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링 스노우>의 한장면
(주)디씨드
소련에 남은 사샤의 친구 미샤(안소니 헤드), 아버지를 잃은 마리나 등 주변 인물들의 에피소드는 영화를 단순한 스파이 로맨스물 이상의 영역으로 끌어올린다. 공산주의 체제 속에서 피어난 사랑이 변절을 낳고, 이것이 또 다른 피해자를 발생시키는 악순환은 '국가'와 '안보'라는 이름의 폭력성을 효과적으로 상기시킨다. 여기에 사샤와 로렌, 마리나의 삼자대면 이후 밝혀지는 진실은 카티야를 향한 사샤 개인의 기억을 '남은 이들'의 치유와 용서로 치환하기에 이른다.
과거와 현재 두 줄기로 흐르는 플롯이 재차 연인, 친구, 동료, 가족 관계로 지나치게 파편화된 점은 못내 아쉬운 지점이다. 과거의 사샤-카티야-미샤, 현재의 로렌-마리나 다섯 인물의 심리가 서사에 매몰돼 좀처럼 깊이있게 드러나지 않는 것도 그래서다. 한두 명의 주인공에 집중하는 대신 폭넓게 분배된 캐릭터 설정은 100분이 채 되지 않는 러닝타임 속에서 일견 산만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들이 꿈꾸었던 삶을 대신해 충실히 살아갈 것"이라는 메시지만큼은 유의미하다. 앞서 언급한 <얼라이드>와 나란하게 <폴링 스노우>가 남기는 숙제는 거기에 있다. 오는 2월 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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