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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돌아이'라 말하는 최민수, 역대급 캐릭터로 변신

[현장] MBC 수목드라마 <죽어야 사는 남자> 제작발표회 "MBC 심폐소생 위한 드라마"

17.07.17 19:28최종업데이트17.07.17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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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수의 변신이 예사롭지 않다. 가히 '역대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니, '변신'이라기 보단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드디어 찾은 모양새다. 오는 19일 오후 10시 첫 방송하는 MBC 수목드라마 <죽어야 사는 남자>에서 최민수는 중동 보두안티아의 석유부호 '사이드 파드 알리 백작' 역을 맡아 기름기 좔좔 흐르는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 드라마에서 재벌이야 발에 치이는 흔해빠진 캐릭터지만, 일명 '만수르'라 불리는 중동 석유부호 캐릭터는 전례가 없었다. 최민수 외에도 강예원, 신성록, 이소연 등이 출연한다. 캐릭터 설정만으로도 독특한 기운을 마구 풍기는 <죽어야 사는 남자>의 제작발표회가 17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렸다.

누가 최민수를 감당할 것인가

<죽어야 사는 남자>에서 사이드 파드 알리 백작 역을 맡은 배우 최민수 ⓒ 이정민


최민수는 완전히 극중 인물에 젖어있었다. 골든마우스홀이 제작발표회 현장인지 드라마 촬영현장인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헷갈리게 할 정도였다. 그는 '사이드 파드 알리 백작'의 말투와 행동을 유지한 채 자신이 맡은 캐릭터와 현장 분위기 등을 설명했다. 특히 '최민수' 본인에 대한 설명이 인상 깊었다.

"방송가에 전해지는 말로, 가장 찍기 어려운 세 가지 대상이 있다고 해요. 첫 번째는 어린아이, 두 번째는 동물, 세 번째는 최민수. 감독님과 배우분들께 제가 질문하겠습니다. 최민수라는 돌아이와 함께 작품 하는 게 힘들지 않으셨습니까?" (최민수)

한 명 한 명 지목하며 묻는 그의 돌발질문에 고동선 PD가 먼저 (당황하지 않고) 입을 열었다.

"작품하기 전에 이 분(최민수)과 작품 하는 것이 쉽지 않을 거라는 말은 들었다. 하지만 난 그게 왜 힘든지 모르겠다. 작품과 캐릭터에 몰입하면서 나오는 것들이 과연 날 힘들게 할까 생각했는데, 역시나 해보니 어려움이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든든한 배우를 만난 것 같다. 지금도 제게 가끔 어려움이 없냐고 물어보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다른 배우들보다 쉽고 편하게 하고 있다고 답한다. (최민수가) 준비를 워낙 철저하게 하고 오시니까 촬영이 쉽고 금방 끝난다." (고동선 PD)

최민수는 이어서 옆에 앉은 후배 배우들과 한 명 한 명 눈맞춤하며 "최민수라는 돌아이와 작품 하는 게 힘들지 않으셨습니까?"라는 똑같은 질문을 던졌다. 이에 가장 가까이 앉은 강예원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아, 아, 아닙니다"라고 황급히 답했고, 그 옆에 앉은 신성록은 "저와 잘 맞는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또 그 옆에 앉은 이소연은 "저는 영광입니다 진짜"라고 답하며 고비(?)를 무사히 넘겼다. 후배들의 대답을 다 들은 최민수는 "돌아이라는 건 남들과 다르다는 말이고, 남들과 다르기 때문에 리스크를 안고 가지만 유니크하다는 말이기도 하다"는 정연한 멘트로 마무리하는 여유를 보였다.

B급 정서로 그려낼 인간미

MBC수목미니시리즈 <죽어야 사는 남자> 제작발표회. 배우 신성록, 최민수, 강예원. ⓒ 이정민


'용감한 이방인이 선물의 땅으로 의연히 들어가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늘의 계시를 받들고 예를 취하자 동쪽으로 간 그의 손에서 검은 물이 흐르기 시작했고 서쪽으로 간 그의 손에서 알라의 눈물이 흘렀다.'

드라마 소개글에서도 독특함은 도저히 감춰지지 않는다. 위의 글귀는 보두안티아 왕국에서 전해지는 백작의 전설이라고 한다. 중동의 보두안티아 왕국의 '사이드 파드 알리 백작'(최민수 분)은 전 재산이 한 줌의 먼지로 날아가기 전에 자신의 딸 '이지영'을 찾기 위해서 대한민국을 찾는다. 그리고 둘 중 하나는 자신의 딸일 이지영A(강예원 분)와 이지영B(이소연 분), 그리고 이지영A의 남편이면서 동시에 이지영B의 '썸남'인 강호림(신성록 분) 앞에 나타나 인생 한 방을 노리는 그에게 이렇게 말한다.

"반갑네, 내가 자네 장인일세."

<죽어야 사는 남자>의 고동선 PD ⓒ 이정민


고동선 PD는 이 드라마의 제작의도에 관해 "더운 여름을 시청자들과 시원하게 보내려고 준비했다"며 "그러나 가족과 인간에 대한 이야기는 진지하게 추구해나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민수가 연기하는 캐릭터가 한국으로 돌아와서 만나기를 원치 않았던 딸과 그 밖의 인물들을 만나면서 잊고 살았던 소중한 가치를 깨닫는 과정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공동체에 대해 최근 실망을 많이 해서 (공동체가) 무가치하다고 생각한 시간이 있었는데 그런 것들을 회복하게 해주는 측면에서 이 캐릭터가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고동선 PD는 페이소스가 배어나는 B급 정서를 잘 그려내는 연출자다. 지난 2007년 이하나-지현우 주연의 MBC드라마 <메리대구 공방전>도 그가 연출했는데, 이 드라마는 시청률을 떠나서 힘든 청춘에게 위로를 주었고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이번 드라마 <죽어야 사는 남자> 역시 예고편만으로도 B급 정서가 물씬 풍긴다. 이에 대해 고동선 PD는 "지금도 그렇고 <메리대구 공방전> 때도 그렇고 A급인지 B급인지 생각 못하고 만들었다"며 "제가 B급이라 B급으로 해석되는 것 같은데, 특별히 튀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기 보단 사람이나 상황에 대해 이런 식으로도 생각해봄직 아니한가, 이렇게 생각해보면 신나지 아니한가라는 관점에서 그리고 있다"고 답했다.

최민수도 드라마의 B급 정서에 대해 설명했다. "수산시장에서 입는 월남바지를 압구정에서 입으면 촌발 날리지만 아침시간의 수산시장에선 생명력을 갖는다"며 "B급이 촌스러울 수 있지만 생명력이 있다"고 말했다.

최민수는 고동선 PD에 대한 '무한 신뢰'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이 작품을 선택한 결정적 이유는 연출자에 대한 신뢰"라고 힘주어 말하며 "현장에서 장면을 그려내는 모습이 나를 감동시키는 사람"이라고 극찬하며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서 고동선 PD를 껴안아 당황시키기도 했다.

온통 독특한 캐릭터들

강호림 역의 신성록(왼쪽)과 이지영B 역의 이소연 ⓒ 이정민


이지영A 역의 강예원(왼쪽)과 최민수 ⓒ 이정민


최민수가 맡은 사이드 파드 알리 백작 캐릭터가 워낙 전례 없고 색깔이 강해 그에 대한 언급만 했지만 이지영A,B와 강호림 캐릭터도 독특한 건 마찬가지다.

신성록은 "제가 맡은 강호림은 평범한 은행원이자 이지영A의 한 살 연하 남편이고, 영부인의 관상을 타고 났지만 아직 안 풀리는 친구다. 인생역전이라는 허황된 꿈을 꾸고 있는 캐릭터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가 지금까지 악역을 많이 해서 무겁게만 봐주시는데 사실 전 되게 가벼운 사람"이라며 "이번 드라마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분 좋다"며 웃어보였다.

억척스러운 이지영A 역을 맡은 강예원은 "저는 결혼하지 않은 유일한 사람이라서 사실 이지영A를 초반에는 잘 이해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어떻게 억척스럽게 할까 하고 노력하기 보단 그냥 열심히 사는 이지영을 연기하려 했다. 저 스스로가 극중 이지영과 닮은 점이 많아서 설정을 일부러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도도한 커리우먼 이지영B 역할의 이소연은 "제가 연기하는 인물은 남의 시선 신경 쓰지 않고 자기 멋대로 살아가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 연기할 때 고민과 부담감이 많아서 살도 많이 빠졌다"며 "캐릭터를 잡을 때 많이 헤맸는데 감독님이 디테일한 부분을 잡아주셔서 지금은 재미있게 촬영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가장 독특한 최민수는 "<죽어야 사는 남자>는 MBC 심폐소생을 위한 드라마니까 많이 도와달라"는 매우 솔직한 멘트를 남기며 퇴장했다.

MBC수목미니시리즈 <죽어야 사는 남자> 제작발표회. (왼쪽부터) 배우 이소연, 신성록, 강예원, 최민수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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