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성 논란이 제기된 게임 '서든어택2'의 여성캐릭터
넥슨
그렇다면 캐릭터 삭제와 게임 서비스 중단의 극단적인 사례가 있는데도 왜 '여성 캐릭터 모에화'가 계속되는 걸까? 이에 관해 게임업계에서는 사용자가 남성 중심이라는 논리를 펴곤 한다. 실제로 국내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상대적으로 온라인 게임을 더 많이 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게임의 남성 사용자(51.2%)의 비율이 여성(25.2%)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한국콘텐츠진흥원, '2016 게임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
한혜원 이화여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는 젠더 정체성을 인식하지 않고 게임을 만드는 풍토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게임 콘텐츠와 게임 문화에 관해 연구한 한혜원 교수는 이에 관해 저술한 책 <엘리스 리턴즈>에서 "남성의 성적 욕망을 게임에 표면적으로 반영하는 순간, 여성 플레이어는 그들의 욕망은커녕 존재 자체가 아예 배제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여성 소비자가 적고 남성 소비자가 많다는 이유로 여성 캐릭터가 대상화된다는 논리는 정당하지 않으며, 반대로 이런 콘텐츠 때문에 여성 소비자가 게임의 핵심 소비 그룹에 들어가기 어렵다는 의미다.
한혜원 교수는 게임 회사가 성차별적 태도나 편향적인 자세로 게임을 기획·개발하려는 의도가 없다고 하더라도, 젠더 정체성을 인식하지 않는 풍토가 문제라고도 지적한다. 결론적으로 기획 과정에서 젠더 의식이 고려되지 않기 때문에 게임 캐릭터에 관한 비판이 나오는 셈이다.
문체부가 발간한 '2017년 e스포츠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e스포츠 산업규모는 지난해 830억을 돌파하며 2016년보다 14.9% 증가했다고 한다. 스폰서 시장 규모는 스포츠 부문에서 축구, 야구에 이어 3위에 오르기도 했다. 또한 모바일 게임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오르면서 대중의 일상적인 취미 생활로 자리 잡은 분야이기도 하다.
한혜원 교수는 책에서 "게임은 상업적인 상품인 동시에 문화적인 자산"이라고 말한다. 이어 "문화적 패러다임을 형성하고 인간의 가치관에 영향을 준다"라고 덧붙였다. '캐릭터 몇 개가 무슨 문제냐'라고 하기엔 모바일 게임이 하나의 문화가 된 시대다.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하지 않고도 성공한 사례로는 여성 모험가 '라라 크로포트'의 노출을 줄인 2015년작 게임 <툼 레이더>나 노인 여성 저격수 '아나'가 등장하는 <오버워치> 등도 있다. 이제 더 이상 게임에서 여성 캐릭터의 옷을 벗기는 게 당연하지 않은 시대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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