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한국 축구 아시아경기대회 질곡의 도전사

8월 인도네시아 대회 금메달 획득은 필수

18.01.01 15:51최종업데이트18.01.01 19:20
원고료로 응원
2018년 한국축구의 이슈는 당연히 2개 국제대회에 집중된다. 첫 대회는 2018년 6월 개최되는 러시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이며, 두번째 대회는 8월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되는 아시아경기대회다. 한국축구는 러시아 FIFA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과 인도네시아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축구는 과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

그동안 한국축구는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총 17번 가운데 4번 금메달을 획득하는 데 그쳤다.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하고 있는 한국축구로서는 실로 만족스럽지 못한 금메달 사냥 결과다. 그래서 한국축구의 아시아 경기대회 금메달 도전사는 질곡의 역사 그 자체다.

아시아 경기대회는 아시아인의 단결과 친선도모를 목적으로 창설된 아시아지역 종합스포츠 제전으로서, 국제 올림픽 위원회(IOC)가 공인하여 대회는 4년에 한 번씩 올림픽 중간해에 회원국 중 희망국에서 개최한다. 1951년 인도 뉴델리에서 제1회 아시아 경기 대회가 개최되었으며, 첫 대회 경기 종목은 육상, 축구, 농구, 배구, 야구, 하키, 테니스, 복싱, 레슬링, 역도, 수상경기, 예술 전시 등 총 12개 종목이 거행됐다.

한국은 제1회 뉴델리대회에 6·25전쟁 발발로 불참한 뒤 1952년 아시아경기연맹총회에서 정식회원국으로 가입한 후, 1954년 제2회 마닐라 아시아경기대회에 첫 출전했다. 한국 축구는 4개조로 나눠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위가 토너먼트를 벌이는 방식에서 홍콩과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3-3으로 비긴 후 2차전 아프가니스탄전에서 8-2로 대승을 거두며 1승1무로 홍콩과 동률을 이뤘으나 다득점에서 앞서 D조 1위를 차지해 4강에 올랐다.

아프가니스탄전 대승은 준결승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하여 한국은 준결승전을 피하고 준결승전에서 버마(현 미얀마)와 연장전까지 가는 치열한 혈투 끝에 2-2로 비겼으나 다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 결승에 진출했다. 하지만 결승에서 만난 대만(중화민국)에 경험 부족과 실력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2-5로 석패 아쉬운 은메달 획득에 그쳤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한국 축구는 1958년 제3회 도쿄 아시아경기대회에 금메달 도전장을 던졌지만, 조별리그에서 싱가포르를 3-1, 이란을 5-0으로 꺾고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한 뒤 준준결승에서 월남과 인도를 각각 3-1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으나, 또다시 대만에 연장 전접 끝에 3-2로 아깝게 져 통한의 눈물을 흘리며 2회 연속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다.

1962년 제4회 자카르타 아시아경기대회에 연속 출전, 금메달 사냥에 나선 한국 축구는 결승에서 이번에는 인도의 벽을 넘지 못하고 1-2로 패해 3연속 은메달에 그치며 은메달 징크스에 빠지고 말았다.

2, 3, 4회 아시아경기대회 은메달 한을 간직한 한국 축구는 1966년 태국에서 개최된 제5회 방콕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우승을 목표로 필승의 의지를 불태웠으나 조별리그에서 홈팀 태국에 0-3, 버마에 0-1로 연패해 예선 탈락하며 단 1승도 챙기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방콕의 치욕을 갚기 위하여, 4년 동안 절치부심(切齒腐心)한 한국축구는 드디어 준우승 징크스에 종지부를 찍고 대회출전 첫 우승을 일궈내는 감격을 맛봤다.

1970년 한국으로부터 개최권을 넘겨받은 방콕 아시아경기대회에서 한국 축구는 1차 조별리그 C조 첫 경기에서 난적 이란을 1-0으로 꺾은 뒤 인도네시아와 0-0으로 비겨 2차 조별리그에 올랐다. 2차 리그 첫 상대는 홈그라운드의 태국이었다. 험악한 경기장 분위기 속에서 치러진 경기에서 한국은 2-1로 값진 승리를 거뒀다.

2차 리그 첫 경기 태국전 승리 후 두 번째 경기에서는 버마에게 0-1로 아쉽게 패해 한국은 조 2위로 준결승전에 올라 1968년 멕시코 올림픽 동메달 국가인 일본을 2-1로 격파하고, 대망의 결승에서는 버마와 금메달을 놓고 연장전까지 '일진일퇴(一進一退)'의 공방전을 벌였으나 결국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0-0으로 무승부를 기록하며 공동 우승을 차지 황금빛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74년 제7회 테헤란 아시아경기대회는 한국축구에 하나의 오명으로 기록되는 최대 난센스 대회였다. 1966년 잉글랜드 국제축구연맹(FIFA)월드컵 8강을 이룩한 북한과의 대전을 피하기 위하여, 조별 리그에서 쿠웨이트 4-0, 말레이시아 2-3 고의 패배를 자초, 종합성적 1승 1무 3패로 8강 진출로 만족하며 아시아경기대회 무대에서 퇴장해야 했다.

1978년 또다시 태국에서 팡파르를 울린 제8회 방콕 아시아경기대회에서 한국 축구는 조별리그에서 바레인 5-1, 쿠웨이트 2-0, 일본을 각각 3-1로 꺾고 1위로 준결승 리그에 오른 한국은 중국과 말레이시아를1-0, 홈팀 태국을 3-1로 누르고 7연승을 구가하며 결승에 안착, 북한과 숙명의 한판 승부를 펼쳐야 하는 운명을 맞게 됐다.

패하면 역적이 되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대회 마지막날 킥오프(Kick Off)된 결승전 경기는 90분 경기 내내 긴장감이 하늘을 찌를 듯 했다. 전후반 90분을 0-0으로 비긴 뒤 연장전까지 가는 사투를 벌였으나 결국 양팀은 득점에 실패하며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경기를 마쳐 한국 축구는 1970년 방콕 아시아경기대회에 이어 다시 한번 공동 우승으로 금메달 사냥에 성공는 기쁨을 맛봤다.

1982년 제9회 뉴델리 아시아경기대회는 중동의 이라크,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이란이 일으킨 거센 모래 바람 앞에 한국 축구는 조별 리그에서 예멘에 3-0으로 승리했을 뿐 이란 0-1, 일본 1-2 등 연패를 당하며 금빛 문턱에도 접근해 보지 못한 채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다.

1986년 제10회 서울 아시아경기대회는 한국 축구에 찾아온 절호의 우승 기회였다. 1986년 멕시코 FIFA월드컵이라는 큰 무대를 경험한 한국 축구는 1982년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중동 국가가 일으킨 모래 바람을 잠재우고, 우승 0순위 국가로서 진면목을 유감 없이 발휘, 결승 상대인 사우디아라비아를 2-0으로 잠재우고 예선부터 결승까지 승승장구(乘勝長驅) 무패의 전적으로 아시아경기대회 사상 최다 출전국(18개국) 중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 금메달에 입맞춤했다. 이로써 1970년과 1978년 방콕에서 개최된 두 대회에서 버마, 북한과 공동 우승했던 한도 풀었다.

1990년 아시아경기대회 개최 반세기 만에 만리장성과 조우한 제11회 베이징 아시아경기대회는 한국 축구에 진한 아쉬움을 남겨준 대회였다. 예선부터 연승을 이어가던 한국 축구는 준결승에서 만난 이란에 불의에 일격을 당하고 0-1로 주저앉아 빛 바랜 동메달에 고개를 떨궜다. 1994년 현해탄을 건너 히로시마 아시아경기대회 무대에 선 한국 축구는 네팔을 상대로 11-0 대승을 거두며 8강에 진출 홈팀 일본과 한판 승부를 벌여 3-2로 잠재운 한국 축구는 준결승에서 유효슈팅수 15-1의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고도 우즈베키스탄에 중거리 슈팅 한방에 1-0으로 무릎을 꿇었고 쿠웨이트와의 3~4위 전에서도 1-2로 져 메달 획득에도 실패하는 좌절을 맛봤다.

제12회 히로시마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아시아 맹주 자리를 되찾는데 실패한 한국 축구는, 1998년 제13회 방콕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이를 되찾기 위하여 축구화 끈을 조였지만, 1998년 프랑스 FIFA월드컵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또다시 홈팀 태국에 프리킥 한방으로 1-2로 승부의 명암이 갈려 8강에 그치며 한국축구의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 도전 질곡의 역사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데 그쳤다.

2002년 한국에서 16년만에 개최된 제14회 부산 아시아경기대회는 한국축구 아시아경기대회 질곡의 역사에 금메달 사냥의 마침표를 찍어야 하는 중요한 대회였다. FIFA월드컵 본선 6회 출전에 FIFA월드컵 4강 신화를 창조하며 아시아 축구 최강국으로 자리매김한 한국축구가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마저 정상정복을 성취한다면 그야말로 2002년을 완벽한 '한국축구의 해'로 만들 수 있었다. 그래서 'Pride of Asia'는 한국축구의 사명이기도 했다.

조별리그에서 오만, 말레이시아, 몰디브를 상대로 파죽의 3연승을 기록한 한국 축구는 8강전에서 복병 바레인을 꺾고 4강에 진출 난적 이란과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지만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0-0 무승부를 기록, 승부차기에서 아쉽게 패(3-5)하여 3~4위전으로 밀려나 태국을 5-0으로 꺾는데 만족하며 빛바랜 동메달 획득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2006년 제15회 카타르 도하 아시아경기대회에서의 한국축구 금메달 획득은 간절함이었다. 하지만 조별리그에서 북한에 불의의 일격을 당한 한국 축구는 조 2위로 16강에 진출, 중국을 3-0으로 완파한 여세를 몰아 우즈베키스탄을 3-1로 잡고 준결승에 진출했으나 중동의 벽을 넘지 못하고 이라크에 무너진 뒤 3~4위전에서도 이란에 0-1로 패하며 한국 축구의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 획득은 숙원이 됐다.

2010년 제16회 중국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한 한국 축구의 금메달 도전은 또 다시 중동의 거센 모래바람에 막혔다. 조별예선에서 바레인, 베트남, 방글라데시를 가볍게 일축하며 8강전에서 북한을 상대로 3-0 완승을 거둔 한국 축구는 준결승에서 중동의 강호 이라크에 0-1로 무릎을 꿇고 3~4위전에서 이란과 치열한 접전을 펼친끝에 4-3으로 신승하며 동메달에 그쳐 금메달 획득은 다음 2014년 제17회 인천 아시아경기대회를 기약하고 말았다.

홈이라는 이점과 금메달 획득이라는 숙원을 성취하기 위하여 2014년 제17회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무대에 선 한국 축구는, 사우디아라비아, 말레이시아, 라오스를 꺾으며 16강에 진출하여 홍콩을 3-0으로 제압, 8강전에 숙적 일본과 진검승부를 벌인 끝에 1-0으로 승리 후 준결승에서도 태국에 1-0 승리를 일궈내며 대망의 금메달 획득에 도전하게 됐다.

금메달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일 상대는 북한이었다. 실로 한국과 북한은 아시아경기대회 무대에서 금메달을 놓고 36년 만에 격돌하는 감동스러운 무대였다. 결국 한국 축구는 1978년 방콕 아시아경기대회에서 북한과 공동우승의 한을 씻으며, 연장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결승골로 1-0으로 신승, 28년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며 정상 정복에 성공했다.

2018년 제18회 아시아경기대회(2018. 8. 18. ~ 9. 2)가 인도네시아(자카르타, 팔렘방)에서 개최된다. 한국 축구는 2회연속 아시아경기대회 우승을 일궈내기 위하여, 2017년 11월 '골짜기 세대'로 대변되는 U-23세 대표팀(감독 김봉길)이 돛을 올리고 금메달 담금질에 들어갔다.

1954년 제2회 마닐라 아시아경기대회부터 한국 축구는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 사냥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러나 66년 동안 한국축구가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은 단 4차례에 불과하다. 이는 9연속 FIFA월드컵 본선 진출과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하는 한국 축구로서는 만족스러운 대회 결과라고 평가하기 힘들다. 따라서 한국축구의 '아시아 맹주'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2018년 제18회 인도네시아 아시아경기대회에서의 금메달 획득은 필연이 아닐 수 없다.

■ 역대 아시아경기대회 한국축구 성적
 회
 년 도
개최국.장소
                              한 국 성 적
 1
 1951
        인도.뉴델리
                 한국불참
 2
 1954
        필리핀.마닐라
                 은메달(대만 2-5
패)
 3
 1958
       일본.도쿄
                 은메달(대만 2-3 패)
 4
 1962
       인도네시아.자카르타
                 은메달(인도 1-2 패)
 5
1966
       태국.방콕
                 조별리그 탈락
 6
1970
       태국.방콕
           금메달(버마 0-0 연장 무승부.공동우승)
 7
1974
       이란.테헤란
                 8강
 8
1978
       태국.방콕
           금 메달(북한 0-0 연장 무승부.공동우승)
 9
1982
       인도.뉴델리
                 조별리그 탈락
 10
1986
       한국.서울
           금메달(사우디아라비아 2-0 승)
 11
1990
       중국.베이징
                동메달(이란 0-1 패)
 12
1994
       일본.히로시마
                4위(쿠웨이트 패)
 13
1998
       태국.방콕
                8강
 14
2002
       한국.부산
                동메달(태국 5-0 승)
 15
2006
       카타르.도하
                4위(이란 0-1 패)
 16
2010
       중국.광저우
                동메달(이란 4-3 승)
 17
2014
       한국.인천
           금메달(북한 1-0 승)
 18
2018
 인도네시아.자카르타.팔렘방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축구감독 35년 역임 현.스포탈코리아 편집위원&축구칼럼위원 현.대자보 축구칼럼위원 현. 인터넷 신문 신문고 축구칼럼위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