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완벽한 타인>의 한 장면.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를 볼 때는 느끼지 못했다. 어느새 그 줄기들이 주체가 되어 서사를 이끌고 있구나 하는 걸 어렴풋이 느끼기만 했을 뿐, 각자의 사정들이 주는 긴장감과 재미가 쏠쏠해서 자세하게 느끼고 분석할 새가 없었다. 혼자 봤으면 그럴 새가 있었겠지만, 영화관에서 많은 관객들과 함께 보니 분위기에 쏠린 경향이 없지 않아 있었다 하겠다.
마지막 반전, 특히 특정 영화를 연상하게 만드는 장면은 꽤나 탁월한 선택이었다. 덕분에 영화 중반 이후의 서사와 메시지의 따로 노는 자못 어설픈 느낌이 한순간 풀어졌다. 비단 탁월한 선택이 영화의 탁월함으로 이어지진 않았을지언정 최소한의 짜임새를 선사한 것이다.
하지만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막장의 아우라는 '역시'라는 생각을 비껴가지 못한다. 여기서 영화는 또 한 번의 위기를 맞이할 수 있는데, 그 아우라가 거대하게 느껴지면 영화는 그저 그런 막장 코미디가 될 것이고 그 아우라가 그저 영화가 말하는 수많은 메시지 중의 하나이거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게 느껴지면 영화는 웰메이드 블랙 코미디가 되는 것이다.
참으로 여러 면에서 경계에 서 있는 이 영화, 개인적으로 경계를 오가는 미묘함 자체가 긴장감과 재미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거기에선 이 영화이 맞이하는 여러 위기들이 의미가 없어진다. 막장이든 웰메이드이든, 사적인 비밀들의 줄기가 객체가 되든 주체가 되든. <완벽한 타인>을 본 대부분의 관객들은 거기에 천착하게 될 것이고, 고로 영화를 아주 재미있게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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