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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 천재' 네이선 첸, 평창 미국 남자피겨 대표로 확정

미국피겨연맹, 네이선 첸-빈센트 조우-아담 리폰 대표로 확정... 로스 마이너는 탈락

18.01.08 16:49최종업데이트18.01.2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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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8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2017-18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참가한 네이선 천의 모습. 네이선 천은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지난해 12월 8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2017-18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참가한 네이선 천의 모습. 네이선 천은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EPA-연합뉴스

'미국 남자피겨의 돌풍' 네이선 첸(20)이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로 선발됐다.

미국 피겨스케이팅 연맹은 지난 7일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를 선발하는 2018 전미선수권 대회 남자싱글 경기가 끝난 직후, 올림픽 남자싱글 경기에 나설 출전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그 결과 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던 네이선 첸(315.23점), 3위에 오른 빈센트 조우(273.83점), 4위의 아담 리폰(268.34점)이 평창에 서게 됐다. 2위였던 로스 마이너(총점 274.51점)은 연맹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점프 천재' 첸, 평창 앞두고 자신감 업그레이드

네이선 첸은 4회전 점프 전쟁의 중심에 서있는 '괴물 신예'이다. 현재 미국 남자피겨의 간판이며, 올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우노 쇼마(일본)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2월 열린 강릉 4대륙선수권에서도 챔피언 자리는 그의 몫이었다. 당시 첸은 소치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하뉴 유즈루(일본)를 제쳐, 평창을 앞두고 하뉴와 전쟁에서 승기를 잡았다.

이번 대회에서도 첸은 4회전 점프를 과감하게 뛰며 적수가 없음을 보여줬다. 그가 구성한 4회전 점프 만해도 무려 7개(쇼트프로그램에서 2개, 프리스케이팅에서 5개)로 현재 세계 남자피겨 선수 가운데 가장 많다.

첸은 프리스케이팅에서 실수를 줄이는데도 성공했다. 지난해 12월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했을 당시 첸은 전반부에 쿼드러플 살코 점프를 2회전으로 처리하는가 하면, 후반부에 쿼드러플 러츠 점프 등도 회전수 부족 판정 등을 받았다. 점프 천재로 불리는 첸으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었다.

그런데 이번 내셔널 대회에서는 달랐다. 쿼드러플 플립 콤비네이션 점프 시작으로 쿼드러플 플립 단독점프를 비롯해 쿼드러플 토룹 콤비네이션, 쿼드러플 살코 등 모든 4회전 점프 5개를 모두 무리 없이 해냈다. 후반부 트리플악셀 점프를 1회전으로 처리한 것이 옥에 티였다.

세계 남자피겨가 '4회전 전쟁'이 가열된 지 오래됐고 평창에서도 이 전쟁은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한 차례의 점프 실수는 곧 순위를 요동치게 할 전망이다. 이런 추세를 볼 때 첸이 이번 대회에서 쇼트프로그램은 물론 프리스케이팅도 깔끔하게 해냈기에, 평창을 앞두고 더 큰 자신감을 얻고 올림픽에 임할 것으로 본다.

첸은 경기 후 피겨 전문매체인 <아이스네트워크>를 통해 "올림픽에 나가는 것은 아주 오래전부터 내 꿈이었다. 올림픽은 내가 어린 시절 스케이트를 시작할 때부터 내게 동기부여가 되는 존재였다. 또 조우, 리폰과 오랫동안 알아왔고 그들이 훈련하는 것을 보고 경쟁해왔다. 우리가 올림픽 팀에 선발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3위에 오른 빈센트 조우는 지난해 세계 주니어 선수권 챔피언 출신이다. 지난시즌 한국의 루기 차준환(17·휘문고)과 함께 주니어 그랑프리 등과 세계선수권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선수로, 네이선 첸에 이어 미국 피겨의 기대주로 꼽힌다. 빈센트 역시 프리스케이팅에서 첸과 동일하게 5개의 쿼드러플 점프를 구사하고 있는 만큼 점프 수준이나 난이도는 이미 세계 탑급 선수들과 같다고 볼 수 있다.

로스 마이너 vs. 아담리폰, 마지막 경쟁에서 희비 엇갈려 

한편 2위였던 로스 마이너와 4위 아담 리폰의 희비가 엇갈려 모두를 놀라게 했다. 두 선수는 모두 첸, 제이슨 브라운과 함께 그랑프리를 비롯한 국제 대회에 꾸준히 출전했던 미국의 간판이다. 미국 연맹은 올림픽에 보낼 3명의 선수 가운데, 마지막 한 자리는 대개 국제 대회 성적과 전미선수권 성적을 합산해 반영한다.

두 선수의 희비는 여기서 엇갈린 것으로 보인다. 로스 마이너는 2015-2016 시즌 그랑프리 로스텔레콤 컵에서 획득했던 동메달이 마지막이었다. 반면 아담 리폰은 올 시즌 그랑프리에서 두 차례 은메달을 획득했고, 그랑프리 파이널까지 진출해 5위에 올랐다. 두 선수가 국제대회 성적에서 대조를 이룬 것이다.

로스 마이너로서는 너무나 안타까울 수밖에 없었다. 이번 대회에서 그는 후회없는 한 판을 즐겼기 때문이다. 프리스케이팅에서 쿼드러플 살코 점프를 시작으로 두 차례 트리플 악셀 점프와 트리플 러츠 콤비네이션 점프 등 모든 요소를 매끄럽게 연기했다.

아담 리폰은 마지막에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전반부 4회전 점프는 쿼드러플 러츠 점프에서 회전수 부족 판정을 받았지만 나머지 트리플플립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악셀 콤비네이션 점프는 모두 완벽했다. 하지만 후반부 트리플살코, 트리플러츠 점프를 모두 1회전에 그치고 말았다. 두 선수의 경기 결과는 여기서 갈렸다.

하지만 결국 미국빙상연맹은 로스의 손이 아닌 아담의 손을 들어줬다. 미국의 피겨 전문기자인 필립 허쉬는 경기가 끝난 후 트위터를 통해 로스 마이너 코치와 한 인터뷰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그것이 사실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된 후부터 나의 제자들에게 열심히 훈련하고 최선을 다하면 너의 꿈을 이뤄질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더는 할 수 없게 됐다"고 말해 미국 피겨연맹의 결정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미국 피겨스케이팅 대표가 모두 정해지면서 피겨 왕좌 탈환을 노리는 강국들의 쟁탈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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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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