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레슬러>의 한 장면.
롯데엔터테인먼트
그 갈등은 결국 서로를 너무 생각한 나머지 엇나가 버린 가족 관계로 표현된다.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하려 했던 성웅과 아들을 사랑한 나머지 훌륭한 선수로 만들고 싶었던 귀보의 대립, 동시에 그런 귀보를 품어왔던 어머니(나문희)와 귀보 간 대립이 그것이다. 나아가 아픈 이웃의 가족사를 자신의 삶 일부로 받아들이고, 진심으로 대했던 가영도 주요 갈등 범위에 포함된다.
처한 상황과 입장은 다르지만 이런 가족의 모습은 현재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보통의 가족을 대변할 만하다. 코미디 장르 특성상 일부 과장된 설정도 있지만, 영화는 유머 코드와 신파를 적절하게 엮으면서 보편성을 담보한다.
캐릭터의 묘미이 영화에서 또 하나의 미덕을 찾는다면 가영을 비롯한 주변 캐릭터의 설정이다. 보통은 이웃집 아저씨를 좋아하고 따라다닌 철없는 소녀 정도로 묘사되고 말거나 이야기를 위해 기능적으로 소모될 법한 인물이 이 영화에선 입체적으로 그려졌다.
진지하게 타이르는 귀보의 속마음을 아랑곳하지 않고, 직진하던 가영은 어느새 귀보와 성웅의 상황, 자신의 꿈을 인지하면서 스스로 또 다른 길을 택한다. 귀보를 친형처럼 따른 승혁(김태훈)은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알려질까 불안해하면서도, 귀보에겐 "너무 아들을 소유하려 들지 말라"며 직언을 서슴지 않는 캐릭터다. 중심 사건이 해결되면서 이웃들도 각자 자신의 삶에서 성장하는 지점을 영화는 나름 놓치지 않으려 했다.
▲영화 <레슬러>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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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여러 웰메이드 유럽영화나 미국 중저예산 독립영화에 비하면 여전히 그 입체감이 아쉽지만 가족주의를 내세운 한국 상업 영화에서 이 정도로 주변부 캐릭터가 살아남았다는 건 특기할 만한 일이다.
이 지점에 대해 김대웅 감독은 "그동안 제가 좋아했던 영화들의 특징이 여러 인물들이 등장해서 주인공을 변화시켜가는 설정이 있었다"며 "시나리오를 쓰면서 그런 면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레슬러>의 캐릭터들은 감독이 충분히 노린 설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한편 언론 시사회 현장에선 나이 많은 남성과 어린 여성 간 이성애 코드가 자칫 불편함을 줄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대해 감독은 "핵심은 부모와 자식 간 관계를 보여주려는 것이고, 가영이가 이웃 아저씨를 좋아한다는 설정은 하나의 촉매제로만 이해해 달라"라고 설명했다. 멜로를 내세운 드라마가 아닌 만큼 아저씨-어린 여성의 조합이 크게 불편하지 다가오진 않는다.
한 줄 평 : 평범함 속에 숨겨진 감독의 패기가 미덕평점 : ★★★☆(3.5/5)
| 영화 <레슬러> 관련 정보 |
연출 : 김대웅 출연 : 유해진, 김민재, 이성경, 나문희, 성동일, 진경, 황우슬혜, 김태훈, 이한서, 박규영 등 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디씨지 플러스 배급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 안나푸르나 필름 크랭크인 : 2017년 7월 19일 크랭크업 : 2017년 10월 17일 러닝타임 : 110분 관람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개봉 : 2018년 5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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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영화인 줄 알았는데... 예상을 벗어난 <레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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