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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승' 인천, 서울전 승리를 통해 얻은 2가지는?

[K리그1 37R] 인천, 서울 상대로 1-0 승리 거두며 잔류 가능성 높여

18.11.25 11:11최종업데이트18.11.25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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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의 동화작가인 한스 안데르센은 생전에 <인어 공주> <미운 오리새끼> <벌거숭이 임금님> 등 아동문학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수많은 걸작동화를 남기면서 지금도 널리 그 이름이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K리그판 안데르센 동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그 주인공은 욘 안데르센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다.
 

▲ 경기 바라보는 욘 안데르센 감독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 인천 욘 안데르센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 연합뉴스


인천은 지난 24일 오후 2시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치러진 'KEB 하나은행 K리그 1 2018' 37라운드 FC서울과의 원정경기에서 승리했다. 인천은 전반 6분 한석종의 결승골에 힘입어 서울을 1-0으로 물리치고 10위로 올라서며 잔류 가능성을 높였다.

이 승리로 인천은 지난달 28일 대구FC와의 경기에서 0-1로 패한 이후 내리 3연승을 내달리며 최근 좋은 흐름을 계속 이어가게 되었다. 또한 경기내용 면에서도 인천의 절실함이 눈에 띄었다. 인천은 서울 선수들보다 한발 더 뛰는 투지를 보였고, 측면싸움에서 서울에 앞서며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서울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인천의 잔류 가능성은 이전보다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이 경기를 통해 인천이 얻은 수확도 분명 존재했다.

상대전적에서 서울에 앞선 인천

인천은 그동안 서울을 상대로 약한 모습을 보였다. 물론 지난 두 시즌 동안은 고비 때마다 서울의 발목을 잡으며 잔류에 성공했다곤 하지만 좀 더 깊게 들여다보면 서울에 힘없이 무너지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인천의 서울상대 시즌 전적(리그 기준)
2010년: 1승 1패
2011년: 2무
2012년: 1승 1패
2013년: 1승 2무 1패
2014년: 1승 2패
2015년: 1무 2패
2016년: 1승 2패
2017년: 1승 2패
2018년: 2승 2무


인천이 서울을 상대로 상대전적이 가장 좋았던 시즌은 인천이 처음으로 상위 스플릿에 오른 2013년이 유일했다. 이후에는 1골차의 승리는 있었지만 지난 시즌 홈에서 서울에 1-5로 패하는 등 2골차 이상으로 패하는 경우가 다수였다.

하지만 올 시즌은 인천이 서울을 상대로 상당히 강했고 처음으로 서울을 상대로 상대전적에서 앞서는 시즌을 만들었다. 특히 인천이 올 시즌 서울을 상대로 거둔 2승 2무 가운데 2승 1무는 서울에 큰 타격을 줄 정도로 임팩트가 컸다.

지난 4월 1일 열린 서울과의 경기에선 종료 직전 '시우타임' 송시우의 극적인 동점골로 서울의 시즌 첫 승을 막아선 데 이어 7월 22일 열린 서울과의 홈 경기에서도 종료 직전 문선민의 결승골로 욘 안데르센 감독의 데뷔 첫 승을 기록했다. 이를 비롯해 당시 리그 4경기 무패행진을 달리던 서울의 상승세를 막아냈다.

그리고 24일 열린 서울과의 경기는 서울에 제대로 비수를 꽂았다. 비기기만 해도 잔류할 수 있었던 서울을 상대로 지면 강등의 위협이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인천은 절실함을 바탕으로 무장했고 서울을 상대로 한발도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 박주영, 인천 벽에 막히는 회심의 슛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서울 박주영이 인천 수비를 앞에 두고 슛을 시도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결국 전반 6분 한석종의 결승골이 나오면서 서울을 1-0으로 눌렀는데 이 승리의 의미가 컸다. 잔류의 가능성이 높아진 것뿐 아니라 지난 9월 열린 서울과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었음에도 버티지 못하고 동점골을 허용해 무승부를 기록했던 인천이 경기가 끝날 때까지 기어코 버텨내며 승리를 지켜냈다는 점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인천 입장에서는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경기였다.

경우의 수 늘린 인천

인천은 서울, 상주 상무, 전남 드래곤즈와 치열한 강등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인천은 시즌 후반부로 갈수록 페이스가 떨어진 전남이 최하위로 강등이 확정된 가운데 이제 잔류를 놓고 서울, 상주와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 수비 사이에서도 여유 있는 무고사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인천 무고사가 서울 수비진 사이에서 드리블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인천은 만약 서울과의 경기에서 패했다면 최종라운드 전남전에 모든 사활을 걸어야 했다. 하지만 서울을 상대로 승리하면서 한시름 덜게 됨과 동시에 잔류 경우의 수가 늘어나게 됐다.

다음달 1일 열리는 하위스플릿 최종라운드의 매치업은 인천vs.전남, 상주vs.서울, 강원vs.대구의 대결로 진행된다. 강원과 대구는 잔류가 확정되었기 때문에 매치의 관심도가 떨어지지만 인천vs.전남전과 상주vs.서울 경기는 끝까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인천이 전남과의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상주vs.서울 경기 결과에 관계 없이 잔류를 결정짓게 된다. 이런 가운데 무승부를 거두더라도 잔류의 가능성이 높은 현 상황이다.

현재 서울이 40점(9위), 인천이 39점(10위), 상주가 37점(11위)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인천이 무승부를 기록하고 서울이 승리하거나 두 팀이 무승부로 끝낸다면 잔류가 확정된다. 혹여나 상주가 승리를 거두더라도 승점 다음으로 다득점을 우선시 하는 K리그의 현재 규정에 따라 올 시즌 52골을 터뜨린 인천이 40점을 기록하고 있는 상주에 한참 앞서 있어 잔류할 수 있게 된다. 최악의 경우로 전남과의 경기에서 패한다면 상주와 서울의 경기 결과를 끝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봐야 하는 인천이지만 아주 절박한 상황은 피한 것은 사실이다.

올 시즌 최하위를 기록하는 빈도가 잦았던 인천의 잔류 가능성은 낮게 보였지만 위기의 순간에서 보여준 그 절실함은 결국 잔류의 가능성을 높였다. 이는 결과적으로 인천 스스로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즌 말미 K리그에 펼쳐지고 있는 인천의 동화는 과연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인천 잔류 경우의 수
인천vs.전남전 승리시: 상주vs.서울 경기결과 관계 없이 잔류
인천vs.전남전 무승부시: 서울 승리or무승부시 잔류, 상주 승리시 다득점에 앞서 인천 잔류
인천vs.전남전 패배시: 서울 승리or 무승부시 잔류, 상주 승리시 11위로 승강 플레이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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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FC서울 인천 유나이티드 안데르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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