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시사고발 프로그램 < PD수첩>은 1일과 29일 조계종을 정조준했다.
PD수첩
MBC 시사고발 프로그램 < PD수첩 >이 연이어 불교계에 '죽비(불교에서 장시간 참선으로 심신이 흐트러질 경우 정신을 깨우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를 내리쳤다.
< PD수첩 >은 각각 지난 1일, 그리고 29일 방송된 '큰 스님께 묻습니다' 2부작을 통해 일부 승려들의 일그러진 행각을 고발했다. PD수첩 취재진은 1부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의 은처자 의혹과 교육원장 현응 스님의 성폭력 의혹을, 2부에서는 경북 김천 직지사 주지 법등 스님의 성폭력 의혹과 일부 승려들의 도박 행각을 집중 조명했다.
'종교'의 원뜻은 '으뜸(宗) 가르침(敎)'이다. 실제 예수 그리스도나 석가모니의 가르침은 시대를 초월해 보편적인 진리를 담고 있고, 그래서 그의 가르침을 받들어 각각 그리스도교와 불교가 발흥했다.
승려나 사제, 목회자를 아우르는 성직자들은 으뜸 가르침을 익혀 속인(종교에 귀의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설파하는 전문직 종사자들이다. 이런 이유로 성직자들은 보다 더 높은 윤리의식을 갖춰야 하며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주의해야 한다. 자신들의 말과 행동이 자칫 속인들에게 잘못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리스도교를 그리스 문화권에 전파한 사도 바울로는 테살로니키 교회에 보낸 편지에서 '악은 모양이라도 버리라'고 신신당부했다.
그러나 < PD수첩 >이 고발한 '일부' 승려들의 행각은 윤리의식과는 거리가 멀었다. 먼저 현 조계종 총무원장인 설정 스님은 학력위조와 자녀가 있다는 '은처자' 의혹을 받고 있다. 은처자 의혹은 엄격한 정결법을 요구하는 승려에겐 심각한 흠결이다. 학력 위조는 사회에서도 심각하게 다루는 범죄다.
이 와중에 설정 스님은 이해하기 힘든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설정 스님은 < PD수첩 > 방송을 '법난', 즉 불교 탄압이라고 규정했다. 설정 스님의 말이다.
"MBC의 반성과 사과가 없다면 우리는 이러한 그들의 행위를 불교를 파괴시키려는 법난으로 규정하고 전 불교도의 결집된 교권수호의 힘을 모아 강력하게 대응할 것을 천명합니다."만약 억울하게 은처자 의혹을 받고 있다면, 당당히 검증에 나설 일이다. 더구나 지금은 과학으로 친자 여부를 쉽게 가릴 수 있는 시대다. 그러나 설정 스님은 과학적 검증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자신에게 의혹을 제기한 언론 보도를 더 문제 삼는 모양새다.
이 같은 태도와 관련해 < PD수첩 > 측은 "캐나다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진 설정 스님의 은처자 전아무개씨가 < PD수첩 > 방송을 전후로 한 달 동안 국내에 머문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내에 은처자가 머물 당시 유전자 검사를 통해 의혹을 불식시킬 수 있었지만 의혹 당사자가 나서지 않았다고 짚은 것이다.
'스님들이 도박' 증언에 여성 스님 성폭행 의혹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