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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시작이었던 '단순한 진심'을 되새기다

[제10회 여성인권영화제] '단순한 진심' 16일 폐막

16.10.16 17:09최종업데이트16.10.16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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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10회를 맞는 여성인권영화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여성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고, 피해당사자의 생존과 치유를 지지하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달려왔습니다.

올해의 주제는 '단순한 진심'이었습니다. 여성에 대한 폭력이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여성인권이 침해되는 현실은 분명히 변화가 가능하다는 믿음과 진심. 이 진심을 담아, 마흔여섯 편의 상영작을 선보였습니다. 10월 10일부터 16일까지,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관객 여러분을 만나 뜻깊은 시간을 나눴습니다. [편집자말]
2016년 10월 10일(월)부터 16일(일)까지 7일간 열린 제10회 여성인권영화제 '단순한 진심'이 16일 막을 내렸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13개국 26편의 해외작과 20편의 출품공모전 당선 국내작까지 총 46편의 영화를 선보였다. 특히 해외작 26편 중 한 작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된 영화였다. 출품공모 당선작 20편은 10회 여성인권영화제에 걸맞게 여성인권에 대한 높은 문제의식과 영화적 완성도를 보인 작품들이었다.

현재 페미니즘의 지형 보여주는 영화들 상영

제10회 여성인권영화제 개막식 ⓒ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은 영화를 더욱 풍부하게 관람할 수 있는 다섯 가지 섹션으로 구성된다. 제10회 여성인권영화제의 다섯 섹션 중 세 가지 고정 섹션은 여성에 대한 폭력과 그에 대한 인식의 괴리,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문화적 구조와 현실을 탐구하는 <여전히 아무도 모른다>, 자신의 삶 자체로 권위와 역사, 사회, 통념에 맞서 싸운 용감한 여성들을 만나볼 수 있는 <일상과 투쟁의 나날들>, 연대와 소통을 통해 치유하고 성장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그대 마음과 만나 피움>이었다.

그해의 시선을 담은 <피움 줌 인>과 <피움 줌 아웃> 섹션에서는 현재 페미니즘의 지형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들과 여성인권영화제 프로그램팀의 꾸준한 취향을 대표하는 작품을 선보였다. 또, 상영작 종료 후 관련 분야 전문가와 상영작에 대해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토크쇼 피움톡톡과 감독과의 대화도 예년보다 훨씬 풍성하게 진행되었다.

개막작 <테레즈의 삶>(The Lives of Thérèse')은 프랑스의 페미니스트 테레즈 클레르크가 삶의 막바지에 다다라 자신의 인생과 투쟁, 사랑을 솔직하고 담대하게 돌아보는 다큐멘터리였다. 테레즈 클레르크의 현재와 과거를 교차해 보여주며 한 '페미니스트의 진심'에 화답하는 뭉클한 조사(弔詞)를 완성하는 이 영화는 여성인권영화제가 10회에 걸쳐 전하고자 한 '단순한 진심'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상영작 중 가장 인기를 끌었던 다큐멘터리 <임브레이스>(Embrace)는 감독 타린 브럼핏이 9주에 걸쳐 전 세계를 여행하며 실제 몸매와 상관없이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몸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에 관해 나눈 대화를 담았다. 영화 상영 후 이어진 피움톡톡 출연자 김홍미리 여성주의 연구활동가는 "문제는 몸 그 자체가 아니라 몸을 둘러싼 왜곡된 구조"임을 지적하며 "문제는 개인의 자존감이 아니라 타인을 만나는 방식을 새롭게 하고, 그를 위해선 인위적이고 고의적이며 계획적인 노력"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어떤 인간관계에서도 폭력은 허용돼선 안 된다

제10회 여성인권영화제 '단순한 진심' ⓒ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영화제의 다섯 가지 주제는 '주제가 있는 영화제', '소통하는 영화제', '즐기는 영화제', '행동하는 영화제', '함께 만드는 영화제'이다. 관객과 스태프가 같이 만드는 풍성한 영화제를 지향하고자 한 다섯 주제에 걸맞게 여성인권영화제 상영관은 곳곳은 다양한 부대 행사로 북적였다.

커다란 벽에 한 송이씩 장미를 꽂아 여성인권영화제를 향한 모두의 진심을 담은 <진심을 꽃피우다>, 여성인권영화제 상영작과 명대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46가지 진심을 만나다>, 지난 여성인권영화제 현장 사진과 포스터가 전시된 <10년의 진심>,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 횡행하는 이 사회에 내가 요구하는 메시지를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2016년, 나의 페미니즘>, 성차별 사회에 대한 메시지를 남겨 벽에 전시할 수 있는 <진심으로 잇는 연대>, 스토킹 범죄 처벌법 서명에 직접 참여하는 <행동하는 피움> 부대행사가 마련되었다. 특히 올해 영화제에서는 낙태죄 폐지 및 여성의 임신출산결정권 보장을 위한 목소리를 담아 사진을 남기는 '검은 시위'에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부대 행사가 마련되었다.

올해는 여성인권영화제 10회를 기념하는 포럼 '당신이 보는 여성은 누구인가: 스크린, 브라운관, 프레스 속의 여성 재현, 이대로 좋은가'를 지난 4일(화) KT&G 상상마당에서 진행하기도 했다. 한국사회의 미디어가 여성 폭력 문제를 다루는 방식과 대안으로서의 여성인권영화제의 의미, 그리고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해보는 자리였다.

여성인권영화제가 10회에 걸쳐 전하고자 한 것은 '어떠한 인간관계에서도 폭력은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단순한 진심과 현실을 바꿔나가고자 하는 모든 이의 진심이 활짝 피어나길 바라는 소망이었다. 여성에 대한 폭력은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여성인권이 침해되는 현실은 분명히 변화 할 수 있다는 믿음과 진심이 7일에 걸친 여성인권영화제를 통해 널리 퍼져나갔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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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의전화는 폭력 없는 세상, 성평등한 사회를 위해 1983년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이주여성문제 등 여성에 대한 모든 폭력으로부터 여성인권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활동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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