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리베로 김해란은 이번 시즌부터 흥국생명의 수비를 책임진다.
한국배구연맹
종목을 막론하고 전 시즌 성적이 좋았던 팀들은 오프 시즌에 전력 보강만큼 기존의 전력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센터 김수지와 조송화 세터, 그리고 정시영이 나란히 FA자격을 얻은 흥국생명은 조송화와 정시영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코트 안팎에서 팀의 '맏언니' 역할을 톡톡히 했던 김수지가 '하필이면' 지난 시즌 챔프전 상대팀 기업은행으로 이적해 버렸다. 흥국생명으로서는 팀의 리더이자 구심점을 라이벌 팀에게 빼앗긴 셈이다.
김수지를 잃은 흥국생명은 FA시장에서 국가대표 리베로 김해란을 영입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작년 리우 올림픽에서 모두 대표팀의 주전 리베로로 활약했던 김해란은 존재만으로 팀 수비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V리그 최고의 리베로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김수지의 보상 선수로 남지연 리베로를 지명하면서 리베로 포화상태가 됐고 김혜선을 방출하며 리베로 라인을 정리했다.
흥국생명은 새 시즌에도 V리그 최고의 공격수 이재영과 1년 만에 흥국생명으로 돌아온 외국인 선수 테일러 심슨(등록명 심슨)으로 이어지는 쌍포가 건재하다. 대표팀 동료이자 오랜 기간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던 김해란과 남지연 리베로가 모였고 지난 시즌 수비왕 한지현까지 버틴 리베로 자리도 전혀 걱정이 없다.
문제는 역시 김수지가 빠진 센터 한 자리다. 주장 김나희의 경우 속공이나 이동공격에는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센터치고는 신장(180cm)이 크지 않아 블로킹에서는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흥국생명은 이번 시즌부터 라이트 요원 정시영이 센터로 변신할 예정이다. 정시영은 지난 천안·넵스컵에서 블로킹 부문 5위(세트당 0.71개)에 오르며 미들 브로커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지만 아직 센터로서의 경험은 턱없이 부족하다.
가뜩이나 높이에 큰 장점이 없던 흥국생명에서 리그 최고의 유효블로킹(우리 팀의 수비로 연결되는 블로킹) 능력을 가진 김수지가 빠졌다. 겉으로 보이는 전력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지난 시즌보다 약해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박미희 감독은 지난 세 시즌 동안 높이보다는 조직력과 기본기를 강조해 흥국생명을 발전시켜 왔다. 부임 후 처음으로 전력 하락을 겪게 된 박미희 감독은 흥국생명의 성적을 다시 한 단계 끌어 올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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