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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기둥 된 손흥민, '포스트 차범근-박지성' 되려면

주변 의구심 극복하고 진화한 그... 안정적 선수 경력 위해선 병역 문제 해결해야

18.01.02 13:26최종업데이트18.01.0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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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전 결승골' 기뻐하는 손흥민 지난 11월 21일(현지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의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도르트문트와의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H조 5차전에서 골을 터뜨린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오른쪽)이 팀 동료인 해리 케인(왼쪽)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현재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간판스타'를 단 한 명만 꼽으라면 많은 이들이 아마도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이름을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손흥민은 지난해 21골을 터뜨리며 차범근(19골)이 보유하고 있던 역대 한국인 선수 유럽무대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을 경신한데 이어, 박지성이 보유했던 한국 선수 프리미어리그 시즌 최다 골(27골)까지 넘어서며 최고의 2017년을 보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A매치 61경기에 나서서 20골을 넣으며 부동의 에이스로 인정받고 있다. 그야말로 차범근과 박지성의 뒤를 이어 한국축구를 상징하는 '살아있는 전설'의 길을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고 할 만하다.

2018년은 손흥민이 진정한 '월드스타'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현재 진행중인 2017-18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자신이 수립한 작년 개인기록 경신에 도전하고 있으며, 프로무대에서 아직 한 번도 들어올리지 못한 우승트로피도 노려볼 만하다. 국가대표팀에서는 6월 러시아월드컵과 8월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등이 기다리고 있다.

손흥민은 2016-2017시즌 총 48경기에 출전해 21골(리그 14골)을 넣었다. EPL 3년차인 올 시즌엔 26경기에 나서 9골(리그 6골)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7경기에 출전해 5골(리그 4골)을 넣으며 절정의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시즌 자신의 개인 최다골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은 충분하다. 작년 이맘때는 리그보다 벤치 조커나 컵대회 위주로 기용되는 '로테이션 멤버'에 가까웠다면 올시즌에는 부동의 주전으로 기용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현재 리그 6위에 그치고 있는 토트넘은 우승권에 한발 밀려나 있는 상태지만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주어지는 4위권과의 격차는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태에서 고작 4점차에 불과하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일찌감치 16강에 진출하여 유벤투스(이탈리아)와의 결전을 앞두고 있으며, 지난해 준결승전에서 아깝게 좌절한 FA컵도 남아있다. 해리 케인-크리스티안 에릭센과 함께 어느덧 토트넘 공격진의 핵심 멤버로 성장한 손흥민으로서는 팀의 반등을 이끌어야할 책임감이 더 무겁다.

어엿한 기둥이자 주전 공격수로 성장한 손흥민

손흥민의 축구인생에서 두 번째 출전인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대한 국민적 기대도 크다. 손흥민은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1골을 기록하며 한국이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겪는 와중에 그나마 선전한 멤버 중 한 명이었다. 당시에는 대표팀 막내였다면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현재 대표팀에서는 어엿한 기둥이자 주전 공격수로 성장했다.

손흥민은 유럽무대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아나가고 있지만 대표팀에서는 아직 충분한 성취를 이루지 못한 상태다. 손흥민의 이전 세대에서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군림했던 차범근이나 박지성의 경우, 유럽무대에서의 활약도 활약이지만 대표팀에서 이룬 성과 역시 '넘사벽'이었다.

차범근은 A매치 136경기 58골로 아직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는 한국축구 A매치 최다골 기록 보유자이며 한국축구가 9회연속 월드컵 본선행 역사가 시작된 86년 멕시코월드컵의 멤버이기도 하다. 박지성은 아시아 선수 최초의 월드컵 본선 3회 연속 득점, 2002 한일월드컵 4강, 2010 남아공월드컵 원정 16강 등 한국축구의 위대한 역사를 새롭게 쓴 주역이다. 손흥민이 한국축구의 '거룩한 계보'를 잇는 전설로 거듭나려면, 최소한 차범근-박지성에 견줄만 한 성취를 대표팀에서도 보여줘야하고 그러기 위해서 사실상 가장 중요한 무대가 바로 월드컵에서의 활약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러시아월드컵에서 독일-멕시코-스웨덴 등 만만치 않은 강호들과 '죽음의 조'에 배정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의 역대 월드컵 조편성 중에서도 손꼽힐 만한 난이도라는 평가도 있다. 냉정히 말해 객관적인 전력면에서 한국의 조별리그 생존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나마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손흥민의 존재 때문이다.

해외무대에서도 가장 인지도가 높은 손흥민을 한국의 간판스타로 거론하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자연히 월드컵에서도 상대팀의 집중견제가 예상되는 가운데 전성기에 돌입한 손흥민이 과연 어느 정도의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사다.

병역혜택 걸린 대회와는 유독 운 없었던 손흥민

아시안게임 출전 여부도 중요한 변수다. 손흥민이 유럽무대에서의 선수경력을 안정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선 병역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상무나 경찰청에 가기 위해서는 해외 경력을 중단하고 K리그로 돌아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남은 방법은 국제대회 입상을 통하여 병역혜택을 얻는 것 뿐이다.

손흥민은 그간 능력치와 명성에 비하여 병역혜택이 걸린 대회와는 유독 인연이나 운이 없었다. 2012 런던올림픽(동메달)과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금메달)은 충분히 차출가능한 나이였지만 당시 무관심이나 소속팀의 반대같은 악재에 직면하며 합류가 무산됐고 결과적으로 손흥민에게는 큰 아쉬움으로 남게됐다. 유일하게 참가했던 2016 리우올림픽에서는 와일드카드로 합류했으나 8강진출에 만족해야했다.

손흥민의 미래를 감안하면 올해 아시안게임이 어쩌면 월드컵보다도 더 중요한 대회가 될수도 있다. 현재 김봉길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대표팀에서는 손흥민의 와일드카드 발탁 가능성이 유력하다. 문제는 4년 전 당시 소속팀이었던 레버쿠젠이 그러했듯이 토트넘이 FIFA의 국가대표 의무소집에 해당하지 않은 아시안게임 주력 선수인 손흥민의 차출에 동의해줄지 미지수라는 점. 설사 손흥민이 합류하더라도 올해 아시안게임 대표팀이 '골짜기 세대'로 불릴만큼 우승을 장담하기 어려운 전력이라는 점 등 여러 가지 난관이 존재한다.

손흥민은 지금까지 여러 가지 시련과 주변의 의구심 등을 극복해내고 꾸준히 진화를 거듭하며 어느덧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했다. 2018년에는 손흥민이 차범근이나 박지성의 아성에 버금가는 월드클래스로 인정받는 한 해가 될수 있을지 국민적인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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