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게스탄에서 강하게 성장한 누르마고메도프와 지인들은 포스(?)부터 남다르다.
누르마고메도프 인스타그램
상대가 누구든 모두 압도... '멘탈까지 부숴버린다''더 메나스(The Menace)' 마이클 존슨(32·미국)과의 경기부터 누르마고메도프는 챔피언급 강자로 확실하게 인정받았다. 어느 정도 접전이 예상됐던 것과 달리 너무도 압도적이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존슨은 체급 내에서 누구도 쉽게 볼 수 없는 복병으로 평가받았지만 누르마고메도프의 괴력 앞에서는 존재감 자체를 상실해버렸다.
존슨은 특유의 빠른 몸놀림과 핸드 스피드를 살려 누르마고메도프의 접근을 막으려 했다. 쉴새없이 잽을 뻗고 무시무시한 훅과 어퍼컷을 날리며 누르마고메도프를 위협했다. 하지만 누르마고메도프는 별반 신경쓰지 않았다. 클린치를 한번 잡기 무섭게 케이지 구석으로 몰고 삽시간에 테이크다운시켜 그라운드로 끌고 갔다.
이후는 너무나도 당연한 누르마고메도프의 세상이었다. 누르마고메도프의 그라운드 압박 앞에서는 상대가 타격가든 그래플러든 큰 의미가 없다. 어차피 무한압박을 당해 짓눌리는 것은 마찬가지다. 레슬러 출신 존슨 역시 마찬가지였다. 누르마고메도프는 사이드, 탑, 백을 오가며 거침없이 파운딩을 날리며 존슨을 농락했다. 마치 상위체급 파이터에게 압박을 당한 듯한 느낌에 1라운드가 끝난 시점에서의 존슨은 어안이 벙벙한 기색이었다.
2라운드부터 존슨은 도망 다니는데 집중했다. 타격을 내기는 했으나 충격을 주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접근하지 말라는 몸부림 같았다. 하지만 누르마고메도프의 손속에는 인정이 없었다. 삽시간에 또다시 존슨을 테이크다운시켰고 그라운드 지옥을 재현했다.
무릎으로 목 쪽을 눌러 압박하고, 팔목을 잡은 채 다른 손으로 호되게 파운딩 연타를 날리는 등 본인이 하고 싶은 공격을 아무런 제약 없이 마음껏 구사했다. 정신없이 얻어맞으면서도 버티고 있는 존슨이 대단해 보일 정도였다.
3라운드에서의 존슨은 그저 힘 없는 사냥감일 뿐이었다. 스탠딩에서 펀치를 주고받는 광경에서도 힘이 실린 쪽은 누르마고메도프였다. 거듭된 데미지로 인해 존슨은 탈진상태였고 기세도 완전히 눌려있었다. 결국 누르마고메도프는 존슨을 그라운드로 끌고 가 기무라 공격을 통해 서브미션 승리를 따냈다. 당시 랭킹 6위였던 존슨이었으나 누르마고메도프 앞에서는 어린 아이 같았다.
좋은 신체조건에 테이크다운 디펜스가 좋은 체급내 최고 타격가 '주니어' 에드손 바르보자(32·브라질) 역시 누르마고메도프를 맞아서는 다른 파이터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바르보자는 경쾌하게 스탭을 밟으며 펀치와 킥을 섞어준 채 아웃파이팅을 통해 경기를 풀어가려 했다. 누르마고메도프는 한번만 잡으면 끝난다는 생각으로 어지간한 잔타격은 신경 쓰지 않고 압박을 거듭했다. 그 과정에서 잔 타격을 상당히 맞았지만 패기 있게 펀치를 휘두르고 플라잉니킥까지 시도하며 바르보자를 케이지 구석으로 몰아부쳤다. 그리고 클린치 상태가 되었다 싶은 순간 삽시간에 테이크다운을 시켜버렸다.
누르마고메도프의 전장으로 끌려간 바르보자는 이전의 존슨과 다를바 없었다. 그간 수많은 그래플러와 붙어본 바르보자였으나 압박의 차원이 달랐다. 누르마고메도프는 늘 그렇듯 마음대로 포지션을 바꿔가면서 파운딩을 날렸다. 1라운드가 끝나고 코너로 돌아가는 바르보자의 얼굴에서 존슨의 표정이 겹쳤다.
바르보자는 이전 존슨보다는 분명 잘 싸웠다. 2라운드에 접어들어서도 스탠딩에서 펀치와 킥으로 하빕을 꽤 맞췄다. 하지만 기세 싸움에서 이미 우위에 있던 누르마고메도프는 무리하지 않고 적당히 받아주면서 빈틈이 보인다 싶으면 그라운드로 끌고 가 버렸다. 그리고 한번 전장이 바뀌면 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지옥의 그래플링 압박이 멈춰지지 않았다. 누르마고메도프의 깨끗한 얼굴과 바르보자의 엉망이 된 상태가 경기 양상을 그대로 보여줬다.
바르보자 전을 통해 누르마고메도프는 타격에 대응하는 자세도 많은 발전을 했음을 증명했다. 가드를 단단히 한 채 잔 펀치는 허용하더라도 큰 공격은 슬쩍슬쩍 흘려냈다. 맷집까지 좋은지라 타격으로 누르마고메도프를 눕힌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임을 지켜보던 다른 파이터에게도 증명했다.
무엇보다 거리가 가까워지면 상대는 누르마고메도프의 그래플링이 두려워 마음껏 한방을 노리기 힘들어진다. 반면 누르마고메도프는 엉켜서 넘어지는 상황 등은 신경조차 쓰지 않은 채 펀치와 킥공격을 시도할 수 있다. 바르보자로서는 3라운드를 버티어낸 것만으로도 박수를 받을만했다.
기세가 꺾일 줄 모르는 지옥의 압박을 견디어낼 라이트급 파이터는 언제쯤 나올지, 극강의 포스를 자랑하는 누르마고메도프의 향후 행보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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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디지털김제시대 취재기자 / 전) 데일리안, 전) 홀로스, 전) 올레 , 전) 이코노비 객원기자 / 농구카툰 크블매니아, 야구카툰 야매카툰 스토리 / 점프볼 '김종수의 농구人터뷰', 농구카툰 'JB 농구툰, '농구상회' 연재중 / 점프볼 객원기자 / 시사저널 스포츠칼럼니스트 / 직업: 인쇄디자인 사무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