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여성 걷기’ 단편영화제 입장권을 받는 관객들
김소영
물론 이 감독이 주짓수를 바라보는 시선은 아버지와 다르다. 그에게 주짓수는 "약자가 강자를 이길 수 있는 운동"이다. 주짓수 시합에서는 신체적 열세에 있는 여성이라도 기술을 연마한다면 얼마든지 남성을 넘어선다. 국내 여성 주짓수 선수 중 유일하게 블랙벨트를 받은 이희진 관장이 영화에 출연해 꿈같은 현실을 스크린으로 옮겨 놓는다. 이 관장은 자신을 처음 본 남자 관원들이 시험해보려고 도전하지만 이내 자신의 기술에 제압당한다고 들려준다.
주짓수 도장들은 여성에게 주짓수를 다이어트에 좋다고 홍보하는데만 열을 올린다. 이 감독은 이 지점에 비판의 메스를 들이댄다. 주짓수를 배우면 여성이 '강해진다'고 왜 말하지 않는 걸까? 영화 기획의도에서 밝힌 대로 "싸우는 걸 평생 피할 수 없는데" 말이다. 현실은 이상만큼 다정하고 친절하지 않다. 여성은 언제든 남성의 물리적인 힘에 맞서야 하는 상황과 부닥친다. 이윤영 감독은 "싸우긴 싸우되, 잘 싸우려"고 남녀의 신체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주짓수 기술 연마에 오늘도 땀을 흘린다.
'페미니스트, 관점이 좋은 사람, 열정과 용기를 가진 사람'지난 25일 종로3가 서울극장에서 열린 서울여성가족재단 주최 "서울 여성 걷기(Seoul Women's Walk)" 여성영화제는 <육체미소동>, <여자답게 싸워라> 외에도 흥미로운 시선으로 여성을 다룬 영화들을 선보였다.
△브래지어에 대한 여성들의 다양한 시각을 말해주는 <춤춰브라> △범죄의 대상이 될까 두려워 창문을 항상 닫아두는 1인 가구 여성의 불편함을 그린 <환기> △엄마와의 저녁식사에서 커밍아웃 하려다 어려움에 부딪힌 20대 여성 얘기 <최후의 만찬> △성폭력 위기에서 벗어난 태권도 유단자 여성이 오히려 범죄자가 되는 <터질 줄 몰랐어요> △페미디아 운영자 '진달래' 씨의 고민을 다룬 <실패한 페미니스트> 등 9편이다.
9명의 2030 청년여성 감독들은 우리사회에서 여성이 받는 억압을 포착해 카메라에 담았다. 이 영화들을 어떻게 관람할까? 9개 작품은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운영하는 성평등도서관 '여기'에서 관객을 기다린다. 2명 이상의 시민이라면 언제든 성평등도서관 '여기' 홈페이지(www.genderlibrary.or.kr) 에서 신청 가능하다. 지방에서 관람을 원한다면 서울시여성가족재단 공동체팀(02-810-5190, 이보미)에 문의하면 기회를 얻는다. 깊어가는 가을. 여성이 보면 흥미롭고 남성이 보면 새로운 깨우침을 얻는 색다른 영화 관람 기회가 찾아왔다.
▲사회자 손희정 영화평론가와 감독들
김소영
▲메갈리아 티셔츠를 입고 교회를 얘기하는 남성
<교회언니들> 갈무리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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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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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미소동><춤춰브라><터질줄...>... 여성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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