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TER 문화사업단
이에 장례를 치르는 문제로 출국 예정일은 보름 정도 늦춰진 상황. 조부의 장례를 마치고 다음 주일에 할머니를 뵈러온 영배는 이곳에서 외조부모는 물론 수연과 다시 만나게 된다. 수연이 갑자기 걸려온 전화를 받고는 "조만간 이곳 생활을 정리하고, 평소 원하던 서울의 노인전문병원으로 가게 되었다"는 소식을 영배에게 전한다.
그리고는 영배에는 "내 꿈은 얼마 전에 말했고, 당신의 꿈은 무엇이냐"고 물어본다. 영배는 대답하지 못하고 떠났다. 며칠 후 홀로 계신 영배의 조모에게 마지막 인사를 드리러 방문했던 수연은 "영배에게 전달해달라"며 편지 한 장을 조모에게 주고 떠난다.
일요일 아침 조모 댁에 방문한 영배는 수연이 "몇 달 전 병원에서 처음 만난 날부터 당신을 좋아했다"는 편지를 읽고는, 자신에게도 '가장 소중한 꿈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이에 서울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수연을 터미널에서 만나 사랑을 고백하게 된다.
이로써 영배는 미국행을 포기하고 그가 사랑하는 수연과 함께 조모와 외조부모의 곁을 지키게 된다. 이어 수연과 영배는 결혼하게 되고, 1년 후 임신한 수연과 영배의 곁으로 세네갈에 가 있던 부모님도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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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배네 가족과 늘 함께한 경운기재미있게도 연극 <경식아 사랑해>의 주인공은 영배지만, 경식이는 바로 영배의 조부모님 댁에 있는 40년 된 경운기다. 이 경운기는 사람의 이름을 가진 것으로 지난 40년 동안 집안의 큰 일을 해온 소중한 보물이다.
우선 40년 동안 조부모와 함께 농사일을 하면서 가족을 부양했고, 평소에는 할아버지의 발이 되어주었다. 또한 조부가 경운기 사고로 돌아가신 이후에도, 급하게 서울로 떠나가는 수연을 잡기 위해 터미널까지 가는 영배에게 발이 되어 주었다. 또한 임신 후 산기가 있는 임산부 수연에게는 가족 모두를 신속하게 병원으로 이동하게 도와준 구급차 같은 역할을 한다.
당초 올 5월 '둥지'라는 제목으로 공연되었던, 연극 <경식아 사랑해>는 이번 11월에 제목을 바꾸어 관객과 다시 만나게 되었다. 지난 9일부터 내년 2월 11일까지 서울 대학로 이화동 'JTN 아트홀 1관'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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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인 정범철이 연출로 참여해 극이 더욱 짜임새 있게 재정비되었다. 이미 연극 '만리향'과 '돌아온다'로 2014, 2015년 서울연극제 연출상을 연속 수상했다. 그는 대학로를 대표하는 젊은 연출가 겸 극작가로서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갖춘 작품으로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극 시작 직전 공연장 입구에서 우연히 만난 예술 감독 이세창은 "가족 모두가 볼 수 있는 휴먼 코미디연극으로 최소 3년 동안은 장기공연계획이다"며 "연출과 배우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있다. 그래서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배우들과 함께 웃고 울다 보면 마음이 편하고 따뜻해지는 작품이다"며 "이번 공연을 통해 소중한 사람들, 가족과 사랑의 가치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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榴林 김수종입니다. 사람 이야기를 주로 쓰고 있으며, 간혹 독후감(서평), 여행기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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