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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만에 돌아온 '여성 래퍼' 윤미래, 그 가사에 담긴 의미

[리뷰] 윤미래 < Gemini >(2002)의 후속 앨범 < Gemini2 >

18.07.06 11:38최종업데이트18.12.20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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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힙합 팬들 사이에서는 견고한 편견이 있다. '랩 잘하는 여성 래퍼'는 별로 없다는 것. 사실 여부와 별개로 실제로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여성 래퍼들이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성 차별적인 요소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단 랩 잘하는 여성 래퍼들도 외모로 평가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여성 래퍼의 경우 남성 래퍼들과 동등하게 경쟁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Mnet <언프리티 랩스타> 역시 <쇼미더머니>에서 포용하지 못한 여성 래퍼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윤미래는 드물게 인정 받아온 여성 래퍼다. "대한민국 3대 여성 래퍼는 윤미래, 타샤, 조단엄마"라는 유명한 농담도 있을 정도다. 타샤와 조단 엄마는 윤미래를 칭하는 또 다른 이름들이다.

< Gemini > 이후 16년, 다시 돌아온 '래퍼 윤미래'
 

윤미래 새 앨범 < Gemini2 > 앨범 재킷. ⓒ 필굿뮤직

 
윤미래가 새 정규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2002년 발표한 1.5집 < Gemini >의 후속작이라는 의미로 새 앨범의 제목은 < Gemini2 >다. 1집 < As Time Goes >나 2집 < To My Love >, 3집 < YOONMIRAE >에서는 윤미래 특유의 R&B 소울을 보여줬다면 1.5집과 이번 4집 < Gemini >는 '래퍼 윤미래'가 확연히 드러난 앨범이다.

< Gemini 2 >의 시작은 '래퍼 윤미래'의 컴백을 알리는 '랩 퀸(Rap Queen)'이다.

"믿던 놈들의 배신

더 이상 언급 안 할게 한 맺힌
새로운 시작 워킹맘의 객기


Drunken의 Yet 들어 봐 봐 나는 대인배
(중략)


멈춘 심장이 뛰게 하는 Rap Queen"
-< Gemini2 > '랩 퀸' 중에서.

윤미래는 남편 타이거JK와 레이블 필굿뮤직(FEELGOOD MUSIC)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앞서 두 차례 거액의 사기를 당했다고 방송에 나와 밝혔던 만큼 '믿던 놈들의 배신'이라는 가사가 평범하지 않게 들린다.

하지만 동시에 부부는 이제는 발 뻗고 잘 수 있다면서 아무 일 아니라는 듯이 언급하곤 했다. 음악에 집중해도 모자랄 시기에 경제적인 문제를 가지고 법적 공방을 벌이던 두 사람은 이제 새 시작을 하는 중이다. 드렁큰타이거도 곧 새 정규앨범이 나올 예정이고 선공개곡 'Yet'은 그의 새 앨범을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더블 타이틀곡인 '개같애'와 'You & Me'는 필굿뮤직 소속 아티스트인 타이거 JK와 주노플로가 피처링을 맡았다. 주노플로는 <쇼미더머니5>에서 주목 받아 필굿뮤직에 들어온 실력파 래퍼다. 두 곡 모두 결혼한 사이와 '썸' 타는 사이에 있을 법한 묘한 기싸움을 윤미래의 랩에 타이거 JK, 주노플로의 지원사격으로 풀어냈다.

"지키다 만 약속 깜빡거리는 눈
들켜버린 너처럼 덜컥거리는 문
만들다 만 베란다는 싸구려 와인창고"
-< Gemini2 > '개같애' 중에서.


"같은 우연이 몇 번째
서로 눈치만 보는데
이게 아닌데 We're not friends
친구 이상이 맞는데 You and me, 네 맘도 같을까."
-< Gemini2 > 'You & Me' 중에서.


이외에도 선공개된 'No Gravity'나 '가위바위보'에서도 윤미래의 수준급 래핑을 들을 수 있다. '샴페인(Champagne)' 같은 곡에서는 R&B 보컬리스트 윤미래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래퍼이자 프로듀서인 랍티미스트(Loptimist)가 작곡에 참여해서 힙합 앨범의 매력을 더욱 가중시켰다.

윤미래의 노래와 랩이 담긴 결과물

힙합 팬들에게는 실력파 래퍼로 통하지만 < Gemini2 > 발매 이전 윤미래는 여러 OST로 사랑 받았다. 특히 <태양의 후예> OST인 'Always'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발라드 위주의 OST 싱글이 상당기간 윤미래의 디스코그래피를 차지해왔다.

2012년 방송된 KBS 2TV <김승우의 승승장구>에서 윤미래는 "노래를 잘 못한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오히려 랩을 할 때 자신감이 붙는다고 했다. 그러나 랩이든 노래든 윤미래는 늘 본인이 할 수 있는 능력치를 모두 담아 대중 앞에 내놓았다. < Gemini2 >는 그 훌룡한 결과물이 아닐까.
윤미래 GEMINI2 힙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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