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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새로 선보인 자동 고의사구, 스피드업 효과는 '미비'

경기시간 크게 줄지 않아... 시간 제한 외 근본 해결책 필요해

18.10.22 18:35최종업데이트18.10.2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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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간 단축을 위해 올 시즌 도입한 자동 고의사구가 결과적으로 큰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하성이 고의사구로 걸어나간 뒤 끝내기 안타를 친 박병호 ⓒ 넥센 히어로즈

 
한국프로야구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경기시간을 줄이고 관중들에게 보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제공하기 위해 스피드업 제도를 도입했다.

한국프로야구는 2000년대 들어서 18년간 매해 경기시간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21세기 한국프로야구에서 경기시간이 3시간 10분 이내였던 시기는 2000년과 2002년, 2004년이었다. 2000년도에는 3시간 4분이었으며 2002년과 2004년에는 3시간 8분이었다. 하지만 그 외에는 모두 3시간 10분을 웃돌았고, 특히 2014년에는 3시간 27분으로 가장 긴 평균 경기시간을 기록했다.

한국프로야구는 스피드업 제도를 실시한 이래로 효과적인 경기시간 단축을 위해 매년 더욱 강화된 규정들을 내놓았다. 올 시즌은 찬반논쟁이 있었지만 '자동 고의사구'를 도입해 확실한 경기시간 감소 효과를 노렸다. 자동 고의사구란 따로 투수가 투구하지 않더라도 감독이 심판에게 고의사구 의사를 보내면 자동으로 볼넷으로 인정하는 규칙이다.

또한 포수의 마운드 방문 횟수도 연장전 포함 3회에서 정규이닝 2회, 연장전 돌입 시 1회 추가로 바뀌었다. 투수의 이닝 교대와 투수 교체 시에 대한 룰도 변경했다. 기존의 규칙은 투수의 이닝 교대와 투수 교체 시 준비 투구 수를 제한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이닝 교대 시간을 2분, 투수 교체 시간을 2분 20초로 제한하여 준비 투구 수 대신 시간에 제약을 걸었다. 12초 룰의 경우에는 지난해와 동일하게 첫 번째는 경고를 주되, 두 번째부터는 볼 판정에 벌금 20만 원을 부가하는 것이 추가되었다.

타자들의 경우 타석에 들어서는 모든 타자는 2개의 여분 배트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규정을 넣었다. 배트가 부러졌을 시 배트를 가져오는 시간 때문에 지연되는 경기시간을 막으려는 조치이다.

마지막으로 실질적으로 무제한의 시간을 쓸 수 있었던 비디오 판독의 경우는 5분으로 제한했다. 기술적인 문제가 있거나 특수하게 복잡한 상황이 아닐 경우, 5분 이내에 원심을 뒤집을만한 확실한 근거를 찾지 못할 경우 원심을 유지하는 규칙이다. 비디오 판독으로 경기가 지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 규정을 신설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경기시간은 연장 포함 3시간 21분으로 지난해와 같은 수치다. SK 와이번스가 연장 포함 평균 3시간 15분으로 가장 적은 경기시간을 기록했고 LG 트윈스가 3시간 18분으로 뒤를 따랐다. 평균 경기시간이 가장 긴 팀은 롯데 자이언츠였다. 롯데 자이언츠는 정규이닝은 3시간 24분, 연장을 포함하면 3시간 29분으로 리그 평균보다 7분이나 긴 경기시간을 기록했다.
 

리그 평균자책점이 높았던 시즌과 해당 시즌 평균 경기시간 ⓒ 청춘스포츠

 
매년 강력해지는 스피드업 규정이 효과를 보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리그의 타고투저 문제를 꼽을 수 있다. 리그 전체 평균자책점이 제일 높았던 시즌은 2014년(5.26)이었다. 평균자책점 5.20인 올 시즌이 두 번째로 높은 시즌이었다. 2016년(5.19), 2017년(4.98)이 뒤를 이었다. 또한 유일하게 20세기인 1999년도가 4.98로 5위를 차지했다. 마지막으로 2015년은 평균자책점 4.89로 리그 전체 평균자책점이 6번째로 높은 시즌이었다.

실제로 리그 평균자책점이 높은 순서대로 1위부터 6위까지인 연도는 1999년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평균 경기시간이 길었던 시즌 4위 안에 속해 있다.

2014년이 3시간 27분으로 가장 길었고 그 뒤로 2016년(3시간 25분)으로 두 번째로 긴 평균 경기시간을 기록했다. 2015년, 2017년, 2018년은 모두 3시간 21분으로 네 번째로 긴 시즌 평균 경기시간을 나타냈다. 1999년도의 경우에도 3시간 7분으로 20세기에서 가장 긴 경기시간을 보여주었다. 이를 통해 경기시간 증가는 타고투저와 해당 시즌 투수들의 능력치와 상관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프로야구는 신규 팬 유입과 박진감 있는 경기를 위해 스피드업을 도입하고 매년 강력해진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시즌 초 그 효과가 나타나는 듯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경기시간은 원점이 되었다.

최근 KBO는 타고투저를 완화시키기 위해 공인구 변화를 고려하고 있다. 이처럼 스피드업을 효과적으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단편적인 경기 내 상황에서의 시간제한만이 아니라 타고투저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해결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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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8기 김도연
야구 KBO 자동고의사구 경기시간 스피드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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