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와 '자유'를 운운하는 그녀의 횡령범죄, 진짜 문제는 그리고 영화가 진짜 말하고자 하는 건 나라를 그 꼴로 만든 이들의 무능력과 무감각과 무탈함일 것이다.
영화사 오원
시대의 소시민이라 할 수 있는 평범한 가정주부 출신의 리카가 벌인 희대의 범죄 행각은, 그 평범함이 주는 무감각만큼 불쾌하고 불안하고 무섭기까지 하다. 횡령은 그 누구라도 실행 가능한 범죄이며, 그 누구라도 생각할 수 있는 범죄다. 무엇보다 한번 시작하면 헤어나오기 힘들다. 부자의 돈이라며 자기합리화하고, 다시 채워 넣으면 된다고 자기최면을 건다.
더 큰 문제이자 더 불쾌하고 불안하고 무섭게 다가오는 건, 나라를 이끄는 이들의 무감각이다. 횡령을 비롯한 그들의 범죄는 전 국민 누구나 알게 되어 공론화되지만, 전 국민 누구도 그 자세한 사항과 비하인드 스토리와 이후의 일들을 알지 못한다. 회자하고 비난받고 역사에 그 이름이 남을지 모르지만, 정작 그들 자신의 삶은 이전과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소시민의 평범한 범죄가 주는 소름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진정한 범죄가 아닌가.
일본의 버블붕괴, 한국의 IMF 사태, 미국의 금융위기와 같은 초국가적 경제 위기는 모두 나라를 이끄는 이들의 비상식적이고 의도된 무감각에서 비롯되었다. 거기에 비하면 리카의 '자유'와 '가짜' 운운하는 횡령 범죄는 비록 그 평범함 때문에 더 깊숙이 와 닿아 더 치를 떨고 지켜보게 되지만, 그런데도 차라리 귀엽다고 하겠다. 한편, 리카가 말하는 자유와 가짜가 나라를 위기에 빠뜨린 이들에게 던지는 말이니만큼 아이러니하다 하겠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계속 생각했다. 범죄를 저지르는 건 한순간이기에 '나라면 이렇게 했을 것이다'라는 건 통용되지 않을 것이다. 그 이후에 해당한다. 돈을 채워놓지 않는 한 반드시 들통나게 되어 있다. 그렇지만 채워놓을 마음도 없고 능력도 없으니, 결국 들통 난 이후에 해당할 것이다. 죗값을 받을까? 도망갈까? 여기에서의 선택은 더욱 개인적이고 예술적인 영역인바, 도망을 택하겠다. 리카는 어떻게 했을까? 당신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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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책에 관련된 어떤 거라도 환영해요^^ 영화는 더 환영하구요. singenv@naver.com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