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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사냥' 휘태커, 미들급 세대교체 선두주자

[UFC] UFC On Fox 24에서 소우자 KO로 제압, 존슨은 10차 방어 성공

17.04.16 14:45최종업데이트17.04.16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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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생의 젊은 파이터가 굶주린 악어를 사냥하는데 성공했다.

호주 출신의 미들급 파이터 로버트 휘태커는 1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캔자스시티 스프린트 센터에서 열린 UFC On Fox 24 대회에서 미들급 랭킹 3위 호나우도 '자카레' 소우자를 2라운드 3분28초 만에 KO로 제압했다. 이로써 휘태커는 2014년 11월 웰터급에서 미들급으로 체급을 올린 후 4번의 KO를 포함해 파죽의 6연승 행진을 달리게 됐다.

UFC 미들급은 챔피언 마이클 비스핑(1979년생)을 비롯해 요엘 로메로(1977년생), 루크 락홀드(1984년생), 게가드 무사시(1985년생) 등 30대 이상의 베테랑 파이터들이 상위랭킹을 차지하고 있다. 이렇듯 본의 아니게 고령화되고 있는 미들급 전선에서 1990년생 젊은 파이터 휘태커의 약진은 미들급 전선에 신선한 변화를 가져다 줄 것으로 전망된다.

 소우자를 제압한 휘태커는 미들급 타이틀 전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다.

소우자를 제압한 휘태커는 미들급 타이틀 전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다. ⓒ UFC.com



그저 그런 웰터급 파이터, 미들급 전향 후 연전 연승

어린 시절부터 복싱, 합기도, 가라데, 주짓수 등 다양한 격투 종목을 수련한 휘태커는 만 20세가 되던 2009년 호주의 작은 단체를 통해 종합격투기에 데뷔했다. 격투기 데뷔 후 파죽의 7연승 행진을 달리던 휘테커는 2011년10월 마카오에서 생애 첫 패배를 당했는데 휘테커에게 첫 패를 안긴 파이터가 바로 한국의 김훈이다.

휘태커는 지난 2012년 호주에서 열린 TUF 호주 vs. 영국 시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본격적으로 UFC 파이터로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웰터급에서 휘태커의 입지는 그리 탄탄하지 못했다. 휘태커는 UFC 데뷔 후 웰터급에서 5경기를 치르며 3승2패라는 평범한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2014년 2월 UFC170에서는 스테판 톰슨에게 1라운드 KO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웰터급에서는 본인의 빠르고 기술적인 타격 센스가 통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휘태커는 2014년11월 미들급 전향을 결심했다. 그리고 미들급 전향 후 첫 경기에서 클린트 헤스터에게 2라운드 KO승을 따냈고 2015년 5월에는 브래드 타바레스마저 44초 만에 KO로 제압했다.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올라온 미들급이 다행히 휘태커에겐 잘 맞았던 셈이다.

휘태커는 2015년11월 UFC 193에서 유라이아 홀을 맞아 정면 타격전을 펼쳐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뒀고 작년 4월에는 하파엘 나탈마저 꺾으며 미들급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이에 UFC에서는 최근 4연속 1라운드 KO승으로 엄청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데릭 브런슨을 휘태커의 다음 상대로 결정했다. UFC 미들급의 진정한 차세대 기수를 가리는 한판 승부였다.

브런슨은 196cm에 달하는 긴 리치와 강력한 타격 실력을 자랑하는 강자로 특히 초반 러시가 상당히 강한 선수다. 하지만 휘태커는 1라운드에 유독 강한 브런슨을 상대로 타격 맞불을 놓았고 1라운드 4분 7초 만에 헤드킥에 이은 펀치로 브런슨을 제압했다. 미들급 전향 후 5연승 행진을 달린 휘태커의 미들급 공식 랭킹은 6위까지 뛰어 올랐다.

'주짓수 마스터' 소우자 상대로 타격에서 압도하며 KO승

휘태커의 2017년 첫 상대는 옥타곤 최강의 주짓수 실력을 자랑하는 자카레 소우자였다. 전 스트라이크포스 미들급 챔피언 출신의 소우자는 지난 2013년 UFC 입성 후 7승1패를 올린 강자로 로메로에게 당한 유일한 1패도 판정 논란이 있었을 정도로 선전한 경기였다. 지금까지 타이틀 도전권을 받지 못한 게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

휘태커에게 소우자는 파이터 인생에서 만난 가장 강한 상대이자 일생일대의 기회였다. 소우자를 잡으면 단숨에 미들급 타이틀 전선으로 뛰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어설프게 그라운드 싸움을 하다가는 단숨에 소우자의 늪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휘태커 입장에서는 원거리에서 타격전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하지만 휘태커는 자신의 파이팅 스타일을 고수하겠다며 근거리 타격 맞불을 예고했다.

그리고 휘태커는 실제로도 자신이 예고한대로 소우자에게 정면 승부를 걸어왔다. 1라운드에서 소우자의 테이크 다운 시도를 슬기롭게 방어해낸 휘태커는 2라운드에서 타격의 우위를 앞세워 소우자를 침몰시켰다. 특히 하이킥과 오른손 훅, 파운딩으로 이어지는 연속 공격으로 '주짓수 마스터' 소우자를 서서히 무너뜨렸다. 결국 휘태커는 2라운드 3분28초 만에 경기를 마무리 짓고 미들급 6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휘태커는 오랜 기간 미들급 상위권의 터줏대감으로 군림하던 소우자를 완벽하게 제압함으로써 상위권 진입 가능성을 높혔다. 만 38세의 챔피언 비스핑은 만35세의 조르주 생 피에르와 타이틀전을 준비하는 등 미들급은 고령화가 심해 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만26세의 패기 넘치는 신흥 강자 휘태커의 약진은 UFC와 격투팬들에게도 매우 반가운 일이다.

한편 이 대회의 메인이벤트로 열린 플라이급 타이틀전에서는 챔피언 드미트리우스 존슨이 도전자 윌슨 헤이스를 3라운드 서브미션(암바)으로 가볍게 제압했다. 존슨은 마치 비디오 게임을 하듯 여유 있게 도전자의 공세를 막아내며 차원이 다른 기량을 선보였다. 이로써 존슨은 앤더슨 실바가 가지고 있는 역대 UFC 타이틀 최다 방어 타이 기록(10회)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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