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배현진 앵커
MBC
"여전히 제게 가장 준엄한 대상은 시청자뿐입니다."지난 2012년 5월, 배현진 앵커는 MBC <뉴스데스크> 앵커로 복귀했다. MBC 노조의 파업이 100여일 가량 진행된 상태였다. 그는 사내 인트라넷에 복귀의 변을 게시했고, MBC 사측은 배 앵커의 글을 보도자료로 배포하며 사측의 대변자로 '변신'시켰다.
당시 배 앵커는 "거듭 말씀드리지만 제 신분은 비노조원인 MBC 아나운서입니다"라며 "노조에서 나왔다고 어느 정권 편이니 사측이니 하며 편을 가르려는 시도, 그 의도 매우 불쾌합니다"라고 적었다.
이 글에서 배 앵커는 "한 아나운서 선배에게 '뉴스 앵커이고 공명선거 홍보대사인데 정치적 색채를 가진 구호를 외치거나 그런 성격의 집회 자리에는 갈 수 없습니다'라고 했더니, '어쩔 수 없는 희생이다. 계속 이런 식이라면 너 같은 아이는 파업이 끝난 뒤 앵커고 방송이고 절대 못하게 하겠다. 어떻게든 내가 그렇게 하겠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밝혔다.
노조원과 비노조원이 갈리고, 어느 아나운서 노조 선배가 "불호령"을 내리거나 "심지어 폭력을 가하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민주적 절차를 실천해야 할 노조 내에서 절대로 목격되어선 안 되는 장면이었습니다. 저 아닌 누구라도 어떤 일에 참여의 의미가 없다 판단될 때 언제든 그만 둘 수 있는 것, 그리고 그 결정을 존중하는 것, 아파도 이것이 민주주의라 생각합니다"고 덧붙였다.
노조 탈퇴 직후 배현진 앵커는 'MBC의 간판'으로 복귀했고, 아나운서에서 기자로 전직해 5년이 지난 지금까지 <뉴스데스크>를 진행 중이다. 당시 사측은 이러한 배 앵커의 복귀와 노조 비판을 철저하게 '여론전'에 이용한 바 있다. 물론 파업 중이던 동료들과 외부에선 비판이 쏟아졌다. 그리고 5년이 흘렀다. 그 사이 MBC의 '공범자들'은 배현진 앵커와 과거 노조에서 함께 했던 동료들을 철저하게 탄압했고, '유배' 보냈다. 수많은 그 동료들은 MBC를 떠났다.
5년 후인 지금, MBC는 그때도 틀리고 지금도 틀린 것으로 보인다. 배 앵커가 "가장 준엄한 대상"이라던 다수의 시청자들 역시 MBC를 떠나 보낸 지 오래다. 배현진 앵커에게 묻고 싶다. '준엄'하다던 시청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지, 5년 전의 결정이 떳떳했는지 말이다. 신동호 국장과 함께 '배신남매'로 불리는, 혹은 작금의 MBC 내에서 '배신의 아이콘'로 불리는 배현진 앵커는 지금 행복할까.
"신의 계시" 운운 2012년 노조 탈퇴했던 양승은, 최대현 아나운서
▲양승은-최대현 아나운서
MBC
'개인적인 종교문제' 혹은 '신의 계시'. 다시 2012년 5월을 복기할 필요가 있다. MBC 노동조합의 파업이 100여 일을 통과하던 그해 5월 7일, MBC 양승은 아나운서와 최대현 아나운서는 노동조합을 탈퇴하고 업무에 복귀했다. 당시 노조 관계자는 "탈퇴서는 7일 제출했으며, 두 기자 모두 '(복귀하라는) 종교적인 계시를 받았다'고 하더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양승은 아나운서는 1년여 간 주말 <뉴스데스크> 앵커 직을 맡았다. 그해 열린 런던올림픽 중계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시청률이 담보되는 <출발 비디오 여행>의 간판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오랫동안 양승은 아나운서는 '신의 계시'를 받은 방송인으로 회자된 바 있다. 최대현 아나운서는 좀 더 드라마틱하다.
"파업에 참여 중이던 최대현은 양승은 아나운서가 신의 계시 운운하며 파업 대열에서 이탈했을 때 역시 뭔가 석연찮은 이유를 대며 파업을 접고 올라갔다.""그 후 전혀 알지 못 했던 최대현의 진면목이 드러났다. 완장을 찬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과 함께 MBC 내 우익 애국세력의 선봉이 되었다."지난달 8일, 송일준 MBC PD 협회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한 글 중 일부다. 실제로 최대현 아나운서는 지난 2월 열린 태극기 집회 단상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고, 집회 후 집회 참석자와 '일베' 기자로 유명한 김세의 기자와 함께 찍은 사진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최대현 아나운서와 김세의 기자는 MBC 제3노조 공동위원장이다.
신의 계시든, 정치적 신념이든, 자신의 의사와 결정은 존중돼야 마땅하다. 하지만, 이들이 2012년 파업에 나선, 또 현재 파업에 동참 중인 동료들과 달리 정치적인 이유로, 또는 MBC 경영진의 입맛에 맞는 입장을 표명했다는 이유만으로 프로그램을 연이어 진행하고 승승장구하는 모습은 '준엄한' 시청자들 눈에 정당해 보일 리 만무하다. 결국 그들 역시 MBC를 망가뜨린 '공범자들' 중 하나일 뿐이요, 그들의 '간판'이었기 때문이다.
▲신동호 아나운서와 양승은 아나운서
MBC
과연 이들은 행복할까. 이들이 작금의 MBC라는 거대하지만 망가져버린 공영방송이라는 우산과 간판이 없어도 지금의 대접을 받을 수 있을까. '공영방송 정상화' 이후를 고민하는 이들이라면, '배신남매'를 비롯해 동료들을 저버리고 개인의 일신만을 쫓았던 이들을 달갑게 볼 리 없다.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부 하의 MBC 경영진은 물론 '간판'이었던 이들의 향후 행보를 주목하고 또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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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칼럼니스트 및 시나리오 작가, '서울 4.3 영화제' 총괄기획. 전 FLIM2.0, 오마이뉴스 취재기자, 기고 및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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