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뮤직비디오 '스물셋'
로엔
자신이 아무리 시시각각 상반된 모습을 보여도 그래서 그런 자신이 쓴 글들이 때로는 표리부동해 보일지라도 아이유는 그렇게 말한다. 거짓말을 쓴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그 무엇도 가짜가 아니라고. 이렇게 되면 '진정한 자신' 따위를 찾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다. 진짜는 가짜가 있을 때만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유가 '그 무엇도 진짜 내가 아니다'라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그리고 돌이켜보면 이는 맞는 말이다. 내가 어른처럼 살 때도 그것에 실패할 때도, 아이처럼 어리광을 부릴 때도 거꾸로 의연하게 행동할 때도 그 중에 가짜는 없었다. 그건 모두다 나였다. 그리고 삶면서 지키고자한 원칙을 버겁게 느끼는 게 그것을 부정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내가 글로 남긴 통찰도 스스로 얻은 고유한 진실이었다. 가짜는 없다. 그런데 나는 왜 불안해했을까. 집요하게 무엇이 가짜인지 추궁하고 진짜를 알고 싶어했을까. 어느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야 나는 질문을 시작했구나. 내가 누구인지.
질문 받는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지혜
결국은 그런 차이다. 나는 시간이 흐르면 사람은 으레 성장하리라 생각하며 게으르게 살았다. 미성숙하게 살아도 나이만 먹으면 그저 온전히 성숙하기만 한 사람으로 변화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로 남아선 안 되는 나이가 되었음에도 그렇다고 완벽하게 어른이 되지는 못한 것 같으니 두려움에 빠졌다. 그래서 계속 질문했다. 지금의 나는 어떤 사람이냐고. 나는 성공했냐고 실패했냐고. 다른 사람들은 착실히 성장의 과정을 밟아나가는 동안 스스로가 누구인지도 모른채로 뒤쳐질까 무서워서 계속 스스로를 채근했다.
반면 아이유는 외부로부터 질문을 마주했다. 지나치게 빠르게 그리고 너무 많이. 지난 시간 사람들은 아이유가 아주 사소한 스캔들에만 휘말려도 혹은 연애를 시작해도 질문했다. '너는 '좋은 날'을 부르던 청순한 소녀가 맞아? 이제는 아닌 거야? 아니면 애초에 아닌데 그런 척 했던 거야?'라고. 사람들은(특히 남자들은) 아이유가 기대했던 자신의 이미지와 다르게 행동하면 그 기대가 애초에 충족은 가능한지는 묻지 않은 채 실망부터 했다. 그리고 터무니 없는 비호감 이미지를 씌우기도 했다. 그 시간을 거쳐서 나온 곡이 '스물셋'이였다. 또 다시 살짝 올라오던 질투심을 접는다. 아이유는 그 나이에 노래에 담긴 깨달음을 얻을만 했다. 이건 공평한 결과다.
▲아이유 뮤직비디오 '스물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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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에서처럼 사람들은 아이유에게 줄곧 질문을 던져왔다. 너는 여우인 척하는 곰이냐고 아니면 곰인 척하는 여우냐고. 어느 쪽이라고 답해도 거짓말쟁이임은 피할 수 없다. 그저 전자는 되바라진 것으로 후자는 교활한 것으로 여겨질 뿐이다. 결국 답하는 사람만 나쁜 사람이 되는 위험한 질문이다. 그래서일까 '스물셋'에서 아이유는 지금이 좋다고 했다가 사실은 때려치우고 싶다고 말하고, 사랑이 하고 싶다 하더니 돈이나 많이 벌고 싶다고 말한다. 영원히 아이로 남고 싶다고 했다 아니 사실은 어른이 되고 싶다고도 하고, 죽은 듯이 살고 싶다고 했다가도 솔직히 다 뒤집어버리고 싶다고 이야기 한다. 그렇게 아이유는 상반된 욕망과 생각을 그저 바구니를 뒤집듯 우르르 풀어놓는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말한다.
'맞혀봐, 어느 쪽이게.'
▲아이유 뮤직비디오 '스물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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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아이유는 질문에 갇히는 대신 질문하는 사람들을 미로에 가둔다. 오히려 공을 반대 쪽으로 넘겨버린다. 이것이 자신을 향한 무수한 물음표 사이에서 아이유가 찾아낸 지혜일까? 그리고선 아이유는 명랑하게 '사실은 나도 몰라'라고 노래한다. 그래도 괜찮은 것처럼. 그게 당연한 것처럼. 왜냐면 애초에 잘못된 질문의 답은 모를 수 밖에 없는 것이니까. 그래도 괜찮은 것이니까. 그렇게 시간을 건너 '너는 도대체 누구냐고' 스스로에게 질문하며 자학하는 나에게 아이유의 노래는 다가왔다. 그러지 않아도 괜찮다고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너는 애초에 찾을 수 없는 것을 찾고 있다고 말하며. 못 찾아도 괜찮은 것을 찾고있다고 말하며. 스스로 짊어진 그 공을 나도 언젠가는 내려놓을 수 있을까. 어쨌든 아이유가 먼저 걸어간 발걸음을 따라 나도 미로를 벗어나고자 한다. 여전히 나는 스스로가 미덥지 않지만 그래도 조금은 덜 미워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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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는 일에 관심이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오마이뉴스 유지영입니다. alreadyblue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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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혀봐 어느 쪽이게' 나를 바꾼 스물셋 아이유의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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