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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프트 한송이, '서남원 매직 시즌2'의 핵심

[도드람 2017-2018 V리그] 7일 기업은행전 17득점 맹활약, 인삼공사 3-2 승리

17.11.08 09:38최종업데이트17.11.08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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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공사의 끈끈한 배구가 '디펜딩 챔피언'마저 제압했다.

서남원 감독이 이끄는 KGC인삼공사는 7일 화성 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IBK기업은행 알토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19-25,25-22,20-25,25-14,15-12)로 승리했다. 승점 2점을 챙긴 인삼공사는 선두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에게 승점 1점이 뒤진 3위로 1라운드 일정을 마감했다.

인삼공사의 복덩이 외국인 선수 알레나 버그스마는 블로킹 5개를 포함해 37득점을 올렸고 센터 한수지가 블로킹 5개 포함 12득점, 레프트 최수빈은 서브득점 2개와 블로킹 1개를 곁들이며 10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인삼공사는 김해란 리베로(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의 이적으로 인한 전력 약화의 우려를 딛고 1라운드에서 3승2패로 선전했다. 무엇보다 서남원 감독을 기쁘게 했던 일은 바로 한송이의 성공적인 레프트 복귀였다.

오랜 기간 김연경의 파트너로 활약했던 국가대표 레프트

한송이는 센터 변신 후 별다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인삼공사로 트레이드됐다. ⓒ 한국배구연맹


2000년대 초반 현대건설의 젊은 공격수 한유미가 성인 무대에서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을 때 배구계에서는 한유미보다 더 좋은 신체조건과 잠재력을 가진 친동생이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리고 '언니를 능가하는 재목'으로 평가 받던 한송이는 200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한국도로공사에 입단하면서 본격적으로 성인 배구에 등장했다.

또래들 중에서는 독보적인 기량을 뽐내며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대표팀 막내로 올림픽 무대를 밟은 한송이는 2005년 V리그가 출범하면서 도로공사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프로 원년 득점5위에 오르며 도로공사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한송이는 이듬 해 '여제' 김연경(상하이)이 등장했음에도 리그에서 꾸준한 실력을 뽐냈다. 2007-2008 시즌에는 김연경을 제치고 득점 1위(692점)를 차지하기도 했다.

2007-2008 시즌 이후 흥국생명으로 이적해 김연경, 황연주(현대건설)와 함께 삼각편대를 형성한 한송이는 이적 첫 시즌 성인배구 데뷔 후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2008-2009 시즌 이후 김연경이 일본으로, 2009-2010 시즌이 끝난 후에는 황연주가 현대건설로 떠나면서 한송이는 다시 흥국생명의 외로운 에이스가 됐다. 결국 한송이도 2010-2011 시즌이 끝난 후 GS칼텍스로 이적을 선택했다.

어린 시절부터 대표팀의 단골손님이었던 한송이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당구의 차유람, 리듬체조의 손연재, 수영의 정다래, 바둑의 이슬아와 함께 '광저우 5대 미녀'로 불렸고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언니와 함께 한국의 4강신화를 이끌었다. 한송이는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부터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까지 김연경과 함께 대표팀의 주전 레프트 공격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186cm의 대형 레프트 한송이에게 서브 리시브는 언제나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고 한송이는 2015-2016 시즌부터 센터로 전격 변신했다. 한송이의 큰 신장을 살리면서 리시브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는 나쁘지 않았지만 레프트로만 활약하던 한송이에게 센터는 '맞지 않은 옷'이었다. 그렇게 한송이는 국가대표 레프트에서 평범한 센터로 전락한 채 노장 대열에 들어서고 있었다.

2년의 센터 외도 후 레프트로 복귀해 전성기 버금가는 맹활약

한송이의 레프트 복귀는 선수에게나 팀에게나 '신의 한 수'였다. ⓒ 한국배구연맹


2016-2017 시즌이 끝나고 FA 시장이 열리면서 5명의 선수가 대거 팀을 옮겼고 보상선수 지명과 트레이드까지 이어지면서 여자부에 '선수 대이동'이 일어났다. GS칼텍스와 계약기간이 남아 있고 여전히 GS칼텍스를 대표하는 간판 선수였던 한송이는 이번 선수 대이동과는 큰 관련이 없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 6월4일 GS칼텍스와 인삼공사의 '깜짝 트레이드'가 성사되며 한송이는 7년 만에 GS칼텍스를 떠나 인삼공사로 이적했다.

지난 시즌 한수지를 비롯해 여러 선수의 포지션 변경을 단행하며 여자부의 돌풍을 일으켰던 인삼공사의 서남원 감독은 한송이를 센터가 아닌 레프트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무리 인삼공사의 레프트 라인이 약하다지만 30대 중반으로 가고 있는 노장 센터를 다시 공수 부담이 큰 레프트로 복귀시키는 것은 분명 커다란 모험이었다. 하지만 서남원 감독은 공격 점유율이 지나치게 높은 알레나의 부담을 덜어줄 적임자로 경험이 풍부한 한송이를 선택했다.

지난 9월 천안·넵스컵에서 3경기 평균 21.3득점을 올리며 레프트에 성공적으로 복귀한 한송이는 2017-2018 V리그 1라운드에서도 5경기에서 68득점(평균 13.6득점)을 올리고 있다. 비록 1라운드에서 이미 200득점을 넘긴 알레나에 대한 의존은 여전히 크지만 인삼공사에서 알레나를 제외한 공격옵션이 생겼다는 점은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다. 한송이는 공격뿐 아니라 블로킹 에서도 세트당 0.54개를 기록하며 장신 레프트의 이점을 한껏 살리고 있다.

7일 기업은행전에서도 인삼공사의 '2옵션'으로서 한송이의 활약은 눈부셨다. 한송이는 5개의 블로킹을 포함해 17득점을 올리며 37득점의 알레나를 멋지게 보좌했다. 한송이는 공격과 블로킹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오지영 리베로(32개) 다음으로 많은 22개의 디그와 41.18%의 준수한 서브리시브 성공률을 기록했다. 한송이가 팀 리시브의 40% 정도를 책임지고 있음을 고려하면 대단한 선전을 하고 있는 셈이다.

언제나 그렇듯 이번 시즌에도 인삼공사는 개막 전부터 하위권으로 분류됐다. 김해란이라는 팀의 정신적 지주가 빠진 가운데 눈에 띄는 전력 보강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삼공사는 1라운드에서 GS칼텍스와 도로공사, 그리고 '디펜딩 챔피언' 기업은행까지 잡으며 3승을 따냈다. 인삼공사를 하위권으로 분류한 사람들은 아마도 '서남원 매직 시즌2'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돌아온 국가대표 레프트' 한송이의 존재를 계산에 넣지 못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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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도드람 2017-2018 V리그 KGC인삼공사 한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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