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에이드의 전신이 된 밴드 에이드(Band Aid)의 'Do they know it's christmas?' 싱글 커버. 밥 겔도프와 밋지 유어가 기획했다.
Columbia Records
에티오피아 기아 난민을 구호하기 위해 뮤지션 밥 겔도프(Bob Geldof)와 밋지 유어(Midge Ure)가 기획한 이 대규모 콘서트는 100여 개국에 실황 중계되며 19억 명의 시청자를 확보한, 방송 역사상 가장 거대한 도전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 다음 날인 14일 '세계는 한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라이브 영상을 녹화하여 방송한 바 있으니, 한국인에게 '라이브 에이드'가 아예 처음은 아니다.
영상 재편집과 화질 조정을 거쳐 방영된 2일 특집은 훨씬 깔끔한 영상과 음향을 들려줬다. 유튜브에 검색하면 바로 감상할 수 있지만, TV 스크린으로 보는 그 날의 뜨거운 열기와 카리스마는 <보헤미안 랩소디> 속 콘서트 장면과 더불어 또 다른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날 방송은 영국의 인기 밴드 스테이터스 쿠오 공연을 시작으로 1980년대를 사로잡은 혼성 밴드 샤데이, 스팅과 다이어 스트레이츠, 필 콜린스의 무대는 기성세대에게는 추억을, 신세대에게는 1980년대의 유산을 선사했다.
<보헤미안 랩소디> 재현의 원형이 된 퀸의 라이브 공연은 21분 무편집으로 방영됐다. 이어 브라이언 페리, 데이빗 보위, 폴 매카트니와 엘튼 존, 조지 마이클까지 등장하며 영국 라이브 에이드의 주제가 격 노래 'Do they know it's Christmas?'를 합창하는 모습까지 만날 수 있었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재현된 라이브 에이드 무대. 이 날 방송분에서도 퀸의 21분 공연은 무편집으로 생생히 전달됐다.
20세기 폭스 코리아
더 많은 아티스트들의 무대를 담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33년 전 공연을 재방영하다 보니 화질과 음질 수준이 낮은 녹화본은 방송에 포함되지 못했다. 전설의 록 밴드 레드 제플린의 재결성 무대, 노벨문학상 수상 뮤지션 밥 딜런과 전설 롤링 스톤즈의 합동 무대, 무명 밴드에서 세계를 호령하게 된 계기를 만든 유투(U2)의 라이브 에이드 공연은 아쉽게도 유튜브 실황에서 다시 만나야 했다.
600만 관객을 돌파한 <보헤미안 랩소디>의 흥행은 한국에 퀸 열풍, 프레디 머큐리 재조명을 불러오며 수많은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중이다. 라이브 에이드 생중계는 이 유행의 정점을 상징한다. 일요일 늦은 밤 시간에 편성됐고 저작권 문제로 인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시청도 제한됐지만, SNS와 포털 검색창, 실시간 이슈에는 라이브 에이드와 출연 아티스트들의 이름이 끊임없이 오르내렸다. 심야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은 5.4%(닐슨코리아)나 찍었다.
▲새벽 2시 실시간 이슈 순위를 점령한 ‘라이브 에이드’와 그 출연 뮤지션들
카카오톡 채널 캡처
음악 팬의 입장으로 <보헤미안 랩소디>에 이어 '라이브 에이드'가 성공하는 지금 상황은 꿈만 같다. <비긴 어게인>, <맘마미아!> 등 음악 영화의 성공 사례가 없던 것은 아니나 <보헤미안 랩소디>의 대박을 점친 이들은 거의 없었다.
그 성공이 음악을 처음 듣던 유년기 시절, 어렵게 구한 비디오와 DVD, 유튜브를 통해서 수십 수백 번 돌려 보던 라이브 에이드 실황을 안방으로 인도할 것이라고도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심지어는 비틀즈, 데이빗 보위, 프레디 머큐리, 조지 마이클이 검색어 순위 1위에 올랐다.
전국의 록 팬들과 팝 음악 마니아들은 이날 방송을 보며, 그리고 예상보다 훨씬 뜨거운 대중의 반응을 보며 뭉클한 감동을 느꼈음이 분명하다. 특히 1985년을 직접 살아보지 못한 젊은 세대 음악 팬들의 감정은 더욱 크다. 팝 음악의 불모지가 되어버린 현 음악 시장에서 전설을 기억하는 법은 스스로 찾고 질문하며 차근차근 공부해 나가는 길 뿐이었다. 그마저도 최근 몇 년 사이, 방송에 출연한 데이빗 보위, 조지 마이클, 프레디 머큐리는 이미 세상을 떠나고 없다.
▲MBC는 라이브 에이드 실황 중계에 이어 12월 10일 MBC 스페셜 '내 심장을 할퀸(Queen)'을 통해 퀸의 이야기를 재조명한다.
MBC 스페셜 유튜브 캡쳐
<보헤미안 랩소디> 흥행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영화 인기를 이어간 이날의 방송과 대중의 관심은, 오래도록 음악을 사랑하며 찾고 들었던 나에게 놀라운 선물로 느껴졌다. 적어도 오늘 새벽만큼은 많은 이들과 함께 더는 볼 수 없는 전설과 그들의 노래를 공유하고 추억하며, 벅찬 음악의 역사적 순간을 함께 나누며 호흡하고 열광하게 된 것이다.
평화와 박애의 정신을 실천한 밥 겔도프와 밋지 유어의 정신은 노래 제목처럼 음악을 통해 온 세계를 '위 아 더 월드'로 만들었다. 33년이 지난 지금도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와 라이브 에이드 콘서트는 세계를 하여금 퀸의 노래로, 라이브 에이드에 참여한 수많은 아티스트들의 명곡들로 우리를 하나로 이어준다. 라이브 에이드 특집을 시청한 모든 이들의 마음속에 '음악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굳건한 믿음이 자리 잡길 소망한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
대중음악평론가
- 대중음악웹진 이즘(IZM) 에디터 (2013-2021)
- 대중음악웹진 이즘(IZM) 편집장 (2019-2021)
메일 : zener1218@gmail.com
더 많은 글 : brunch.co.kr/@zenerkrepresent
공유하기
한국 포털사이트 점령한 '퀸'... 상상 못한 일이 벌어졌다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밴드
- e메일
- URL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