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무현, 두 도시 이야기>를 위해 '걱정말아요, 그대'를 다시 부른 전인권.
장철영
- 아무리 감독이 조카라고 하지만, 그래도 민감할 수 있는 영화에 직접 참여를 하셨어요. "뭐, (감독이) 해달라고 해서...(웃음). 또 (음악감독) 동희가 (음악) 프로듀서를 했잖아요. 좋게 잘 만들었더라고요, 영화를. 도와준다는 마음도 있었고, 또 본인들이 잘 하니까. 참여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영화 자체가 좋은 취지고, 그래서... 노래한 거죠. 어울렸으면 다행이죠..."
- 엔딩 크레딧과 국민장 장면에서 흐르는 '걱정 말아요, 그대'를 다시 부르셨습니다. 직접 보실 때도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은데요. "'노무현이 좀 더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았겠다' 는 생각은 있어요. 아쉽다고 할까, 우리는 항상 강한 사람을 기다리잖아요. 커다랗고 강한 사람. 그도 사람이니까 여린 면이 있었던 거겠죠. 좀 더 강했으면 살아냈을 텐데, 그렇게 당하지 않았을 텐데. 그렇게 했으면 감동을 더 주지 않았을까"
- 개인적으로 기억 속에 남아있는 노무현은 어떤 이미지인가요?"제가 노사모 팬클럽도 가입하고, 참여도 했었어요. 노무현에 대해서 아는 게 많다고 생각하는 축이고. 왜, 그 (5공 관련) 청문회 때 명패 던진 거부터 보면 순수한 사람이죠. 그 후에 비치는 면을 보자면, 인간적인 오버도 했지만 아, 이 사람은 이런 멋있는 사람이구나.그랬죠. 김대중 대통령 이후 노무현이 확 될 줄 몰랐고, 제가 봉하마을도 세 번을 갔어요. 힘들 때도 왠지 가고 싶더라고요. 팬클럽 친구들하고도 가고, 내가 먼저 가자고 하기도 하고. 또, 또 가자…."
- 같은 시대를 산 사람이라 더 그런 느낌이 더 들으셨을 것 같아요. "노무현이나 저나, 독재시대를 고스란히 산 사람이고... 노무현씨가 2, 3년 위 연배인데, 그런 시대를 살았으니까요. 그렇게 강했던 군부독재 사람들보다 더 강한 사람이 나타나기를. 바라는 그런 마음이 저한테도 있었나 봐요. 아마도 누구나 있었을 거예요.
추모공연 무대에 올랐죠. 두 번이나 가서 했고. 그러면서 느낀 게 많았어요. 한 번은 (저한테 주어진 시간인) 20분을 해야 하는데 진행자인 권해효가 미치겠다고, 45분이 지나도 제가 안 내려오더래요(일동 웃음). 제가 나이도 있고, 선배니까 어떻게 할 순 없고….
(웃음 후 정색 하며) 그런데 어떻게 이런 사람을 검찰이나 이런데서 치욕적이게 죽일 수가 있나. 무대 위에서는 그런 얘기를 할 순 없었어요. 그래서, 이랬죠. '여러분들, 우리가 수 천명 모였는데, XX 이게 문제가 됩니까? 같이 합시다, 하나 둘 씨X! 이건 실화예요.(일동 웃음)."
- 그런 마음을 가지고 영화에 참여하셨으면, 완성된 작품을 봤을 때도 느낌이 남달랐을 거 같은데요. "큰형님이 영화를 하셔서, 드라마도 하시고. 그 인생을 너무 많이 봐서 잘 알아요. 평소에 (전인환 감독에게) 다큐보다 드라마를 해야지라고 말했어요. 조카라고 생각하니까 그런 마음이 있었어요. 사실. 그런데 정말 잘 만들었더라고요, 섬세하고.
특히 (16대 총선 낙선 직후 장면에서) 다른 사람들은 다 우는데 노무현 혼자서 힘을 낼 때, 그런 걸 잡아낸 거는 정말 아주 멋있더라고요. 역시 그런 건 감독이 연출적인 면으로 찾아내는 거니까. 맨 마지막에 노무현이 정말 멋있었어요.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친일파도 그렇고 조선왕조 600년 역사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얘기를 할 때 (살아 있는) 노무현이 나오진 않았지만, 그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최고였죠. 또 마지막에 봉하마을을 공중 카메라로 잡는 장면도 좋았고."
- 아무래도 노래를 하시는 아티스트라 목소리에 더 집중이 되셨나 봐요. "이 영화의 엔딩 타이틀이 특별하잖아요. (크라우드 펀딩 관련해서) 자기 이름이 뜨니까 끝까지 자기 이름 찾느라고 남겠지만 그때 노래가 나가는데…. 그 전에 쩌렁쩌렁 노무현 목소리를 듣게 되는 거죠. 노래를 들은 후에 마치 한 대 맞는 거처럼. 영화에 두 개의 훅이 있는 거죠. 그래서 박수가 두 번 나오더라고요. 저는 노무현이 다 이겨냈으면…, 살아 있었고 그랬으면 정말 좋았을 텐데 그런 게 있었죠. 나빴다가 아니라, 다 이겨버렸으면, 그런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 지금과 같은 시국이라 더 감정이 차오를 거 같습니다. "(범죄자들을) 동정을 한다거나, 지면 안 돼요. 음악, 미술, 문화, 예술 분야 다…. 음악 쪽 종사자들은 알잖아요? 우리가 얼마나 뒤져 있는지. 창의력? 발전? 문화체육부? 한 달에 평균 팔십 만원으로 창의력 발휘한다는 건, 너무 웃긴 얘기고.
정권이 이 상태로 간다면? 여기서 꼼수에 넘어가거나 하면 안 될 거 같고요. 저는 54년생이기 때문에 박정희 대통령 삼선개헌 때, 김형욱이 언론장악하고 난리를 부려서 성사 된 것도 봤거든요. 그때도 국민들은 투표를 했단 말이죠. 그런 시대가 다시 온다거나 그러면 보통 문제가 아니죠. 최순실이니 다 드러났는데 여기서 물러서면 안 되죠."
나쁜 생각을 버릴 줄 아는 용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