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보다 더한 치명적 상황은, 원칙과 시스템에 목매인 원칙과 시스템이다.
?마노엔터테인먼트
영화가 던지는 또 하나의 치명적인 방면은 원칙을 위한 원칙, 시스템을 위한 시스템의 황망함이다. 그 어느 상황에서도,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게 사람의 목숨이거늘, 그러하기에 유일한 식수가 오염된 상황에서 처해야 할 행동은 당연히 그 원인을 제거하고 또 제거하기 전까지 임시로라도 막아놓은 것임이 당연한 것임을, UN은 그보다 원칙과 시스템을 따르고자 한다.
물론 그들이 내세운 이유도 사람의 목숨이다. 시체로 오염된 우물 말고도 근처에 2개의 우물이 더 있는데, 그곳엔 지뢰가 설치되어 있고 아직 제거하지 않은 상태다. UN은 시체로 오염된 우물보다 지뢰 제거가 우선이라는 원칙 하에서 확고히 생각하고 움직이는 것이다.
물론 지뢰 폭발은 당면한 눈에 보이는 최고 최악의 위기다. 무엇보다 빨리 해치워야 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식수 오염이라는, 눈에 보이진 않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에 광범위하게 지대한 위기를 줄 것이 뻔한 사태보다 시급할까. 그들에게는 '식수 오염'으로 죽는 사람보다 '지뢰'로 죽는 사람보다 아래에 위치해 있는 것이다. 즉 그들의 목표는, 그들이 하달받은 목숨에, 그들이 지켜야할 사람에, '식수 오염' 관련된 조항은 전혀 없다. 그럼 끝인 것이다. 더 이상 거들떠볼 것도 없다.
진정 전쟁보다 더 황망한 게 이런 모습들이고, 전쟁을 일으키고 전쟁을 영위하고 전쟁 덕분에 살아가는 것들도 다름 아닌 이런 모습이다. 정녕 그들의 유연성 없고 고지식하며 완벽한 모습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 모든 면에서 그리 완벽하고, 모든 순간에 그리 완벽하면, 우리네 사는 인생의 하루하루가 어찌 완벽하지 않을 수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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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책에 관련된 어떤 거라도 환영해요^^ 영화는 더 환영하구요. singenv@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