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개인, 가족, 사회는 분리되어 있지 않고 하나의 시선으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비아신픽처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우리 가족을 돌아본다. 결혼하고 분가한 후로는 더 이상 가족이 아닌 듯 연락도 거의 하지 않지만, 문제는 한 지붕 아래 살았을 때조차 다를 바 없었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화목하지 않거나 문제가 있거나 했던 건 아니다. 그런 모습에서 유추하는 문제의식은 잘못된 것이다. 오히려 서로를 이해하는 척 위하는 척 가면을 쓰고 대하는 게 문제가 아닌가.
여하튼 이 영화는 흔히 말하는 개인과 가족과 사회의 유기적인 인과 관계에서 유추하는 문제를 향한 비판 형식을 취하는 여타 영화와는 다른 결을 보인다. 개인과 가족과 사회의 문제가 한눈에 보인다. 한쪽에서 촉발한 문제가 다른 문제로 번지거나 원인이 되거나 하는 게 아니라, 그 자체로 통합적인 문제다.
범구가 실업자가 된 건 이 사회의 가장 극심한 문제 중 하나이자 한 가족의 생계가 걸린 문제이자 개인적으로 삶의 방향을 잃어버린 극도의 불안과 스트레스 유발의 문제이다. 미영이 신용불량자임에도 아등바등 신용카드를 파는 것도, 한나가 어떻게 해서든 한국에서 알아주는 최상위권 대학에 진학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바라보고 생각할 수 있다. 어느 한 곳에서만 촉발한 문제도 아니고, 어느 한 곳에서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며, 어느 한 곳에서만 책임질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감독은 제목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연대가 필요하다고 본 것 같다. 그 시작을 가족으로 본 것 같은데, 아무래도 가장 가능성이 높고 그나마 상대적으로 쉽지 않을까 싶다. 한편, 이들 세 명은 각자 이런저런 이유로, 이런저런 방식으로,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과 연을 맺는다. 그런데 연을 이어가기가 너무 어렵고, 그들과 꼬인 실타래를 풀기가 너무 힘들다. 그들이 없어졌으면 하기도 하지만, 막상 없어지면 울부짖으며 찾기도 한다. 반대로 함께 하고 싶지만, 없어져 버리기도 한다.
다시 모여 다시 시작하자
▲극단적 비극으로 문제의식을 극단적으로 전달해 파급력을 실현시키려는 여타 독립영화와는 다른 희망적인 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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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내가 봐 왔던 독립영화의 결은 두 가지였다. 젊은 세대이 암울한 현실을 타파하고자 하는 모습을 코믹하게 그려내거나, 사회에 만연한 가해 불가역성을 피해자에게 투영하여 가해자가 될 수밖에 없게끔 만들어내는 사회를 묵직하고 날카롭고 아프게 그려내거나. 이 영화는 그런 면에서도 완연히 다른 결이다.
주인공들은 모두 누군가를 죽이고 싶어 한다. '저 사람만 없으면 내가 그 자리에 있을 텐데' 또는 자신이 자신의 자리에 있지 못하게 괴롭히는 저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심정이다. 내가 아는 독립영화의 결이라면, 어쩔 수 없이 '저 사람'을 죽여야 한다. 그러고는 속죄하고 도망가고 괴롭힘당하고 피폐해지고 결국 자신 또한 죽고 만다. 이 사회가 만든 거대한 덫이자 헤어나올 수 없는 늪이자 끝없이 되풀이되는 굴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기는커녕 빈손으로 다시 모인다.
그 아래에는 감독이 촘촘히 구성해 놓은 구조가 있다. 비록 아프고 힘들고 비참하지만, 세상 모든 사람이 겪을 만한 보편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컴팩트하게 시작한다. 그러곤 지뢰를 하나씩 심어놓는다. 더 큰 무엇을 겪게 될 것이라는 경고이자 복선이고, 하이라이트를 향한 전개 방식이다. 그러곤 각자 겪게 되는 극치의 경험과 한 데 뭉쳐 겪게 되는 최악의 경험을 동반한다. 이 지점에서 끝낼 것인가, 다시 시작할 것인가 하는 건 감독의 몫일 것이다. 영화는 후자를 선택했다. 일장일단이 있을 텐데, 영화의 구조적인 면에서는 올바른 선택이지만 영화의 파급력 면에선 조금 아쉬울 수 있다.
<컴, 투게더>는 영화를 보고 공감하고 깨닫고 행동으로 옮기고자 하는 욕망을 일깨웠다는 점에서 힘이 느껴졌다. 각본의 힘이자, 연출의 힘이자, 연기의 힘이기도 할 것이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역설적으로 이 사회의 힘이지 않을까, 싶다. 이런 시나리오를 생각하게 만든, 주인공들의 모습을 봐도 이상할 게 없다고 생각하게 만든 이 사회 말이다. 밝디밝은 영화를 봐도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볼 맛이 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날은 언제일까. 그런데도 그런 사회가 오고 있다는 걸 믿는다. 함께 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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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책에 관련된 어떤 거라도 환영해요^^ 영화는 더 환영하구요. singenv@naver.com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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