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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 'Happy'로 컴백한 우주소녀, 딜레마에 빠졌나

새 앨범 < Happy Moment >와 깊어지는 정체성 고민

17.06.10 16:31최종업데이트17.06.1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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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월초가 시작되며 가수들의 컴백 소식이 활발하게 들려오고 있다. 걸그룹 '우주소녀(WJSN)' 역시 이 대열에 합류했다. 데뷔 이후 첫 정규앨범인 < Happy Moment >로 미니앨범 이후 약 5개월만에 다시 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7일 오후 6시 타이틀곡 'Happy'를 포함한 전 수록곡이 음원 사이트와 포탈에 공개되었고, 온·오프라인 동시 쇼케이스가 진행되었다.

우주소녀의 첫 데뷔는 16년도 초, 미니앨범 < Would You Like? >와 함께였다. 다만 이 당시에는 그룹 자체도, 타이틀곡 '모모모'도 모두 대중의 관심을 받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연이어 반전의 계기가 마련되었다. '2017 아이돌 육상대회'를 비롯하여 추석 특집으로 편성된 여러 예능프로그램에서 멤버 성소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인지도를 대폭 끌어올린 것이다. '프로듀스 101'에서 활약하며 최종 11위에도 이름을 올렸던 유연정이 새로운 멤버로 보강된 일도 호재였다.

노래 측면에서도 '모모모' 이후로 발매한 '비밀이야(Secret)', '너에게 닿기를(I Wish)' 등으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는 데 성공하였다. 특히 연말에 선보인 '너에게 닿기를'로는 음원차트에서 처음 1위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여러 지상파, 케이블 가요프로그램에서 높은 순위 안에 드는 데에도 성공했다. 그렇게 불안했던 출발과 달리 우주소녀는 아이돌로써 무난한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었다.

6월 7일 신보 로 컴백한 우주소녀 ⓒ 우주소녀 공식 인스타그램


신곡 'Happy'의 부진? 인기작곡가 활용의 실패 

그렇기에 이번 컴백은 일종의 분기점이었다. 좋은 활동을 이끌어간다면 상승세를 확실히 궤도 위에 올려놓을 수 있었다. 팬덤과 대중성의 확장, 그리고 '굳히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되었다. 스타쉽 엔터테이먼트의 대표 가수인 씨스타가 해체를 결정한 상황에서, 가수의 팬덤뿐 아니라 소속사에도 이번 활동의 성공은 매우 절실한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앨범도 10개 트랙을 수록하며 정규앨범으로 구성한 데에 이어, 타이틀곡은 트와이스 돌풍을 불러일으킨 블랙아이드필승의 곡을 받아왔다. 이들은 'OOH-AHH하게' 'Cheer Up' 'TT' 3연속 히트에 성공하며 걸그룹 히트메이커로 자리했을 뿐 아니라 이전에도 비스트, 씨스타, 미스에이 등과 협업하며 꾸준히 호성적을 이어온 작곡팀이다. 그런만큼 블랙아이드필승의 곡이 타이틀로 확정되었다는 소식에 우주소녀의 팬덤측 역시 환호하며 높은 기대감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정작 공개 직후의 성적은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말았다. 최대 음원 사이트인 멜론의 음원차트에서 진입순위 54위를 기록하였고, 이후 꾸준히 하락하기 시작해 80위권 전후를 맴돌았다. 그리고 공개 다음날 추가 하락에 이어 대형 가수 지드래곤의 컴백을 계기로 Top 100 차트에서 이탈하고 만다. 대중의 선택을 전혀 받지 못한 것이다. 8일자 엠카운트다운을 통한 데뷔무대 공개 이후로도 순위의 유의미한 반등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팬덤과 대중들의 반응 역시 대개 부정적이다.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들과 음원차트 리뷰창에서는 곡 자체가 지나치게 산만하고 우주소녀의 기존 콘셉트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성토가 잇따랐다. 이전 곡들의 활동을 통해 형성한 우주소녀 고유의 스타일과 세계관이 있는데, 'Happy'는 이 모든 것들과 아무런 접점도 없는 곡이라는 것이다.

블랙아이드필승 작곡의 'Happy'를 타이틀로 내세운 우주소녀 ⓒ 스타쉽 Ent.


이를 두고 기존의 블랙아이드필승식 히트곡 문법을 그대로 따라하려 하다 실패하고 만 것이라는 의견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 트와이스는 신곡 발표시마다 티저와 곡, 그리고 뮤직비디오에서 아홉명의 멤버 개개인에 각기 다른 스타일, 매력에 초점을 두는 디렉팅을 이어왔다. 개성있는 외국인 멤버가 다수 포진해 있고 데뷔 이전부터 서바이벌 프로그램(Mnet의 '식스틴') 출연을 통한 개개인의 팬덤 형성이 상당수 이루어진 상황에서 이 전략은 크게 성공한다. 언론에서는 트와이스에게 '컬러팝(Color Pop)'이라는 장르명을 새롭게 붙여주었다.

하지만 우주소녀는 그런 디렉팅 방향으로 활동해온 팀이 아니었다. 또한 소수의 코어팬층을 제외한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멤버 각자의 인지도는 너무나 미약하다. 그러다보니 갑작스런 컬러팝으로의 방향 전환은 제대로 먹혀들지 못하고 있다. 곡 자체도 이런 문제를 커버해줄 만큼 크게 두드러지는 특이점이나 강점을 보여주지 않는다. 결국 소속사가 던진 승부수는 악수로 작용하고 말았다.

 '대형 프로젝트 걸그룹'으로의 목표… 고유의 색채가 중요

우주소녀는 무려 13인으로 구성된 걸그룹이다. 스타쉽 엔터테이먼트만의 그룹도 아니다. 중국의 주요 기획사 중 하나인 위에화 엔터테이먼트와의 협작을 통해 만들어진 존재이다. 그렇기에 상당한 금액의 투자금이 위에화에서 스타쉽 측으로 수혈되었고 위에화 소속의 에이스 연습생들이 우주소녀의 데뷔조로 합류했다. 성소를 비롯해 선의, 미기 등 활동 중인 세 명의 멤버들이 바로 이들이다.

시작부터 한·중 시장을 모두 목표로 하고 있었던만큼 두 기획사의 푸쉬는 꾸준히 이어졌다. 앨범도 짧은 주기로 발매되고 있을 뿐 아니라 국내외에서 다양한 스케줄도 잡히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된 그룹의 성장세는 나타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이로인한 조급증이 너무 가볍게 정체성을 바꾸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점이다. 데뷔곡의 실패 이후 우주소녀는 멤버 구성의 측면에서도 콘셉트의 측면에서도 한 차례 상당한 변화를 가미했다. 그 이후 채 1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원하는 만큼의 확실한 성과가 나오지 않자 결국 이번에 또 변화가 주어졌다. 하지만 미흡한 완성도는 되려 더 낮아진 성적을 기록하고 말았다.

아직 우주소녀는 데뷔한 지 채 1년 반 정도의 시간밖에 흐르지 않았다. 너무 유행만 쫓다 팀 정체성을 상실하기보다는, 확고한 우주소녀만의 색채가 무엇인지를 대중들에게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 트와이스, 레드벨벳, 블랙핑크, 여자친구 등 현 세대 성공한 걸그룹들은 모두 자신들만의 고유한 이미지가 있다. 우주소녀가 이번 휘청거림을 극복하고 데뷔 목표로 삼았던 두 개의 나라에서의 성공을 모두 쟁취해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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