승 조건을 갖춘 라파엘 나달은 3세트를 더 쉽게 풀어나갔다. 치치파스가 서브를 넣은 첫 게임부터 0-4로 세 개의 브레이크 포인트 기회를 잡은 나달은 놀라운 백핸드 크로스 실력을 자랑하며 브레이크에 성공했다.

세 번째 게임에서도 라파엘 나달의 절묘한 백핸드 톱 스핀 로브가 브레이크 포인트를 만들어냈고, 다섯 번째 게임에서도 나달의 뛰어난 코트 커버 수비력이 빛나며 게임 스코어 5-0으로 벌어지고 말았다.

결국 마지막 서브권을 쥔 라파엘 나달은 듀스까지 따라붙은 치치파스의 몸부림에도 불구하고 침착한 스트로크 싸움을 펼치며 완벽한 게임 끝내기 실력을 자랑했다. 

1라운드(128강)부터 준결승에 이르기까지 모두 여섯 경기를 뛰면서 라파엘 나달은 단 한 세트도 상대 선수에게 내주지 않았고 실제로 뛴 경기 시간조차도 경기당 2시간 1분 48초에 그쳤다. 

세 개의 세트를 먼저 따내야만 경기가 끝나는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규정을 감안할 때 겨우 2시간 1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은 근래에 보기 드문 완승 행진을 입증하는 명백한 증거다.

대진운도 좋은 라파엘 나달은 일요일 오후 결승전을 상대보다 하루 더 쉬면서 여유있게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또 하나의 준결승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랭킹 1위)와 뤼카 푸유(프랑스, 랭킹 30위)의 대결은 25일 오후 5시 30분경으로 배치돼 있다.

2019 호주 오픈테니스 남자단식 준결승 결과
(1월 24일 오후 5시 45분, 로드 레이버 아레나-멜버른 파크)

★ 라파엘 나달 3-0(6-2, 6-4, 6-0) 스테파노스 치치파스

◇ 주요 기록 비교
서브 에이스 : 나달 5개, 치치파스 5개
더블 폴트 : 나달 0, 치치파스 2개
첫 서브 성공률 : 나달 66%(40/61), 치치파스 69%(45/65)
첫 서브 성공시 득점률 : 나달 85%(34/40), 치치파스 64%(29/45)
세컨 서브 성공시 득점률 : 나달 71%(15/21), 치치파스 30%(6/20)
브레이크 포인트 성공률 : 나달 55%(6/11), 치치파스 0%(0/1)
네트 포인트 득점률 : 나달 82%(18/22), 치치파스 53%(10/19)
리시빙 포인트 득점률 : 나달 43%(28/65), 치치파스 20%(12/61)
위너 : 나달 28개, 치치파스 17개
리턴 위너 : 나달 2개, 치치파스 1개
언포스드 에러 : 나달 14개, 치치파스 22개
리턴 언포스드 에러 : 나달 0개, 치치파스 3개
서브 최고 속도 : 나달 198km/h, 치치파스 207km/h
첫 서브 평균 속도 : 나달 183km/h, 치치파스 186km/h
세컨드 서브 평균 속도 : 나달 155km/h, 치치파스 155k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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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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