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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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짐작(을 넘어 확신)하고 있었겠지만, 이 이상한 뉴스의 정체는 바로 JTBC <뉴스룸>이다. '예고'에 'OST'까지, 이쯤이면 '힌트'를 찾아야 한다. 그렇다. <뉴스룸>은 드라마의 형식을 취한다. 더욱 놀라운 건, '형식'뿐만 아니라 내용의 '구성'에 있어서도 드라마의 그것을 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특성은 최순실씨의 PC와 관련된 특종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더욱 뚜렷히 나타났다. <뉴스룸>은 청와대와 정면으로 맞붙게 될 뿐만 아니라 나라를 뿌리째 뒤흔들 수 있는 엄청난 '소스'를 확보하고서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하나의 로드맵(road map)이 완성된 후에는 '스텝 바이 스텝' 단계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모든 카드를 한꺼번에 꺼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카드를 보여준 후 상대방의 반응을 살폈다. 가령, 첫 날은 '연설문'까지만 터뜨려 놓고 청와대와 대통령이 '거기'까지만 사과하고 덮으려 하자, 다음 날에는 그 이상의 폭탄을 던져 상대방의 대응을 아예 무력화하는 식이다. 가장 약한 무기를 먼저 보여주고, 상대방을 낚는 지능적이고 고도화된 전술이었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 청와대를 상대하려면 이 정도는 돼야 하지 않겠는가.
청와대의 대응 전략을 살펴보고, 그에 맞게 상황에 맞는 뉴스를 공개하는 <뉴스룸>의 보도 방식은 시청자들의 반응을 살피고, 피드백을 통해 내용을 보강, 수정하는 드라마의 성질과 닮아 있다. 물론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관계를 비롯해 고영태, 차은택 등 주변 인물들의 충격적인 스토리, 박 대통령이 차움병원에서 '길라임'이라는 가명을 사용했다는 내용 등 막장 드라마를 우습게 만드는 쇼킹한 뉴스는 그 자체로 재미(?)있지만, '기승전결'이라는 이야기의 전개 방식을 뉴스에 적용한 <뉴스룸>의 파격적 선택이 이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