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르: 라그나로크>영화의 한 장면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헬라와 그랜드마스터가 보여주는 힘을 강조하는 제국주의적 면모는 현실의 뉴스와 겹쳐진다. <토르: 라그나로크>는 명백히 트럼프 시대를 반영하고 있다. "땅이 아닌, 백성이 있는 곳이 아스가르드"란 외침, '모두의 왕국을 건설하자'는 바람, 레드 제플린의 노래 'Immigrant Song'이 더해지며 '외부, 이민자, 이주'를 말하는 영화의 목소리는 더욱 뚜렷해진다. 마블의 수장 케빈 파이기가 뉴질랜드 출신의 타이키 와이티티에게 메가폰을 맡긴 점도 미국 외부의 정서를 담으려 한 포석이다.
이 외에도 <토르: 라그나로크>는 흥미로운 면이 많다. 신시사이저를 활용한 디스코 음악과 사카아르 행성은 1970~1980년대 스페이스 오페라를 떠올리게 한다. 프로덕션 디자이너 댄 헨나는 사카아르 행성에 금속성 재료로 이뤄진 건물들, 우주에서 날아온 잔해와 알루미늄, 전선들을 활용한 소품, 녹색, 파란색, 보라색, 노란색 등 총천연색 배합으로 꾸며진 아트워크(artwork)으로 가득 채웠다. 사카아르 행성은 MCU의 다른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복고와 SF적 상상력이 결합한 새로운 공간이다.
카메오도 풍성하다.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 분)의 등장은 이미 알려졌다. 초반에 나오는 연극을 눈여겨보길 강력히 추천한다(토르, 로키, 오딘으로 분한 배우는 모두 유명배우다!). 또한, MCU의 작품답게 다양한 연결 고리를 만날 수 있다. 쿠키 영상은 당연하거니와 예상치 못한 대목에서 MCU 캐릭터의 소품이나 영상을 만날 수 있다. 이것 역시 MCU를 보는 즐거움이다.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는 세 번째 솔로 무비에서 자신을 대표하는 물건과 마주했다. <아이언맨 3>에서 아이언맨은 슈트를 파괴했고,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 캡틴 아메리카는 방패를 버렸다. 토르는 <토르: 라그나로크>에서 묠니르를 잃는다. 무기를 잃고 좌절하던 그에게 오딘은 질문한다. "너는 망치의 신이냐? 천둥의 신이냐?" 토르가 자신의 진정한 힘을 깨닫는 과정이 <토르: 라그나로크>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와 <토르: 라그나로크>는 슈퍼히어로들의 대립을 묘사하며 진정한 영웅, 리더의 자격, 지도자의 길을 화두로 던졌다. 두 영화는 각각 현실의 색채와 판타지의 화법으로 분열의 시대상을 포착한다. 이제 슈퍼히어로들은 최강의 적 타노스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맞붙을 예정이다. 그 징검다리 역할은 한 <토르: 라그나로크>는 여러모로 마블 스튜디오의 영리함이 돋보인다. MCU는 또다시 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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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 24프레임의 마음으로 영화를 사랑하는 남자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